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초·중·고등학교 60% “석면 건축물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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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 초·중·고등학교 60% “석면 건축물 남아 있다”
  • 취재·사진=한기원·김경미 기자
  • 승인 2023.09.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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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석면피해지역 충남, ‘석면피해기록관’을 세우자〈3〉
충남교육청은 도내 유·초·중·고등학교 건물에 포함돼 있는 석면을 오는 2026년까지 모두 제거할 계획이다. 사진은 교내 석면교체 현장 모습.
충남교육청은 도내 유·초·중·고등학교 건물에 포함돼 있는 석면을 오는 2026년까지 모두 제거할 계획이다. 사진은 교내 석면교체 현장 모습.

세계보건기구, 석면을 발암물질 규정 2009년부터 국내 사용 전면 금지
충남지역 학교 석면 건축물, 725개 초·중·고교 중 415개교 57.2% 남아
 충남교육청, 1군 발암물질‘석면’ “학교에서 주로 교사동 천장텍스 사용”
홍성·예산지역, 유치원·초·중·고등학교 30곳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존재

 

충남지역 일선 학교 10곳 중 6곳에 석면 건축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석면은 자연 광물의 일종으로 불에 타지 않는 성질을 가졌다. 이를 이유로 과거에는 학교와 관공서 등에서 의무적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지난 2009년부터는 세계보건기구가 석면을 폐암, 악성중피종을 발생시키는 발암물질로 규정해 국내에서도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충남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등이 충남지역의 학교 석면 건축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725개 초·중·고등학교 중 415개 학교(57.2%)에 석면 건축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 117곳 중 89곳(76.1%), 중학교 186곳 중 109곳(58.6%), 초등학교 422곳 중 217곳(51.4%)에 석면 건축물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충남지역의 경우 과거 석면광산이 다수 분포했던 영향이 잔존하는 것으로 환경운동연합 등은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석면에 노출되면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질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청소년기의 일선 학교의 학생이 석면에 노출될 경우 장기적으로 성인이 됐을 때, 질병을 앓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충남지역은 그동안 석면광산이 다수 분포했던 영향으로 석면피해자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것이 환경운동연합 등의 주장이다. 이를 근거로 환경운동연합 등은 석면 안전관리와 피해 예방에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정부도 2027년까지 석면을 모두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매년 여름·겨울방학 때 석면을 제거해 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대면 모니터링이 축소돼 감시기능이 약화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충남교육청은 도내 유·초·중·고등학교 건물에 포함돼 있는 석면을 오는 2026년까지 모두 제거해 발암물질의 위험으로부터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 충남지역 석면 학교, 2026년까지 석면 제거
충남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등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으로, 충남지역 725개 초·중·고교 중 절반이 넘는 57.2%인 415개 학교가 석면 건축물이 존재하는 석면 학교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석면’은 WHO(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유해물질로, 학교에서는 주로 교사동의 천장 텍스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석면 등이 호흡기에 노출될 경우 석면폐증, 폐암, 악성중피종 등에 걸릴 위험성을 가지고 있어 환경부에서는 석면 건축물 책임자의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의무화했다.

교육부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조사를 시작해 2027년까지 제거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충청남도 내 유·초·중·고등학교에는 2014년 기준 203만 7176㎡의 석면이 조사됐다.

충청남도의 경우 지난해(2022년)까지 157만 2171㎡(77.2%)의 석면을 제거하고, 남은 석면은 교육부가 제시한 기준연도보다 1년 앞당긴 2026년까지 연차적으로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23년까지 172만4267㎡(84.6%) △2024년까지 187만6363㎡(92.1%) △2025년까지 202만8459㎡(99.6%) △2026년까지 203만7176㎡(100%)를 제거하며 이를 위해 99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충남교육청에서는 석면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석면이 포함된 건축물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신속한 해체 작업도 중요하지만 작업 기준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작업하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학교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 홍성·예산지역 초·중·고교, 30개교 석면 존재
환경보건시민센터,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지난 6월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전국 ‘석면 학교’ 목록을 공개했다. 석면은 폐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돼, 한국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원회가 전국 17개 교육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취합한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1만 2230개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 중 35.2%인 4300개 학교에 석면 건축자재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충남(51.9%, 387개), 경남(48.6%, 490개), 대전(46.7%, 147개) 등에서는 석면 학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의 경우 홍성과 예산지역의 유치원·초·중·고등학교 중 총 30곳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홍성은 일제강점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석면광산지역이었다는 사실로 인한 피해자가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석면으로부터 안전한 배움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충남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등이 공동으로 충남지역 석면 학교 실태조사 결과에서 유치원·초·중·고등학교 중에서 석면을 철거하지 않은 학교가 어디인지 명단을 발표하고, 2021년~2022년 여름·겨울 방학 때 석면을 철거하는 학교의 명단과 철거량 등의 정보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홍성지역은 초등학교 4곳(결성초, 홍남초, 홍동초, 홍주초), 중학교 1곳(홍성중), 고등학교 3곳(서해삼육고, 충남드론항공고, 홍성여자고) 등 총 8개의 석면 학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예산은 유치원 1곳(세정유치원), 초등학교 10곳(고덕초, 금오초, 대술초, 덕산초, 삽교초, 양신초, 예산초, 오가초, 용동초, 조림초), 중학교 6곳(고덕중, 광시중, 삽교중, 신암중, 신양중, 임성중), 고등학교 5곳(대흥고, 삽교고, 예산고, 예산예화여자고, 예산전자공업고) 등 총 22개의 석면 학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면 학교로 밝혀진 곳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안전하리라 믿었던 학교에서 이런 위험한 물질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우리 아이에게 나중에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렵고 걱정된다”는 심경을 밝히고 있다.

공동 조사단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주먹구구식 행정이나 단순 구호 외치기가 아닌 구체적인 석면 안전 관리를 비롯한 피해 예방에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라며 “교육청과 자치단체, 지역사회가 석면 학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단체는 ‘빠르게’보다 ‘절차에 맞게’ 학교 현장에서 석면 자재를 제거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석면안전관리법 등 법령과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석면철거 현장에서는 항상 내부를 비닐로 감싸고, ‘음압’을 유지해야 현장 바깥으로 석면 먼지가 유출되지 않기 때문에 “철거 현장에서는 비닐을 떼는 과정에서 남은 석면이 흩날려, 교실에 쌓이는 것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유다.
 

2019년 1월 18일, 충남교육청에서 방학 중인 학교의 석면교체 현장을 대대적으로 점검 중이다.
2019년 1월 18일, 충남교육청에서 방학 중인 학교의 석면교체 현장을 대대적으로 점검 중이다.
2020년 2월 26일, 겨울방학 중 석면해체제거가 완료됐다.
공주정명학교에서 외부전문가와 교육공동체가 참여하는 점검단이 최종잔존물 조사 등 석면제거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공주정명학교에서 외부전문가와 교육공동체가 참여하는 점검단이 최종잔존물 조사 등 석면제거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 지역미디어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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