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원도심공동화 방지 도시재생사업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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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원도심공동화 방지 도시재생사업이 답
  • 한관우·서용덕·한기원 기자
  • 승인 2014.07.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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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 지역의 경쟁력이다(1)

도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이 성장과 쇠퇴를 반복한다. 산업화의 중심이었던 도시가 산업구조 재편으로 유령도시처럼 쇠락하기도 하고, 지역주민들에 의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도시재생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지방도시 사례가 늘고 있다. 전국의 자치단체 시·군·구 중 인구 감소와 산업 쇠퇴, 주거환경 악화를 겪는 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28곳(56.1%)이 쇠퇴 도시로 나타났다. 쇠퇴 도시와 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도시재생사업이다. 도시재생은 재개발·재건축 등 그간 시도됐던 방식에서 탈피해 도시를 부분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는 사업이다.

도시재생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주민 스스로가 중심이 되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도시화에 따른 인구집중과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개된 대규모 신규 토지공급과 이를 통한 주택보급은 주거여건을 개선시켰다. 또 급속한 산업화에 대응한 대규모 계획적 산업용지 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의 이면에는 각종 부작용과 함께 개발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대표적인 것이 전통적인 원도심(구도심)의 공동화와 쇠퇴문제다. 제조업이나 전통시장 등이 동력을 잃어가며 도심 내 경제적 기반상실로 도심의 기능은 갈수록 약화됐다. 신도시에 비해 원도심의 건축물은 낡고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기반시설도 절대적으로 열악하다. 이 같은 상황은 홍성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각 도시가 원도심 개발방안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시 팽창에 따른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과거 도시의 중심축이었던 원도심의 급격한 공동화와 쇠퇴현상이 현격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성의 경우도 지난 2012년 말 충청남도 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함에 따라 내포신도시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홍성의 원도심 공동화와 쇠퇴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내포신도시의 아파트 등의 건설에 따른 상주인구의 대이동도 예측되고 있다.
 

원도심의 공동화 해법으로 과거에는 재개발·재건축이 대안으로 제시됐으나, 이 또한 새로운 도시문제를 낳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은 기존 원주민을 삶의 터전에서 밀어내고, 아파트 중심 개발로 도시의 형태를 획일화시켜 지역공동체를 무너뜨린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도시정책의 틀을 바꿨다. 신도시 개발과 같은 대규모 신규개발로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이루기 어려운 만큼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도시정책을 전환했다.

핵심은 도시재생으로, 쇠퇴지역에 대해 지역과 주민이 주도가 되어 도시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근린생활권 활력 유도 프로그램 등에 정부가 지원한다는 것이다. 도심 노쇠화 및 저출산ㆍ고령화 등에 따라 요구되는 ‘생활밀착형 도시재생사업’은 향후 도시경제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 그리고 고용창출 등과 연계되는 만큼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도시재생사업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단순히 지역 특색에 맞는 개발전략을 마련하기보다 개발주체로 참여해 민간의 세제 인센티브ㆍ개발권 이양 등 획일적인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 민간으로부터 투자 및 기부금 등을 지원받는 이른바 ‘재원’과 ‘사업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 성공의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산업이 변화하면 도시도 변화한다. 산업의 흐름이 바뀌면 도시는 낙후되어 버린다. 가정의 난방 연료가 연탄이었던 시대, 강원도의 탄광도시들은 활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하지만 석유가 주원료로 바뀌면서 탄광 도시들은 낙후되기 시작했다. 도심의 공동화와 쇠퇴현상, 다시 말해 죽어있거나 죽어가는 도시를 살리기 위한 해결책이 바로 ‘역사와 문화를 입히는 도시재생’이 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홍성의 특성으로 인식되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입혀 도심재생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역사와 문화를 결합하는 도시재생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 산업화가 먼저 이루어진 나라에서 추진된 것으로, 낙후된 기성 도심부 지역을 개발하여 재활성화를 도모하는 방법이다.

이런 사업은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에서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낙후된 지방 중소도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불어넣고자 도시재생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래시장의 현대화사업을 비롯해 도심지 개발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낙후된 시가지와 협소한 주차시설 등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비결은 차별화된 개발방향과 각종 문화시설이다. 충남을 비롯해 특히 홍성은 도시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나쁘지 않다. 해안선을 낀 자연환경과 역사적 인물을 비롯한 문화적 토양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홍성군은 예술마을 조성을 통해 농촌재생과 마을 만들기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가칭 ‘고암예술마을’조성사업을 들 수 있는데, 한국 미술계의 거장 고암 이응노 화백의 생가와 기념관을 기반으로 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고, 생가 주변 마을을 문화예술 복합 공간화 함으로써 홍성의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발전시키고 농촌재생을 함께 도모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고암예술마을 조성에 있어 군에서 토지를 매입한 후 개발해 분양하는 방식을 지양하면서, 주민들의 참여 속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차적으로 예술가들이 주민화되는 과정을 거쳐 예술과 농업, 예술의 농촌생활화 형태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롤모델을 만들어나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休+ 學+ 游+ 習(휴학유습)’의 개념 아래 소요방식의 레저공간과 프로그램 제공, 농촌생활 체험프로그램 제공, 홍성인물 탐방루트 개발 등 주변 문화인프라와의 연계성 제고,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 제공, 공동창작실을 이용한 놀이와 체험 제공 등이 제안되고 있다. 또한 이응노생가 기념관과 홍천마을의 구 마을회관, 현재의 마을회관이나 빈집 등을 활용해 건축·디자인 관련 창작스튜디오를 지원하고, 숙박시설·전시장·북카페 등을 조성해 예술마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홍성군의 도시재생 방안의 하나로 제시되는 고암 이응노 화백의 생가가 위치한 홍천마을은 내포신도시, 홍성읍과 인접해 있어 성공적으로 예술마을이 조성되면 지역의 문화배후지 역할을 담당하면서 충남도와 농업과 예술, 교육이 공존하는 농촌재생 모델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 내포신도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홍성 원도심의 공동화와 쇠퇴현상을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의 도시재생사업은 꼭 필요하며 성공 가능성 또한 크다.

도시재생사업은 역사와 문화 등 인문적 자원과 지리, 환경 등 자연적 조건을 고려해 지역의 사정에 맞춰 창조적으로 추진돼야 성공가능성에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돼야 할 것이 있다면 지역주민들의 참여다. 주민들의 참여 없는 재생사업은 인천 송도신도시 개발과정에서 보듯 갈등과 반목을 일으킨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그것이 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불이익을 준다면 실패한 정책이 된다. 홍성의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리면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기획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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