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 양산·행정불신등 야기… 투명성 확보돼야
홍성군은 지난달 13일 궁리지구 관광단지 조성 사업에 대해 사업포기를 HS개발공사에 통보했다.
사업 포기를 통보한 문서는 홍성군의 정식 공문이 아닌 김석환 군수 명의의 '사적 공문'<사진>이었다.
공문은 외견상 정식 공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서 번호나 발신처 등이 빠져 있는데다 도장도 관인이 아닌 김 군수의 개인 도장이 찍혀 있는 사적인 문서로 작성됐다.
문제는 사업포기와 같은 중대한 사안을 통보하면서 정식 공문이 아닌 밀실에서 개인적으로 작성된 문서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업자 측과 사업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모두 정식 공문이 사용되어 왔다.
사업자 변경이나 사업 포기 등의 중대한 사안을 군수실에서 대충 작성해 통보하는 것은 행정업무 추진 상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업무 추진과정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김 군수는 이에 대해 "HS개발공사가 자금 차입을 논의했던 SK증권과의 정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작성해 주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행정을 총괄하는 수장 명의로 이같은 공문이 개인적으로 작성될 수 있는 지 의문스럽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홍성군은 지난 2011년 3월 1조원 이상이 투자되는 서부면 궁리지구 관광단지사업을 계획한 HS개발공사와의 MOU도 아무도 모르게 비밀리에 체결돼 갖가지 의혹과 억측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 군수는 이에 대해서도 "대규모 개발 사업이 공표될 경우 해당 지역의 토지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이 우려돼 사업자가 제안서를 제출하기 이전까지 발표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당시 민간사업자의 사업제안 이전에 비밀리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업추진에 협력하기로 한 것은 명백한 특혜가 아니냐는 비난 여론에 몰리기도 했었다.
또한 사업기간이나 1조원이 넘게 소요되는 투자자금 문제 등 사업의 실현 가능성도 의심받았으며 자칫 잘못될 경우 홍성군이 도의적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판도 받았었다. 이처럼 궁리지구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초기 MOU 체결부터 마지막 사업포기 통보까지 상당수 사안이 지극히 비밀리에 진행돼 밀실행정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같은 군의 밀실행정은 각종 루머를 양산하고 여론분열을 조장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 향후 사업 추진에 있어서는 모든 사안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내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궁리관광단지 조성사업의 경우 대규모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인데다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도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사업추진 전반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군은 반발이 거세다는 이유로 비밀행정을 견지하고 있어 온갖 의혹과 루머만 확대 재생산되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다른 민간 사업자를 유치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철저한 사업검토와 투명한 행정절차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군의 대규모 민자유치에 대한 갈지자 행보는 결국 군민의 행정 불신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