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방제로 건강한 생활권 수목 이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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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방제로 건강한 생활권 수목 이룩해야”
  • 이연정 기자
  • 승인 2023.09.0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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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최초 나무의사 김기설 씨, 이상 기후 수목피해로 이어져
지역에 맞는 나무 식재 필요… 답압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해야
화학적 방제보다 친환경 방제 적용돼야… 곤충과의 공존 필요

평년보다 높아진 온도로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 현상을 겪고 있다. 라니냐인 근 3년보다도 더 강한 폭염 상승 폭으로 8년 만에 +2.0도 이상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우리가 누리는 일상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목해충은 산림의 경제 수종을 해하여 경제적 손실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생활권 수목의 관상적 가치를 떨어뜨리고 혐오감을 유발함으로써 우리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해충을 방제하고 곤충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한 해법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나무의사 김기설 씨를 만나봤다. 

홍성 최초의 나무의사 김기설 씨는 지난 2020년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나무의사 제도는 올해 7월 1일 산림청에서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시작했다. 조경회사의 2종 나무병원이라는 형태로 운영해온 방식이 2019년에 처음 시행된 나무의사 자격증 시험을 시작으로 5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거쳐 현재는 운영 종료되고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1종 나무병원의 나무의사만이 유일한 수목진료전문가이다. 나무의사는 산림에 있는 나무들이 아닌 우리 생활권에 식재돼 있는 가로수, 개인 정원, 공원의 수목이나 오래된 보호수 등을 관리하기 때문에 나무의사들은 주로 도심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목 피해는 보통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곰팡이나 세균에 의한 피해와 곤충들에 의한 충해, 그리고 기후나 토양이나 인위적인 요인으로 인한 비생물적 피해가 있어요. 생활권 수목은 비생물적 피해가 상당히 많아요. 지금처럼 온도가 너무 높아 발생하는 ‘고온 피해’가 있고 반대로 동해나 상해 등 ‘저온 피해’도 있어요. 나무가 얼어 죽는 경우는 이 지역에 맞지 않은 나무를 식재했기 때문이에요. 감나무나 배롱나무, 백일홍인 꽃나무 등이 따뜻한 남부지역의 생태에 맞는 나무들인데 그래도 다행히 충남 홍성까지는 겨울을 이길 수 있는 한계선이라 겨울에 보온 조치를 잘해주면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김 나무의사는 답압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 강조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나무 주변을 매일 밟고 다니기 때문에 답압이 돼 뿌리들이 숨을 못 쉬는 경우가 있어요. 큰 나무라 하더라도 그 나무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잔뿌리들은 지표 아래 20~30cm 이내에 있기 때문에 공기가 땅속으로 들어가 호흡을 하려면 이 뿌리가 지면 깊숙이 박히면 안 되는 거죠. 잔뿌리 외 뿌리들은 나무를 지탱하기 위함이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뿌리들이고 실질적으로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잔뿌리가 80%에 해당합니다. 이런 뿌리들을 지속적으로 밟게 되면 수분 흡수가 원활하지 못하고 공기가 통하지 못하는 답압 피해가 생기는 거예요. 홍성의 경우도 가로수 중 5년, 10년이 지나도 활착이 되지 않고 위에서부터 가지가 말라죽어 내려오는 것들이 있는데 이 경우가 답압의 피해인 거죠.”
 

최근 활엽수 잎을 갉아먹어 나무를 고사에 이르게 하는 미국흰불나방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홍성 전역에서도 발견되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1958년 미군 화물에 묻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해충인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실을 토해 잎을 싸고 집단으로 갉아먹다가 5령기 이후 분산해 잎맥을 제외한 잎 전체를 해충이 갉아먹어 해치는 ‘식해’를 합니다. 피해는 산림보다 가로수, 정원수 등 생활권 수목에 집중되며 1화기보다는 2화기에 심화되죠. 유충 한 마리가 100~150㎠의 잎을 섭식하고, 1년에 2회 발생되며 여건이 좋으면 3회까지도 발생됩니다. 1화기인 5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 1회, 2화기인 8월 상순부터 10월 상순까지 2회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수피 사이나 지피물 밑 등에 고치를 짓고 번데기로 월동하게 됩니다.”

김 나무의사는 방제대책에 대해 월동기의 번데기를 채취해 제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말했다.

“유충이 월동을 위해 나무줄기를 타고 땅으로 내려올 때 볏짚 등을 이용해 잠복소를 설치하고 유인한 후 봄철 월동이 끝나기 전 잠복소를 소각하는 잠복장소유살법이나 피해 초기(집단 가해 시기) 잎이나 가지를 제거, 잎 뒤에 무더기로 산란한 잎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김 나무의사는 화학적 방제로 나무주사법이나 디플루벤주론 입상수화제 등 등록된 약제를 살포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러면서 생활권 도시림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쉽게 접근해 활용하는 공간이므로 유기농약에 의한 단순한 해충의 방제보다는 인간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친환경적 방제 방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생활권 수목의 관리는 주로 농약을 살포하는 방법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농약 살포 방식은 작업자뿐만 아니라 수목이 식재된 공간을 이용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도 농약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친환경적 관리에 대한 요구가 집중되고 있어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다.

그는 끝으로 인간과 곤충(해충) 간 공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곤충이 없으면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해충도 인간 생활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수준인 경제적 피해 수준 이하까지만 낮춰 공존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향후에는 나무의사로 하여금 생활권 수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유기농약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방제 방법을 조화롭게 병행해 환경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절한 방제전략을 수립·시행해 우리들의 생활공간을 쾌적하게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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