4대째 113년 역사와 전통 잇는 떡갈비 본가 ‘담양 신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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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113년 역사와 전통 잇는 떡갈비 본가 ‘담양 신식당’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2.10.0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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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다, 100년 가업을 잇는 사람들 〈9〉
한우 암소 갈비만을 고집해 떡갈비를 만들며 4대째 가업(家業)을 잇고 있는 전남 담양의 ‘신식당’.

떡갈비, 갈비 모양이 마치 떡처럼 보인다고 해서 불리게 되면서 유래
전남 담양 신식당, 1909년부터 113년 전통의 맛 이어온 ‘떡갈비 본가’
창업자 고 남광주 할머니, 고을 수령 부탁으로 음식 만들어 손맛 소문
2대 신금례 할머니 성을 따 ‘신식당’ 3대 이화자·4대 한미희 며느리로

 

우리가 흔히 말하기를 전라도를 맛의 고장이라고 한다. 맛의 고장 전라도에서도 대를 이어 오는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는 맛집은 그리 흔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라도 중에서 전남 담양은 대나무의 고장으로도 알려졌고 떡갈비의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떡갈비는 전남 담양과 광주 송정이 대표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 송정은 ‘송정동 떡갈비 골목’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특히 전남 담양의 ‘신식당’은 한우 암소 갈비만을 고집하면서 떡갈비를 만들면서 4대째 가업(家業)을 잇는 명가(名家)로 꼽히는 음식점이다. 3일간 숙성시킨 갈비에 양념을 발라 만든 떡갈비는 ‘담양식 떡갈비’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육즙이 풍부하고 쫄깃하면서도 감칠맛이 제대로 나는 궁중 떡갈비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수작업으로 얇게 펴서 만든 갈비라서 맛 자체가 부드럽고 담백한 게 특징이라는 평이다. 떡갈비는 예로부터 중요한 손님의 접대나 잔치 음식으로 이용됐다. 한우 고기는 뼈에 붙은 살이 훨씬 맛있다고 하는데, 떡갈비는 그 갈비에 붙은 살만 떼어서 빚었으니 더할 나위 없는 맛일 것이다. 떡갈비는 원래 갈비뼈에 붙은 갈빗살에 칼집을 낸 후 작게 자른 안창살과 갈빗살을 뭉쳐 만드는데, 담양의 떡갈비는 갈비뼈에 다시 뭉쳐서 구워낸다고 한다. 거기에 불맛까지 더해져 손으로 들고 뜯거나 가위로 잘라야 하는 불갈비와는 또 다른 편리한 맛을 선사한다. 떡갈비란 이름은 갈비 모양이 마치 떡처럼 보인다고 해서 불리게 되면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입에서 녹는 부드러운 느낌과 양념장 맛이 더해진 떡갈비는 먹기가 편하고 육질이 풍부해 쫀득쫀득한 고기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 있는 메뉴로 통한다.

떡갈비의 유래는 과거 임금이 체면 때문에 갈비를 손에 들고 뜯을 수 없어 젓가락으로 먹기 좋게 만든 데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떡갈비는 나라의 임금이 즐기던 고급 궁중 음식으로 갈빗살을 잘게 다져 양념한 다음 갈비뼈에 얹어 구운 요리다. 조선 시대부터 전해 내려왔다는 떡갈비는 전남지방에서 유래 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맛의 고장 전라도 담양의 유명한 떡갈비 맛집인 ‘신식당’의 역사와 전통이 100년을 넘겼으며, 4대째 며느리들이 대를 잇고 있다.
 

■ 100년 역사와 전통 ‘떡갈비의 본가’
전남의 담양읍내에서 1909년부터 113년째 전통의 맛을 이어온 ‘신식당’에는 ‘떡갈비의 본가’라는 수식이 붙어있다. 1995년에는 ‘담양군 제1호 유명음식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신식당의 벽면에는 떡갈비의 유래와 4대째 대를 이으며 식당을 운영하는 며느리들의 이름을 밝혀놓고 있다. 벽면의 기록을 보면서 신식당은 앞으로도 100년, 200년, 그리고 그 후로도 오래오래 가업(家業)으로 지켜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앞서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신식당의 창업자는 고 남광주 할머니다. 남 할머니는 열여섯에 담양의 박씨 집안으로 시집을 온 뒤에 가끔 고을 수령의 부탁으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그때마다 손맛 좋기로 읍내·외에 널리 소문이 났다. 이렇듯 나이 어린 새댁의 음식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시집을 온지 3년 후에는 그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나가 열아홉 살 때부터는 마을의 큰잔치 음식 장만을 주도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고을 수령의 특별한 음식 차림상 같이 정성을 들여야 할 때는 남 할머니에게 음식을 부탁하게 됐다. 이렇게 되자 주위 사람들이 식당을 해보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자리에 조그마한 식당을 시작했다. 하지만 남광주 할머니가 떡갈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식당을 시작하기 이전인 1909년부터다.

이후 며느리인 신금례(제2대) 할머니의 성을 따서 식당이름을 ‘신식당’이라 했으며, 신금례 2대 할머니의 며느리인 이화자(제3대) 씨가 식당을 이으면서 ‘갈비 모양이 마치 떡처럼 보인다’고 해서 손님들이 ‘떡갈비’라 이름을 붙여줬다고 한다. 이 ‘떡갈비’라는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신식당’은 국내산 한우만을 고집하면서 올해 일흔아홉 살이 된 이화자 3대 며느리를 거쳐 제4대 한미희 며느리로 4대째 전통을 이어가는 ‘떡갈비의 본가’로 불려지고 있다. 4대째 113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맛집 신식당의 한미희(51) 제4대 며느리는 2남 1녀의 어머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두 아들 가운데 누군가의 배우자는 제4대 며느리의 뒤를 이어 제5대 며느리로 5대째 가업을 이어가며, 또다시 시작된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차곡차곡 채우며 이어갈 것이다.
 

■ 떡갈비 제조비법과 정신 전수 받아야
한미희 4대 며느리가 시어머니인 이화자 3대 며느리에게서 본격적으로 비법을 전수 받아야 할 것은 된장, 간장, 고추장 담그는 일이란다. 신식당이 자부하는 또 하나는 바로 이 장류를 직접 담가 사용한다는 것이다. 신식당 건물 벽면에는 떡갈비 제조과정이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또 ‘신식당 떡갈비, 조선간장, 메주콩, 고추장, 김치이야기, 태양초, 젓, 천일염’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신식당 떡갈비는 신선한 한우 통갈비의 갈비살만이 주원료이며, 일정 크기로 정형작업을 한 후에 참숯에 굽거나 전골 등으로 요리하는데 이 때 사용되는 소스는 신식당에서 직접 당그 조선간장을 사용합니다. △조선간장- 장 담그기는 특별한 날을 택일하여 담글 정도로 각별한 정성이 들어갑니다.

신식당은 4대를 이어가는 동안 늘 변함없이 장을 담그고 있습니다. 장은 잘 띄운 메주를 천일염으로 만든 간수에 담가 숙성시키는데 오래 묵을수록 더 깊은 맛이 납니다. △메주콩-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은 본격적인 콩 수확기입니다. 콩은 한식을 대표하는 음식 재료인 메주를 만드는 중요한 곡식으로 이 메주는 된장과 조선장을 만드는 주 재료가 됩니다. 신식당은 모든 양념을 직접 담가 사용합니다. △고추장-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한겨울이 되면 신식당의 큰 일중 하나는 고추장 담그기입니다. 고추장은 태양초 고춧가루와 엿, 그리고 메주가루를 잘 버무려 천일염으로 간하여 1년을 숙성시키면 최상의 고추장이 됩니다.

△김치이야기- 한국의 김치는 그 역사와 전통이 조선시대 이전인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각 지역마다 작게는 각 집마다 담그는 종류와 방식이 셀 수 없이 다양하다. 또한 숙성 정도에 따라서도 그 풍미가 제각각이다. 하지만 주재료만큼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신선한 야채인 무, 갓, 파, 고들빼기 등과 오랫동안 구수하게 삭힌 젓갈, 우리나라 청정의 남해안에서 생산된 천일염 그리고 최고 고추 농산지인 순창지역의 태양초 고춧가루 등이 한국의 일품김치에 들어가는 주재료일 것이다. 

△태양초-한국음식을 대표하는 김치, 고추장 그리고 초고추장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상급의 태양초가 필요합니다. 자연에서 건조하고 고추 꼭지를 따고 그리고 씨 털기를 여러 번 반복해야만 맛있는 고춧가루가 만들어 집니다. △젓-따뜻한 봄이 찾아오는 5월이면 남해에서는 생멸치가 한사리입니다. 이 때 멸치가 살이 가장 통통하게 올라 최상품입니다. 액젓은 이 생멸치를 천일염과 적당히 버무려 2년의 숙성기간이 지나면 맑은 액젓과 멸치가 덜삭은 액젓으로 나뉘는데 맑은 액젓은 바로 사용하고 덜삭은 액젓은 끓여서 사용하면 구수한 맛이 일품입니다. △천일염-태양이 가장 뜨거운 7~8월이 되면 세계 최고의 천일염 수확기입니다. 이 소금을 3년 정도 간수를 빼면 최상품질이 됩니다. 서해안에 위치한 전남 신안군에는 반평생 이상을 염전 일에 매진한 장인들이 있습니다. 신식당은 이곳 염전에서 천일염을 직접 구매하고 있습니다.’라고 사진과 함께 적혀있다. 

짤막한 홍보 문구 속에 4대째 113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는 담양의 떡갈비 맛집 ‘신식당’의 진심과 자부심, 진정한 맛의 비법과 정신이 그대로 담겨있는 듯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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