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구의 토사퇴적… 퍼내도 퍼내도 쌓이는 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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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구의 토사퇴적… 퍼내도 퍼내도 쌓이는 토사
  • 뉴스서천,태안신문,홍주신문 연합취재단
  • 승인 2014.07.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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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가 부른 재앙 충청해안의 토사퇴적 <1>

◆연재를 시작하며
충청도 해안 전역에서 토사퇴적이 발생하여 저서생물이 급감하고 있고 반농반어인 농어촌의 소득이 줄어들고 있으며 항구 기능이 쇠퇴하고 있다. 이는 크고 작은 강 하구마다 하굿둑으로 막혀있고 무분별한 공유수면 매립으로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의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둘러막은 새만금방조제는 충청 해안에도 영향을 미쳐 어장의 황폐화를 불러왔으며 충청 연안에 토사퇴적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뉴스서천 허정균 기자·태안신문 김동이 기자·홍주신문 한관우 기자의 연합공동취재로 충청 전 연안의 토사퇴적 상황과 그로 인한 피해를 알아보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금강 하구가 하굿둑으로 막히기 이전 조수는 부여까지 올라갔었다. 하굿둑이 생기기 직전까지만 해도 강 하구에서 40여km 내륙의 논산시 강경에 고깃배가 오갔다. 간조 때에는 바닷물이 급하게 빠져나가며 토사를 먼 바다로 끌고 가 부려놓아 강 하구에 토사가 쌓이는 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 금강하굿둑이 완공되며 하굿둑 바깥으로 토사가 쌓이기 시작해 지금은 거대한 환경재앙을 불러올 수준에 도달했다. 장항항의 항구기능 마비는 물론 여름에 큰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면 장항읍 곳곳이 침수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강 건너 군산 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군산 내항은 2006년도에 이미 폐쇄됐으며 군산외항의 수심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에 군산시에서는 새만금방조제로 육지가 된 신시도에 새로운 항구를 건설하는 것을 대안으로 삼고 있다.
금강하구에 토사가 쌓이는 원인은 금강하굿둑, 북측도류제, 새만금방조제 등으로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다. 밀물 때 조수가 들어오는 힘(창조력)보다 썰물 때 빠져 나가는 힘(낙조력)이 낮기 때문에 조수가 토사를 몰고 와 부리고 나가는 것이다.

 


◇얼마나 쌓이고 있나
군산지방해양항만청이 용역을 의뢰해 금강하구의 토사퇴적을 조사하고 2013년 12월에 발간한 금강하구 수리현상 변화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개야수로와 북방파제 해역을 제외한 하굿둑~군산내항, 군산내항~장항항, 장항항~군산외항, 도류제 사이 등 총 3767만㎡의 해역에서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연 평균 612만여㎥의 토사가 퇴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분별로 나누어 보면 이 기간 동안 연평균 군산내항~장항항 사이 157만㎥, 장항항~외항 164만㎥, 도류제사이 232만㎥, 외항밖에 61만㎥의 토사가 각각 퇴적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부의 준설예산은 쌓여가는 토사량에 비해 형편없다. 정부는 지난 2008년 26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401만㎥를 준설했다. 이어 2009년에는 200억 원의 지원에 278만㎥를 준설했고, 지난 2010년에는 287억 원에 393만㎥, 2011에는 273억 원에 341만㎥를 준설했다. 2012년에는 130억의 예산으로 148만㎥를 준설하는 데 그쳤으며 지난해에는 50억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총 53만㎥를 준설했다. 장항항 외항에서는 2개 지점 6만5772㎥를 준설했다고 군산항만청은 밝혔다. 최근 5년간 총 1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이다.
이처럼 예산을 투입해도 준설량은 금강하구 일원에 쌓이는 토사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에도 50억 원의 준설예산이 책정돼 있다. 군산항만청에 따르면 이 예산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간조 때에 연안여객선의 입항도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다.
◇산란장 상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갯벌을 끼고 있는 한국의 서해는 예로부터 다양한 어족자원이 있는 황금어장이었다. 이러한 서해어장의 중심에 금강 하구갯벌이 있어 해양생물들의 산란장 역할을 했다. 숭어, 농어, 멸치, 전어 등 서해연안에서 잡히는 거의 모든 어종들이 금강 하구에서 산란을 했다.
그러나 1990년 금강하굿둑이 막히며 육지의 영양염류 유입이 줄어 먼 바다에서도 어장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6년 완공된 새만금방조제는 동진강과 만경강으로부터 유입되는 염양염류를 차단해 서해 인근 어장의 황폐화를 불러왔다. 금강하굿둑이 막힌 후에도 금강하구는 이러한 산란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토사가 쌓여가며 이러한 역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항구기능 마비
금강하구 수역의 수심은 본래 장항 쪽이 더 깊었다. 그러나 일제가 쌀 수탈과 어업 전초기지로 군산항을 개발하면서 장항항은 군산항을 위한 희생양이 되었다. 물길이 군산 쪽으로 세게 흐르게 하기 위해 장항읍 장암리와 원수리에 잠제(潛堤:물에 잠기는 제방)를 설치했다. 또한 금강하굿둑을 막을 때에도 배수갑문을 모두 군산 쪽에 설치해 군산 쪽으로 물길이 흐르도록 유도했다. 또한 1996년에 군산 외항의 토사퇴적을 완화시키기 위해 북측도류제를 완공(7100m)했다.
이어 2000년에 북방파제, 2008년에 남방파제가 완공되었는데 오식도와 비응도를 육지화 하며 ㄷ자로 뻗어나간 군산산업단지는 금강 하구 일원을 커다란 만 형태로 바꾸어 놓았다. 여기에 2006년 완공된 새만금사업의 외곽방조제는 조류의 세기를 약화시켜 토사 퇴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에 1만t급 2선석이 마련된 충남 최초의 국제무역항인 장항항은 갈수록 쌓여가는 토사로 인해 5000t급도 접안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선조차 장항항을 드나들 수 있는 시간이 만조 무렵으로 제한되고 있으며 그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저지대 침수 사태
토사퇴적이 불러온 또 하나의 재앙은 저지대 침수 사태이다. 장항의 대표적 저지대인 신창리 등 3개 지역이 지난 2011년 7월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내린 236㎜의 비로 51개주택이 침수돼 1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농경지도 12.5ha가 침수돼 16억20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등 매년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장항군은 빗물저류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매년 집중호우 때마다 저지대 지역인 창선리와 신창리, 화천리 등 3개 리의 상습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 및 굴착식 저류조와 게이트 펌프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총 15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 군비가 77억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한꺼번에 수백㎜의 폭우가 쏟아지거나 태풍이 불 때 만조와 겹치면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우선 준설예산을 늘려 쌓여가는 토사의 속도를 늦추고 금강하구의 재자연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기획취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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