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로 바라본 공유경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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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로 바라본 공유경제 ②
  • 이석호 편집국장
  • 승인 2013.08.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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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례

 

▲ 서울시가 유휴공간을 활용해 조성한 청년일자리허브에서 청년 단체들이 미닫이라는 공유공간에서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안쓰고 버려진 공간 문화예술 허브로 재탄생 

청년허브
10개 단체 정보·문화 등 공유
문화로 놀이짱
폐목재 활용 마음껏 창작 활동 


협력적 소비를 추구하는 공유경제는 국내에는 불과 몇 년전에 도입됐지만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자전거 공유의 경우 서울시를 비롯해 대전시, 창원시 등 전국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자동차를 나눠 쓰는 카-셰어링과 공간을 같이 활용하는 스페이스-셰어링도 점차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숙박이나 한옥스테이 등을 연결해 주는가 하면 자신이 쓰던 물건을 나누는 나눔장터 등도 생겨났다. 이같은 물건 공유와 더불어 지식과 정보 등을 나누는 무형의 공유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문화예술 측면에서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하는 도서공유가 관심을 끌고 있다. 버려진 공간을 문화 예술의 허브로 재탄생시킨 대표적 사례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허브' 'oo은 대학' '문화로 놀이짱' '국민도서관 책꽂이' 등을 꼽을 수 있다.

◇청년허브 = 일정 공간을 청년들이 공유하면서 일과 삶, 자활을 모색하는 대표적인 공간공유의 사례다.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에 소재한 청년허브의 공식명칭은 서울시 청년일자리 허브다. 청년허브는 옛 질병관리본부 건물을 활용해 취업난 등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네트워크의 장과 새로운 일자리 모델 등을 제시하는 종합지원센터로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취업난 등으로 방황하는 청년들의 일과 삶, 자활을 위해 소통하고 정책을 구상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청년허브에는 사무 공간과 창작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세미나실이나 도서, 학습 등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청년 상호간에 자원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각종 인턴십 등을 통해 취업 전 다양한 분야의 일을 경험하게 한다. 청년들은 사무공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입주해 자신이 추진하는 사업을 구상하는 등 사회적 경제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사무공간에는 에코서당, 수산업, 텀블벅 등 10개의 청년단체들이 입주해 서로의 일과 정보를 공유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 청년허브가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서 대전시 등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이와 연계한 지원센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청년허브 관계자는 "청년들에게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청년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정책 등을 개발하는 등 청년 취업난으로 인한 사회적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청년 종합시설이다"며 "심각한 청년 실업난을 완화하고 청년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는 허브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oo은 대학' = '마포는 대학' '구로는 예술대학' 등과 같은 식으로 지역에 뿌리를 둔 '대학'을 만들어 지식과 자원을 공유하는 청년 네트워크다. 현재 서울과 인천, 충남 당진 등 10개 지역에서 대학이 운영 중이다. 대학에서는 기성세대와 청년들이 만나 배움과 가르침을 연결하여 기성세대의 지혜를 배워가면서 마을에서 놀거리와 일거리를 만들게 된다. 주민들의 숨은 자질을 발굴해 공유자원으로 살려내는 등 마을의 특색있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

 

 

 

 

▲ 폐목재를 활용해 자유롭게 가구 제작 등의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로 놀이짱의 작업장 모습.


◇문화로 놀이짱 =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경기장 옆에 위치한 이곳은 마을 공방과 매뉴얼 도서관 등을 통해 지역민들 간에 정보와 공간을 공유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곳은 옛 석유비축기지였던 공간에 버려지는 목재를 저장할 수 있는 창고와 공동작업장인 공공 공방을 운영해 폐가구 등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사회적기업이다. 이곳에서는 기획자, 디자이너, 뮤지션 등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통해 폐목재들을 새로운 가구로 만들어 내고 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마음껏 공구를 빌려 작업하고 창작하는 마을 공방인 '명랑에너지발전소'와 각종 매뉴얼을 비치해 놓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매뉴얼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참가자들이 소정의 비용을 내고 작은 생활가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재활용 목공 워크숍과 집안에 부서지고 고장난 가구를 고쳐주는 수리병원도 운영하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안연정 대표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부추기는 경제구조를 지닌 우리 사회는 더 많은 소비와 더 많은 소득을 쫓을 수밖에 없다"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면서 생산의 소중함을 알고 공동체 형성과 윤리적 소비를 몸으로 익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책장서 먼지 쌓이는 책 나눠 읽어요" 

국민도서관 책꽂이
전국서 보내온 책들 택배 대여
장서 2만권… 도서관 역할 톡톡 


'국민도서관 책꽂이'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중앙관리형 온라인 도서공유 서비스다. 소장하고 있는 책들을 자기 집이 아닌 제3의 공간인 국민도서관 책꽂이에 보관시키고 모아진 책들은 택배를 통해 전국 어디서든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집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쌓여있는 책들을 국민도서관 책꽂이에 보내면 이곳에서는 전국에서 보내온 책들을 모아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대여해 주는 형태다. 실제로 한 회원은 국민도서관 책꽂이에 60여권의 책을 맡기고 다른 사람이 보관한 책 1만 8000여권을 마음껏 보고 있다. 최초 2000여권으로 시작한 국민도서관 책꽂이는 2년여 만에 4300여명의 회원과 2만1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거대한 도서관으로 변모했다. 웬만한 구립도서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처럼 도서공유 시스템인 국민도서관 책꽂이의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책을 사서 읽는 사람들 사이에 발생하는 공간적 제약이나 품절 절판 등으로 책을 구할 수 없는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개인의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가치를 가지게 될 뿐 아니라 수십억원을 들여 새롭게 도서관을 짓고 유지해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도서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아 도서공유 서비스는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장웅 대표는 "책장에 짐짝처럼 있던 책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산이 안정된 플랫폼 위에 있고 신뢰를 담보해주는 관리자가 있음으로 불편함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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