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만해 서거 70주기… 전국서 추모행사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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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만해 서거 70주기… 전국서 추모행사 풍성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4.06.2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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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인제 서울 성북동·심우장서 학술대회·공연등 다채
오는 29일 만해 선사 열반 70주기를 맞아 합동다례제 봉행과 학술토론회, 각종 문화예술 행사 등 추모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다채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와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은 만해 선사 열반 70주기 남북합동 다례제를 오는 29일 북한의 금강산 신계사에서 공동으로 봉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만해 선사는 북한에서도 ‘민족의 지도자’로 높이 평가받는 인물로 남북의 불교도들이 만해 한용운 선사의 추모행사를 함께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는 만해 선사에 대해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나섰던 만해 한용운은 조선의 독립이 민족 스스로의 결사적인 행동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행동파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남북 합동 다례제는 이 같은 사정을 감안, 조계종 민추본이 지난 3월 중국 심양에서 진행된 남북불교교류 실무회의를 통해 북측에 제안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민추본은 올해 만해 선사 열반 70주기를 맞아 합동다례제 봉행과 학술토론회를 함께 제안했고, 조불련은 합동추모제와 관련, “반일투사이자 민족대표 33인의 한 분으로 북측에서도 대단히 존경받는 민족의 지도자”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민추본과 조불련은 추모행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오던 중 최근 선사의 열반일인 오는 29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합동 다례제를 봉행키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도 인제의 만해마을에서는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올해로 16년째를 맞는 축전 행사가 열린다. 올해는 70주기를 맞아 추모문화제 등 풍성한 행사를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주관한다. 2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청년만해학교에는 신경림, 박형준, 함명춘, 박소란, 장이지 등 시인들이 강사로 참여하며, 참가자들의 백일장 행사도 열린다. 또 동국대가 주관하는 만해학술대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행사의 핵심이 될 29일 추모문화제에선 북한 금강산 신계사에서 같은 날 열리는 ‘남북합동다례제’에 참석한 지홍 스님이 오후 늦게 참석해 방북보고를 할 예정이다. 또 신경림, 박형준, 함명춘, 윤제림, 이홍섭, 이경철, 휘민 등 저명 시인들과 문학평론가 한만수, 김춘식, 정가(正歌) 보컬리스트 정마리, 가야금 연주자 손채영, 현대 무용가 김윤경 등이 참여해 공동 시낭송회, 시노래 공연, 시낭송과 현대무용을 한데 엮은 김윤경의 공연 등 장르 경계를 뛰어넘는 예술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한용운 선사가 말년을 보냈던 서울 성북구 성북동 심우장 일대에서 대쪽 같은 그의 정신과 삶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기일에 하루 앞선 28일 오전 9시부터 동방대학원대학교 강당에서 ‘만해의 심우장 시대’(1933~1944)를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졌던 1930년대 이후 만해의 삶에 초점을 맞춘 논문 네 편이 발표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부터 심우장 마당에서는 추모 예술제가 열린다. 육군사관학교 군악대의 금관5중주 공연을 비롯해 시낭송, 승무, 뮤지컬 무대가 꾸며진다. 특히 ‘심우’(尋牛)라는 제목으로 선보이는 뮤지컬은 한국독립당 고문을 지낸 독립운동가 김동삼(1878~1937)과 만해의 일화를 다룬다. 또 29일에는 정식 다례를 봉행한다. 다례는 예를 갖춰 차를 공양하는 불교식 행사로 지난해까지 선학원과 성북문화원이 따로 열었으나 올해는 70주기를 맞아 심우장에서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례 행사를 마치면 뮤지컬과 승무 무대가 다시 펼쳐질 예정인 가운데 만해의 혈육인 딸 한영숙 여사 등 유가족이 함께할 예정이다. 홍성에서도 이날 만해 한용운선사 기념사업회 준비위원들과 문화원 관계자 등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해 한용운 선사는 1905년 인제 백담사에서 연곡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19년 3·1운동 때 승려 백용성(白龍城) 등과 불교계를 대표하여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공약 삼장을 집필했고, 독립선언서에 서명했으며 이후 체포돼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을 출판한 것을 비롯해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 불교의 대중화와 독립사상 고취에 힘썼다. 창씨개명 반대운동, 조선인 학병출정 반대운동 등을 폈으며, 1944년 6월 29일 서울 성북동 심우장(尋牛莊)에서 입적했다. 심우장은 한용운 선사가 1933년부터 1944년까지 만년을 보내다가 세상을 떠난 곳이다. 대지의 동쪽으로 난 대문을 들어서면 왼편인 남쪽에 한옥으로 지은 심우장이 북향으로 서 있고, 대문 맞은편에는 단층의 벽돌로 지은 관리인 주택이 심우장과 직교하며 동향으로 서 있다.
만해 한용운 선사는 충청도 홍주(지금의 홍성) 출신으로 본관은 청주이며, 본명은 정옥이다. 용운(龍雲)은 법명이며, 만해(萬海, 卍海)는 아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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