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로 바라본 공유경제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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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로 바라본 공유경제 ⑤
  • 이석호 편집국장
  • 승인 2013.09.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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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사례

 

▲ 파리 중심인 리볼리가에 위치한 로베르네집의 입주 작가 제롬(사진 오른쪽) 씨가 방문객에게 작품 설명하고 있다.


도살장 등 외면시설 예향 가득한 문화공간으로 

로베르네집, 세계 20개국 작가 상주 작품 활동
상카트르 , 주민 참여 바탕 예술 대중화 선도 

 

도살장 등 외면시설 예향 가득한 문화공간으로

 

도살장 등 외면시설 예향 가득한 문화공간으로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는 것처럼 프랑스도 공유경제는 이미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전기자동차를 활용한 카 셰어링이나 공공 자전거 등은 거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미 파리 시민들 속에 깊이 파고 들었다. 프랑스는 이 같은 물질적 공유를 뛰어 넘어 예술의 도시답게 도살장이나 장례식장, 방치건물 등 유휴공간이나 주민들로부터 외면받던 시설을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예술 공간이나 시민들이 손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변모시켜 가고 있다.

◇로베르네 집=파리 중심인 리볼리가에 위치한 이곳은 14년동안 폐쇄되고 방치된 건물을 1999년 12월 예술가들이 점거해 각종 퍼포먼스와 전시 등이 이루어지는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킨 대표적인 장소다. 로베르네집은 7층 건물에 32개의 작업실과 2개의 공동 전시실, 숙소 등을 갖추고 있다. 각 층마다 면적이 조금씩 차이 있으나 문이나 울타리가 없는 등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1개 층을 3~7명의 작가들이 함께 사용하면서 작품활동에 전념한다. 이곳은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전 공간을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어 자유롭게 작가들의 작품활동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주민참여로 만들어지는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로베르네집에는 현재 20여개국에서 찾아온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들이 입주해 있으며 입주 작가 중 20명은 고정 상주하면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입주 작가들의 분야는 회화가 주를 이루지만 사진이나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매년 여름 독일 쾰른의 '갤러리 68.11', 스위스 제네바의 'Lle en Art' 등과 연계해 '점거 아틀리에 순회전'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휴가철인 8월을 제외하고 매주 주말에는 음악콘서트가 열리고 1년에 1~2회는 입주작가들이 참여하는 단체전과 개인 작가들의 개인전, 그룹전 등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3~4개월에 한 번씩 건물 전면 디자인을 바꾸고 있으며 새로운 디자인을 공개하는 날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퍼포먼스도 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건물 각 유리창마다 오케스트라 단원을 배치하고 연주를 선보여 시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로베르네집은 각종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연간 4만여명의 방문객이 찾는 프랑스의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공간의 개방과 공유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여기는 이곳은 끊임없는 창작과 만남, 소통의 예술 공간을 지향하며 창작자와 지역주민을 이어주는 대안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장례식장이었던 곳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시킨 상카트르의 열린공간에서 키스 해링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상카트르 104=1874년에 건립된 이 건물은 관이나 비석 등 장례식 용품을 만드는 곳이었다. 1900년대 초반까지 파리시의 장례식장으로 쓰이다가 2008년 시설을 개보수해 19개의 레지던시 아뜰리에를 갖춘 공공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는 여러 나라의 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면서 일반인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 레지던스를 통해 예술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상카트르에는 16개의 창작 아틀리에와 일반인 창작 공간, 2개의 컨벤션 홀, 카페와 아트숍, 정원, 어린이집이 들어서 있으며 아티스트와 비평가, 문학인들이 합심해 다양한 분야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248명의 아티스트가 이곳에 머물렀다. 특히 예술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여타 파리의 박물관과는 달리 이곳은 사회적 부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장소로 꼽히고 있다.

2010년부터는 연극, 춤, 음악, 시각아트, 마술, 현대서커스까지 공연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한 걸음 더 발전했다. 2010년부터 연간 3000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9차례의 전시와 축제 12회, 620건의 공연을 진행하는 등 3년 동안 모두 150만 관객을 끌어 모으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상카트르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술을 목표로 한다.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모든 작가들은 일주일에 1회 이상 일반인에게 오픈 스튜디오의 의무가 주어지며 지역 주민들과 정기적으로 공동 작업을 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의 예술 활동을 위해 마련된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는 2명의 심리학자와 1명의 아티스트가 상주하며 아이들의 예술 활동을 돕는다.예전에 마굿간이었던 지하공간은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해 현재 루브르 박물관의 심볼마크를 만든 작가인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작품 '미로'가 상시 전시되고 있다. 혁신적 창조를 모티브로 조성된 '누벨 파브릭'은 나무와 디지털을 접목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오베르빌리에는 키스 해링의 작품이 전시중이다.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이 공간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중앙 통로를 개방해 누구나 지나다니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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