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국 상사 추모식은 홍성군청이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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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국 상사 추모식은 홍성군청이 맡아야 한다
  • 김주호 <광천제일장학회 이사장>
  • 승인 2023.09.0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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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 결성 만해사에서 홍성문화원(원장 유환동) 주최로 만해 선사 144주년 탄신 추모 다례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28번째 다례행사인데 이용록 홍성군수를 비롯해 김남용 서부보훈지청장, 홍문표 국회의원, 이선균 홍성군의회 의장 등이 추모사를 했고, 옹산 큰 스님께서 법어(수덕사 주지 대독)를 설파하셨는데 큰 주제는 안보였다. 

특히 옹산 스님은 만해 선사의 ‘님의 침묵’에서 님은 우리나라를 지칭하기도 하고 우리 국민을 지칭하기도 하는데 우리가 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겼던 만큼 튼튼한 안보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요지였다. 

호국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여야도 없고 너와 나도 없이 한목소리가 나와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홍성결성농요전수관에서 열린 만해 추모 호국음악회도 성황리에 마쳤고, 300여 군민들께 큰 감동을 줬다. 돌아오는 길에 한상국 상사의 추모식에 만해 선사 추모식이 오버랩됐다. 매년 6월 충남드론항공고등학교에서 열리는 한상국 상사의 추모식도 만해 선사 추모식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이미 온 국민이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상국 상사는 지난 2002년 6월 29일에 북한의 불법 기습공격으로 야기된 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 초계정의 조타장으로 임무 수행 중 초계정이 반파되고 사상자가 속출하는 경황없는 와중에 한상사 자신도 온몸에 총상을 입은 상황에서 부하 사병(박동혁 병장)에게 “나는 배를 살릴테니 너희들은 부상병을 살려라”라고 외치면서 운항키를 잡았으나 왼손이 말을 듣지 않자 수건으로 왼손을 운항키에 묶고 배를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역부족으로 배와 함께 침몰 장렬히 산화한 호국영웅이다. 

마치 1920년 청산리대첩 당시에 김좌진 총사령 휘하에서 기관총부대장으로 활약한 최인걸 장군의 화신에 다름 아니었다. 최인걸 장군은 마지막 날(6일째) 교전에서 온몸에 총상을 입어 방아쇠를 당길 오른손이 말을 듣지 않자 가죽허리띠를 풀러 오른손을 총신에 대고 대충 묶은 다음 “원수 놈들 하나라도 더 죽이고 나도 죽겠다”라면서 숨이 다 할 때까지 방아쇠를 당기다 장렬히 산화했는데 한상국 상사와 너무도 닮은꼴이다. 

필자는 젊어서부터 호국보훈에 관심이 많아 교육자로서 호국보훈교육을 50년 넘게 시켜온 사람으로 한상국 상사의 위훈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호국영웅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2015년에 필자가 앞장서 동문과 지역사회 인사들께 읍소해 서부보훈지청에서 1000만 원을 지원받아 흉상을 건립하고 매년 추모식을 거행하고 있다. 

8년이 지나는 동안 흉상 건립비용과 추모식 비용을 총동창회(회장 김경환)와 광천제일장학회(재)가 반분해 시행했는데 법적 구속력이 없는 민간단체가 주관하다보니 추모식 비용뿐만 아니라 추모식에 일반인과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일에도 애로 사항이 많다. 

충남서부호훈지청(지청장 김남용)에서 지난해와 올해에 각각 300만 원을 지원했고, 특히 올해에는 홍성군청(군수 이용록)에서도 300만 원을 지원해 추모식을 치렀다. 물론 지원비만으로는 경비가 부족하지만 경비가 문제가 아니라 이 추모식이 구속력과 명분을 가지려면 추모식을 홍성군청이 맡아서 거행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본다. 호국영웅이 한둘이 아닌데 모두 군청이 맡아서 추모식을 할 수는 없다. 당연히 군민 공감대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

첫째, 이미 전술한 바와 같이 한상국 상사는 국민 영웅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한 상사의 위훈을 초·중·고 교과서에 등재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국가에서도 공식적으로 연평해전과 천안함 55 용사 중에서도 한상국 상사가 으뜸임을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3월 24일 대전 현충원에서 거행된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상사의 부친 한진복 선생의 손을 잡고 입장한 다음 앞줄 정중앙 자리에 앉으시도록 한 다음 그 옆에 대통령이 착석한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셋째, 추모식 행사에 큰 비용이 드는 게 아니다. 기왕에 지원한 300만 원에 300만 원만 추가하면 너끈히 추모식을 치룰 수 있다. 즉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참석률을 제고시켜 추모식의 격을 높일 수 있는 명분과 실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명확한 근거와 명분을 어찌 찾을 수 있겠는가!

대통령이 기침을 하면 온 국민이 감기에 걸린다고 할 정도로 무게감이 있는데 필자 같은 얕은 백성이 기침을 하면 옆집 강아지 소리만도 못한 게 작금의 현실이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간곡히 호소드린다. 제발 좀 한 상사 추모식을 홍성군청이 맡아주길 엎드려 빌겠다. 아울러 홍성군의회를 비롯한 호국보훈단체의 지대한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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