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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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자
  • 김정헌 <홍주문화관광재단 자문위원>
  • 승인 2023.12.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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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 in 홍성(이하 ‘홍성 바비큐 축제’)와 관련해 이런저런 말들이 적잖게 들려온다. 큰 행사를 추진하고 나면 잘잘못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은 얼마든지 있는 일이므로 과히 탓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옳고 그름을 판단해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비판의 도를 뛰어넘어, 일방적인 비난으로 치닫는 우를 범할까 걱정돼 홍성군민으로서 몇 가지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지난 12월 3일자 지역신문에 ‘축제, 홍성군이 성공한 게 아닌 백종원이 성공한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 제목만 놓고 보면 홍성군은 실패했다는 의미인지 참으로 알쏭달쏭하다.

홍성 바비큐 축제가 45만 명 이상의 방문자를 기록했으므로 일단은 성공적이라고 자타가 인정한다. 축제 전문가 백종원과 손을 맞잡고 치러진 바비큐 축제는 홍성군과 더본코리아의 합작품인 셈이다. 전문가의 힘을 빌려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렀으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조회수 100만을 넘는 유튜브와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축제를 굳이 그렇게까지 표현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다.

홍주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무능해 홍성군 공무원이 파견 나갔다는 기사 내용도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지적이 틀렸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바비큐 축제 같은 큰 행사를 홍성군 공무원들이 지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 보니 명목상은 재단의 주관이지만 실질적인 업무는 홍성군에서 모든 것을 주관한 모양새가 됐다. 공무원 파견 관련 지적도 책임과 권한에 관한 바람직한 대안 제시를 해주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에 더해 ‘홍주문화관광재단의 해체’를 운운하는 것이 올바른 지적인지 의문이다. 재단은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출발한 신생 단체이며 2년여의 걸음마 단계일 뿐이다. 아직 작은 싹에 불과한 단체를 잘 키울 생각을 해야지, 해체를 운운한다는 것이 책임 있는 발언인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모 재단도 7년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자리를 갖췄다고 한다. 질책으로 이해는 하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게 들린다. 이와 같은 지적들이 어쩌면 숲보다는 나무만 바라보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크다.

바비큐 축제의 주관단체인 재단의 업무능력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재단이 설립되고 군 공무원은 잦은 인사이동, 장기 휴직 등으로 업무에 차질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는 축제와 문화 업무에 해박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나름대로 관련 업무의 전문성과 역량이 있겠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나 전공은 무용지물이다.

자신들의 전문성만을 고집하며 역량을 집결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홍성군과 의회와 군민들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중이다. 홍성 바비큐 축제와 관련해 유독 지적이 많은 것은, 사무국장 이하 모든 직원에게 정신 바짝 차리라는 애정이 어린 조언으로 새겨듣고 분발하길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재단 대표이사와 관련해 부언하고자 한다. 최건환 대표이사가 정식 부임해 이제 1년 6개월 정도 됐다. 지난해에 계획했던 바비큐 축제는 이태원 참사로 무산됐고, 올해 내포 인물축제는 서부면 산불로 무산됐다. 그동안 대기업 임원으로 쌓아온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도 거의 없었다.

축제는 물론이고 문화와 관련해 권한과 책임을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요구한다면 우리 모두 무책임한 일이다. 홍성군은 재단 대표에게 책임과 권한을 확실히 주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재단이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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