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성 자아내는 수려한 자연경관·문화유산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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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성 자아내는 수려한 자연경관·문화유산 가득
  • 이수현(프리랜서 영상연출가)
  • 승인 2013.04.16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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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이주민센터 한국어학당 교사 캄보디아 연수기③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툼레이더를 통해 신비한 앙코르유적지를 접했던 나는 캄보디아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지만, 신비로운 유적들을 그윽히 바라보며 캄보디아 어딘가에 서 있을 나를 상상했다. 막연한 동경을 품으며 지낸 지 십 년이 지난 즈음, 늘 '가고 싶다'고 노래만 불렀던 캄보디아를 지난 3월, 10일간의 일정으로 방문하게 되었으니 감개가 무량할 수밖에.

■ 성스러운 연못에서의 일출
다시 가고 싶은 곳은 단연 앙코르와트 유적이다. 외국인들은 앙코르와트 유적을 관람하기 위해 3일 이상을 할애한다. 3일 자유이용권을 구매하여 구석구석 유적탐방을 즐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3일 동안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을 앙코르와트에 머물고 싶었지만, 연수일정상 짧은 시간 동안 머물러야 했다.
앙코르와트는 시간과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를 만드는 유적지로 유명하다. 특히 앙코르와트의 신비로운 광경을 보려면 해가 뜨기 전 감상하는 것이 최고라고 한다. 앙코르와트의 성스러운 연못에서 보는 일출일몰은 가히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동쪽하늘이 붉은색으로 물드는 광경이거나 장엄함이 돋보이는 중앙탑과 양쪽의 두 개의 탑들…. 야자나무들은 오묘한 기분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연못에 비친 앙코르와트의 풍경이 신비로움 그 자체이기 때문에 성스러운 연못이라는 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태양과 땅이 수직선상에 위치한다는 캄보디아 설(매년 4월 14일)이 곧 다가온다. 그때의 앙코르와트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영화 '점퍼'처럼 그곳에 점프하고 싶을 정도다.

■ 현지생활을 체험하며
각설하고 다른 나라에 방문해서 현지인의 문화를 체험하고 교류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그 나라의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해 본다는 것, 문화를 나누는 것이며 몸소 체험으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으며 특별한 경험을 갖는다. 우리는 이주민여성 소페아의 친정집에서 하루 신세를 졌는데, 전기 동력이 부족하여 밤마다 휴대용 렌텐을 들고 집안일을 하거나, 가로등이 없어 해가 지면 그대로 어둠 속에 잠드는 마을, 하지만 집 앞에만 나가도 쉽게 빛나는 별들을 만날 수 있다거나. 집집마다 기둥에 해먹을 걸어두고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불편함보다는 부러움을 느꼈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급박하게 살아가는 현대인, 게다가 글로벌 무한경쟁시대니, 생존전략이니 하루라도 경쟁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한국사회에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여유로움이랄까?

그렇다고 그들이 느긋한 것만도 아니며. 초등학교 등교시간은 아침 7시였으며 늘 부지런히 살아가는 모습들이었다. 과체중인 사람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캄보디아인의 생활상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느긋함을 즐기는 사람들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없어 시속 30킬로미터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 시외버스, 매연을 내뿜는 이스타나, 차 부품이 없어 고장이 나면 어쩔 도리가 없는 한국의 관광버스들, 아직은 동남아시아 극빈국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며칠 전 뉴스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라오스와 캄보디아,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개도국 식량안보를 위한 농업정책 컨설팅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개도국 스스로 식량안보와 빈곤탈피를 위한 농업농촌개발정책을 입안, 시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촌지역 개발운동인 새마을운동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사업이다. 농촌종합개발부터 농업생산기반시설 등 20개의 정책노하우를 맞춤형컨설팅 형식으로 전수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농업은 어쩌면 크메르문화와 같이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지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부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캄보디아의 젊은층들은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케이팝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와 유행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급속도로 많아짐을 절감했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희망을 품었듯 이들이 세계의 나라와 연대를 통해 긍정적인 발전을 지속해 나아간다면 충분히 중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 국왕의 서거소식으로 정세의 불안과 경제적 불안정을 예언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노력으로 하지 못할 일들은 거의 없다. 인류의 진화는 날이 갈수록 빠른 성장과 무서우리 만큼 자연을 파괴시킬 수 있는 양면성을 가졌다고 본다. 나라와 나라 간의 격차를 줄이고 함께 그 면모를 발전시키는 가운데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국가 간의 벽은 무너져 가고 있는지 모른다. 지구촌 사람들이 모두 한 가족처럼 사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 캄보디아 연수를 마치며
일정을 함께 한 이주민 여성의 아들 대성군의 어머니의 나라가 더 발전하고 성장하기를, 다문화 2세들의 문화적 교류장치와 어머니의 민족정신을 올곧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더 나아가 먼 미래에 어머니의 나라에서 희망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또 우리는 그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할 수 있기를 제도적 장치와 정책의 수반을 새로운 정부에 기대해도 좋을까? 모기와의 사투. 끊임없는 갈증, 물갈이로 속 타는 심정. 장소이동으로 긴 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오래된 차량에서의 악취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얼굴을 찌뿌리게 만든다. 사실 여행 중의 불편함들은 늘 있지만, 여행의 순간에는 육체와 영혼의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이번 연수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나는 진정 무엇을 찾는 것인지, 또 여행기간의 관계성 속에서 끊임없는 궁금증으로 생각의 끈을 놓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곳곳의 유적지마다 미스터리한 이야기들로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앙코르와트. 유년시절의 순수함으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처럼 몇날 며칠을 꼬박 이야기해도 모자라는 평생 잊지 못할 여행지로 남게 되었다. 거기에서 장기체류나 해 볼까? 독자들에게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과 훌륭한 문화유산이 가득한 캄보디아 여행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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