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 '환호유적' 문화재 지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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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 '환호유적' 문화재 지정 추진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6.1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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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토 결정에 학계 등 거센 반발… 도 "관광자원 활용 계획"
이종화 충남도의원 내포박물관 건립 제안도

내포신도시 진입도로 개설 중 발견된 홍북면 석택리 '환호' 유적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돼 발굴·보존될 전망이다. 4월부터 재개된 진입도로 개설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충남도는 지난 3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석택리 환호 유적의 사적 지정에 대해 문화재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완벽한 발굴·보존을 통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대전~당진 고속도로 수덕사나들목과 내포신도시 사이 진입도로 공사 구간인 홍북면 석택리 구릉지에서 대규모 '환호'(環濠·취락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한 도랑)와 '주구묘'(周溝墓·주위에 도랑을 파 무덤 경계를 표시한 무덤) 등 모두 1112기의 유적이 발굴됐다.

도는 문화재청 매장문화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환호 유적 지구에 150m 길이의 터널을 뚫어 유적 밑으로 도로를 개설하기로 하고 나머지 유적 발굴 구간에 대한 보존방침에 따라 흙덮기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발굴 문화유적에 대한 문화재청의 복토 결정에 고고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청동기학회는 지난해 8월 성명서를 발표하고 홍북면 석택리 환호유적의 전면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해왔다. 학회 관계자는 "석택리 환호유적은 고대국가의 형성·성장과정을 설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로 전면 발굴을 통해 역사를 복원해야 한다"며 "문화재청과 충남도가 발굴을 하지 않은 채 보존하기로 결정한 것은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폐기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일부 언론들도 충남도·문화재청과 고고학계의 마찰을 집중 보도하는 등 문화재보존 실태를 고발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남궁영 도 기획관리실장은 "진입로 개설 공사가 끝난 이후 본격적인 발굴에 나설 방침이었지만 발굴 작업을 앞당기겠다"며 "문화재청과 중앙문화재위원회에서 석택리 환호 유적을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남궁 실장은 "마한시대 문화재로 추정되는 유적도 완벽하게 발굴 보존해 내포신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활용하겠다"며 "유적공원과 박물관 등을 조성하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충남도의회 이종화(홍성) 의원은 향후 발굴된 유물의 보존, 전시를 위한 '내포박물관'의 건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충남도의 이번 문화재 지정 추진 발표와는 별개로 내포신도시 주 진입도로 공사는 기존 일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예산·수덕사 나들목과 내포신도시를 연결하는 주 진입도로는 8.43㎞(홍성군 홍북면 구간 4.33㎞, 예산군 응봉면 구간 4.1㎞) 구간에 걸쳐 4~6차선, 폭 20.5~31.3m의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당초 계획상으로는 1133억2000만원이 투입돼 2014년 6월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문화재구간의 터널 공사로 인해 당초보다 330억원 가량 증액됐으며 내년 하반기 완공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도로개설과 상관없이 환호 등의 유적을 철저히 관리·보존해 향후 사적지정 등 문화재 지정을 위한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갈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홍성군은 문화유적의 보존 및 활용계획을 작성하는 등 신청 신청에 따른 사전준비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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