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복지, 사회적경제로 실현하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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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복지, 사회적경제로 실현하자 -6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11.22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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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목적과 기업이윤, 두 마리 토끼 잡는 사회적기업
스웨덴 마약중독자 재활공동체 바스타(Basta)

 

▲ 바스타의 점심식사 시간

[기획취재] 지역사회복지, 사회적경제로 실현하자

 


[글 싣는 순서]
①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지역사회복지 실현할 수 있을까?
② 평택 교육협동조합
③ 청주 일하는 공동체
④ 부산 돌봄사회서비스센터
⑤ 스웨덴 꼼빠니온, 핀란드 펠레르보
⑥ 스웨덴 바스타 

스웨덴은 새롭게 부상하는 노동통합 사회적 기업의 활동에 대한 기준선을 제시하고 이들의 형성과 활동에 관한 기화와 제약을 명시하는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펴며 보편적 복지국가에서 자생한 사회적기업의 특징을 명확히 갖고 있다.
크게 보면 스웨덴의 노동통합 사회적 기업은 미래의 참여자들이 시작한 노동자 협동조합과 취약계층의 자활과 고용을 목표로 다른 집단들이 시작한 사회적 기업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또, 사회적 기업은 넓게 보면 한 기업 안에서 그림을 그리고 고물 수집을 하는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각기 다른 문제를 다루는 '일반적 노동통합 사회적 기업'과, 하나의 특징적인 참여자 집단에 집중하는 '전문적 노동통합 사회적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역사회복지, 사회적경제로 실현하자' 시리즈 마지막 회에서는 스웨덴 사회에서 전문적 노동통합 사회적 기업의 대표모델로 손꼽히는 '마약 중독자 재활 공동체 바스타(Basta·대표 Lars Svedin)'를 소개한다. 



■ 이탈리아 산파트리나노 모델 차용
바스타는 1994년 스웨덴 니크반(Nykvarn) 지역에서 문을 연 사회적 기업으로 현재 100여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니크반 지역에서 3번째로 큰 경영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성공한 사회적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바스타 전경

 

 


마약중독이 사회문제로 저변화 된 스웨덴 사회에서 '바스타'는 교도소에서 장기복역한 마약중독자 중 바스타 입소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각 1인당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바스타 재활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라스 대표(Lars Svedin)는 "여기서 말하는 지자체의 지원이란 지자체에서 중독자 명수에 해당하는 바스타 내의 자리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하며, "지자체는 바스타 지원을 희망하는 마약중독자들의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고 매년 해당 예산을 책정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약중독자들의 의견이며, 바스타 입소를 희망하는 사람에 한 해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 라스(Lars) 대표


라스 대표에 따르면 바스타는 이탈리아 산파트리나노(San Patrignano)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체계를 본 따왔다. 당시 스웨덴의 정치·행정가들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1990년대 초반 국가가 행해왔던 재활영역의 새로운 대안으로 이탈리아 노동통합 사회적 기업의 사례를 주목했다. 라스 대표는 알콜·약물중독자들을 고용해 어느 회사의 완제품보다 뛰어난 제품(와인 등)을 생산하며 자활에 성공한 사례를 보며 '스웨덴에서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볼펜을 조립하는 등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 없는 간단한 수공업만으로 자활교육을 행해왔던 스웨덴 사회의 관습을 타파하고, '중독자들도 가능하다'는 모토 아래 스웨덴의 '산파트리나노'인 바스타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 고용인의 잠재능력 개발에 집중
현재 바스타에는 말 사육, 개 돌봄, 목공, 건설, 낙서 제거, 청소, 급식, 실내외정비, 재활서비스 등 16개의 사업장이 자리하며, 100여명의 인원이 고용돼 개인의 선호에 맞춘 일을 하며 기술을 습득하는 한편,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내고 있다.

100여명의 고용인들은 최소 20년 이상 약물을 복용했거나 이 때문에 5년 이상 감옥에 있었던 사람들로 개인이 희망할 경우 바스타에 고용돼 각종 기술을 습득하며 1년 동안 머무르게 된다. 1년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전적인 개인의 희망에 따라 퇴소하거나 바스타 고용상태를 유지하며 생계를 유지해 갈 수 있다. 규정된 기간이 지나면 입소자의 실력과 자활가능 여부를 떠나 모든 사업이 종료되는 한국의 각종 자활기관과는 달리 고용인의 사후 일자리 보장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새로웠다.

바스타는 사회적기업도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라스 대표에 따르면 바스타는 이탈리아 산파트리나노의 기본 정신이었던 '△노동 △상품의 질 △친환경 △연대 △자립성 △선례'라는 여섯 가지 원칙을 중시하고 있었다. 특히 사회적 기업이 이윤을 창출해 기업에 재투자하거나 다른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부분에 있어 차별화된 좋은 상품과 연대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용인들의 재활과 더불어 완벽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데 'Demand More(조금 더 요구한다)'를 재창하며 각각의 고용인들의 자신들의 잠재능력을 발휘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바스타를 통해 제2의 인생 꿈 꿔
바스타 목공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탐 달백(Tom Dalbeck) 씨. 올해 32살인 탐 씨는 청소년 시기부터 마약을 시작해 17년 동안 중증마약중독자로 살아왔으며, 3년 전 형을 선고 받고 2011년 8월 12일 출소해 바스타에 재직하고 있다.

 

 

 

 

 

 

▲ 탐 달백 씨


현재 목공에 취미를 붙이고 기술연마에 주력하고 있는 탐 씨에게 바스타에 지원한 동기에 대해 묻자, "마약을 끊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지만 사회 안에서 어울리던 사람들 때문에 그 생활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바스타로 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약을 끊겠다는 마음이 굳게 자리 잡고 바스타의 환경이 마약에 대한 욕구를 잊게 하며 입소 10개월 차인 현재 '다시는 예전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 목공 작업장


탐 씨는 바스타에서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목수가 되어 사람들이 원하는 디자인의 모든 가구를 만들고, 가구를 팔아 생계를 이어나가고 싶다는 희망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탐 씨는 "처음 바스타에 올 때만 해도 빨리 자립해 사회에 나가 아파트를 얻어 나만의 생활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에 오니 계속 여기서 머물며 목공일을 하며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사회적 목적 달성·재정독립이 관건
한편, 바스타는 20명의 이사진이 구성돼 있는데, 이중 51% 이상은 수혜자에서 선출되고 있다. 명확하고 평등한 권력구조 안에서 고용자들의 재활의지도 한층 강해진다는 설명이다. 지자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도 돋보였다. 처음 바스타가 들어설 당시 인근 5개 지자체가 협력투자해 바스타의 부지를 무상임대 할 수 있었으며, 약 10여년이 지난 현재 기업의 이윤으로 임대료를 모두 갚아냈다. 재활의지를 북돋는 바스타의 기본정신과 교육프로그램, 질높은 서비스와 고용창출을 통해 바스타는 스웨덴 사회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바스타의 연 매출은 600만유로로 순이익은 40만유로 정도이며, 모든 이윤은 바스타에 재투자되고 있다.

라스 대표는 "사회적 기업은 재화와 갱생이라는 △사회적 목적 △독립적 법인 △이익의 재투자 △수혜자들의 맨파워, 이 네가지 요소를 필수적으로 충족해야 한다고 여기는데,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고 할 때 2011년도 현재 스웨덴 사회의 사회적 기업은 269개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과 재정의 독립적 운영을 적절히 유지해야 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자 숙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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