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보통합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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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보통합 이대로 좋은가
  • 김만곤(홍성어린이집 원장)
  • 승인 2014.04.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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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보육과 유아교육역사에서 의미 있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이루고자한 유보통합이 실질적으로 시작된 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원화돼 있는 유아교육(유치원)과 보육(어린이집)을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통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4년 3월부터 이용대상통합을 농어촌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시범 실시해 나간다는 것이다.
먼저 올해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교사 특별활동 급식 등의 정보를 통합해 공시하고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와 유치원 평가를 연계하기로 했다. 2015년부터는 현재 어린이집아이사랑카드, 유치원 아이 즐거운 카드를 하나로 통합하고 교실면적과 교사 당 아동비율 등 시설기준을 정비 통합한다. 또 이용시간과 0~2세유치원 이용 허용 등 이용대상과 교육과정을 통합하고 교사자격과 양성체계도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2016년도에는 복지부, 지방단체(어린이집), 교육부, 시도교육청(유치원)으로 이원화된 관리부처와 재원통합을 마무리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교사 처우격차 해소 등을 단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유보통합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첫째 본질적으로는 보육과 유아교육을 통합하는 정책으로 무상화함으로써 공공영역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누리교육과정을 현행 3시간에서 5시간으로 확대함으로써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유아교육은 공동체적인 온화함과 가족 같은 작은 단위의 가정교육의 보완적 교육이므로 개별 유아교육기관은 질 관리를 위한 참고용이지 모든 유아교육기관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현재 각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특기 적성교육을 시행하고 있어 누리과정이 잘못 운영되면 유아교육의 획일화로 인한 질의 저하가 초래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둘째 보육과 유아교육을 위해 정부가 더 앞장서야 할 것은 영유아의 양육과 교육이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더 많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육아휴직제도나 양육수당 제도를 확대하는 일이다. 그리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할 일은 보육과 유아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이 강화되도록 부모와 협력하는 일이며 어린이의 안전한 보육 및 교육환경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유보교육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셋째 어린이집 교사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대부분 교사는 하루 10시간가량 근무하며 1인당 담당하는 영·유아가 평균 10명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악순환이 지속될 경우 보육교사에게 아동들은 보육의 대상이 아니라 단순관리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비극이 초래될 수 있다. 또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서비스 질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어린이집 보육서비스에 대한 부모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70점에 그치고 있다. 이는 보육과 유아교육 예산을 집행하면서 보육료와 양육수당 확대에만 주력한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제까지의 보육강화는 가정의 구매비용을 지불하는데 쏠려있으며 정작 보육 서비스의 질 개선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따라서 앞으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서비스 품질개선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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