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이 쌓여진 108층의 ‘밭 계단’... 한국판 마추픽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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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이 쌓여진 108층의 ‘밭 계단’... 한국판 마추픽추
  • 이병헌<여행전문기자>
  • 승인 2013.08.2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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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
▲ 층층히 겹쳐 내려가는 경남 남해군 다랭이마을의 다랭이 논 전경.

CNN 선정 베스트 관광지 3위
밥무덤·암수바위 등 발길 잡아
몽돌해변·아름다운 해안 정겨워 



아시아는 농경문화가 발달하였고 농경지가 넓지 않은 지역에서는 산을 개간하여 농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페루 남부 쿠스코지방에 있는 잉카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인 마추픽추와 중국 원난성의 황초령 다랭이논, 필리핀 바나우의 계단식 논 등 많은 다랭이 논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CNN이 선정한 대한민국 베스트 관광지 3위로 꼽히는 가천 다랭이 마을 108계단 다랭이 논이 있다.
홍성을 출발해서 4시간 정도 지나면 남해읍에 닿고 이곳을 출발해서 달려 이십 분 정도 지나면 언덕 아래에 초록을 담은 계단식 논과 밭이 나온다. 다랭이 마을에 닿으면 길옆에 마을 연혁이 담긴 표지석이 있는데 표지석 아래에는 가천 다랭이 마을의 연혁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가천 다랭이 마을은 남해의 최남단에 위치한 마을로서 설흘산과 응봉산의 정기를 받고 서쪽으로는 여섯 부처님이 탄신하여 승천했다는 육조문이 있다. 남으로는 자식 없는 사람이 공을 들이면 득남한다는 영험이 있는 미륵불(암수바위)이 있다. 바다를 보면 그 유명한 세존도와 소치도를 품에 안은 산수가 수려하고 평화로워 한번 오면 다시 찾는 고장이다. 이곳에 사람이 살게 된 것은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신라 신문왕 때부터 라고 추정된다. 옛날에는 마을 이름이 간천(間川)이라고 불리었으나 조선시대 중엽에 이르러 가천(加川)이라고 개명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다랭이 논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경사진 산비탈을 개간하여 층층이 만든 계단식 논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농토가 충분하지 못하여 지역적으로 농토를 얻기 위하여 산이나 언덕을 개간하였다. 이곳 다랭이 마을은 바다와 인접한 깎아지른 비탈에 석축을 쌓아 108계단의 논밭을 만들었고 그 중간에 집을 짓고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 남해 가천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인 가천 암수바위.

이곳은 아래부터 시작해 차례로 돌로 석축을 쌓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논밭을 일궜다고 한다. 석축의 높이도 낮게는 어린이 키 만한 곳에서부터 어떤 것은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높이도 있고 이렇게 만든 논밭의 층수가 108층에 이른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아래로부터 바다를 시작으로 도로까지 크고 작은 논밭들이 층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논밭 한 뙈기래야 고작 이십여 평도 안되는 게 대부분인데, 옛날에 한 농부가 일을 하다가 논을 세어보니 한배미가 모자라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포기하고 집에 가려고 삿갓을 들었더니 그 밑에 논 한배미가 있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의 삿갓배미가 거의 전부였다.
여름에는 벼농사로 파란 물결이 되었다가 가을이면 황금물결로 노란 계단으로 겨울에는 마늘로 다시 파랗게 변한다. 맨 아래쪽의 계단 논 아래는 까만 몽돌 해변이다. 해변 왼쪽은 까만 갯바위와 절벽이 바다와 연결되어 운치가 있고 해변 오른쪽은 작은 개울 너머로 수 넓은 바위가 평상처럼 자리 잡고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더해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점점 상업화 되어가고 경작을 하지 않는 논이나 밭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에는 펜션이 늘어나고 민박을 하거나 음식점을 하는 집들이 많이 생겨나 마을에도 관광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관광산업이 농업을 누르면서 주민들의 마음까지 변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마을에서 경사가 심하고 좁은 마을 골목길을 지나다 보면 새끼줄이 둘러져 있는 그리 크지 않는 돌로 만들어진 무덤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밥무덤이다. 이것은 제삿밥을 얻어먹지 못하는 혼령들에게 밥을 주어 풍작과 풍어를 기원하고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곳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10월 15일 밤이면 동제를 지낸다고 한다.

 

 

 

 

 

 

 

▲ 풍어를 기원했던 '밥무덤'

이 곳에서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다랭이 마을 안에는 계단식 논밭만큼이나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가천 암수바위다. 응봉산과 망산을 양쪽에 두고 남근처럼 불룩 솟은 숫바위와 그 뒤로 누운 듯 나지막하게 서 있는 암바위인데 가천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가져오는 중요한 기원석이다. 가천 암수바위를 마을 가장 아래쪽에 바다를 내려다보며 모셔져 있다. 또한 마을 곳곳에 벽화가 그려져 있어 다랭이 마을의 또 다른 명물이 되고 있다. 그리고 앞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먹을 수 있는 민박집이 많이 있고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집도 있어 농주 한 잔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 수도 있다. 그리고 이곳의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기도 한다. 마을 곳곳에는 포토존이 있어 사진 담는 것을 도와주었다.
사실 다랭이 논과 가천 암수바위, 밥무덤, 벽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벽화 그리고 아름다운 해안가의 모습이 가천 다랭이 마을의 아름답고 정겨운 모습이 되어 트레이드 마크로 다가온다.

■ TIP 

흔히 남해사람들은 남해를 보물섬이라고 말하는데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행지가 많아서 보물섬이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 중에서 남해 가천 다랭이 마을만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 곳의 민박이나 펜션에서 1박을 하는 것이 좋다. 민박집의 숙박요금은 보통 50,000원이고 여름에는 바다체험활동이 있고 모내기철에는 모내기 체험과 쟁기 체험활동도 있는데 마을 홈페이지를 참고로 하고 다랭이 마을 사무장(010-9809-2660)에게 문의하면 안내를 해준다. 이곳에서 가까운 곳에 아메리칸 빌리지와 용문사가 있으니 함께 방문해도 좋다. 그리고 어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오니 카메라는 꼭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 

전화번호 : 055-862-8027
주소 :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남면로 679번길 21 다랭이마을
홈페이지 : http://darangyi.go2vil.org/index.php

◇가천 다랭이 마을 가는 길 

홍성 - 예산수덕사IC - 대전상주 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 호남 고속도로 - 익산포한 고속도로 - 순천완주 고속도로 - 완주 고속도로 - 남해고속도로 - 하동IC - 남해대교 - 남해 - 가천다랭이마을 (총 4시간 30분 - 5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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