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발전 논의 자체가 부끄러운 일”… 경기만 전체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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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발전 논의 자체가 부끄러운 일”… 경기만 전체에 영향
  • <뉴스서천 ·태안신문 ·홍주신문 연합취재단>
  • 승인 2014.09.2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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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가 부른 재앙 충청해안의 토사퇴적<5>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과 토사퇴적

유속 떨어지며 토사퇴적 가중…대산항 등 준설비용 늘어나

‘서해안 시대’를 외치며 대통령이 된 노태우는 대산읍에 석유화학단지를 들여앉혔다.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수요뿐만 아니라 주변에 자동차 및 부품 산업벨트가 형성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석유화학제품 수요도 크게 늘어 적지로 떠올랐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대산읍 독곶리 일대에 삼성토탈, LG화학, 롯데대산유화, 현대오일뱅크 등 유화업체 4개사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해는 수심이 얕고 갯벌이 잘 발달하여 갯벌을 잘 보전하는 것이 공업단지로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생산성이 높으며 한번 사고가 나면 수 십년 동안 회복 불능의 생태계 파괴를 불러오는 유조선이 자주 드나드는 석유화학공업단지를 들여앉히는 것은 무리였다.

이러한 곳에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가로림만을 막는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생태계 파괴와 함께 인근 해역의 유속이 느려져 대산항 주변은 물론 그 영향이 아산만까지 미쳐 토사 퇴적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서천과 태안신문, 홍주신문 연합취재팀이 지난 8월 24일 태안군 학암포항을 출발해 가로림만 해역을 답사했다.

 

 

 

 

 

   가로림만 입구 만대항 주변의 낚싯배.

숲에 이슬이 더해진다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가로림만(加露林灣)은 남쪽의 천수만(淺水灣)과 함께 태안반도의 허리를 잘록하게 만들었다. 조선시대에 이곳에 운하를 뚫는 일이 추진되기도 했다. 가로림만의 해안선 길이는 162㎞, 해역면적 113㎢, 입구 폭은 3.2㎞, 남북 폭은 22.4㎞로 입구가 좁고 만의 내부가 넓은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다.

주변은 산세가 높아 유입되는 소하천도 거의 없는 곳으로 모래펄 갯벌이 잘 발달된 전형적인 ‘내만형 갯벌’이다. 이곳에 천연기념물 331호이자 멸종위기동물 2급으로 지정된 점박이물범이 서식하고 있다. 갯벌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물범이 서식한다는 것은 이곳 갯벌이 그만큼 살아있다는 지표이다.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예정지.

 

 

 

 

 

                                                          가로림만 주변의 밀물 때 조류 흐름. 썰물 때에는 이의 반대 방향.

이득보다 국민부담이 더 큰 사업
취재팀은 가로림만 입구에 도달했을 때 조류가 급하게 가로림만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만대항에서 출항한 낚싯배 10여척이 부지런히 우럭 등을 건져 올리고 있었다. 이곳에 공기업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조력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태안군 만대 포구와 서산시 벌천포 포구 사이 2km를 방조제로 막고 20개의 수차를 설치하여 하루 520Mw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찬성측에서는 “해수가 드나들기 때문에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어촌으로 발돋움 하자”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가로림만에서의 조력발전 추진은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를 모델로 하고 있다. 대서양으로 흐르는 랑스강 하구를 막아 24개의 수차를 설치하여 66년부터 가동, 연간 55만Mw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한다. 이 밖에 캐나다와 러시아, 중국에서 랑스 조력발전소의 1/10 규모로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1961년 프랑스가 조력발전소를 건설을 시작하던 때만 해도 환경보존에 대한 의식이 희박했다.

OECD 국가에서 조력발전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선진국들은 조력발전이 아닌 조류발전을 연구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조류 발전이란 제방을 막지 않고 조류가 센 곳의 수중에 수차를 설치하여 전기를 얻는 방식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가로림만 조력발전 타당성 검토에 참여했던 과학기술대 유승훈 교수는 “조력발전으로 인한 이득보다 이로 인해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더 커 해양수산부 시절 유보했던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죽뻘로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
밀물 때 가로림만 바깥쪽에서 조류는 충남 북부 해안을 따라 급하게 경기만과 아산만 쪽으로 흘러가며 썰물 때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이 때 바닷물은 가로림만 안을 들어갔다 나오는데 조력발전을 위한 방조제로 흐름이 막혀 조류의 유속이 약화된다.일본 나가사키현에서 이사하야만을 막음으로써 아리아케해의 어획량이 1/10 감소하고 일본 최대의 김양식장이 궤멸됐다.

반시계 반향으로 도는 아리아케해 조류의 유속이 30% 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현재 새만금 방조제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영향은 충청 연안까지 미쳐 현재 그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이다.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을 위한 방조제가 생기면 유속이 감소되어 각종 어족자원의 산란장인 모래펄갯벌이 펄갯벌(죽뻘)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토사가 쌓여 해양생물이 급격히 소멸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경기만 전역에 영향을 미쳐 어장의 황폐화로 이어질 뿐 아니라 대산항을 비롯, 당진항, 평택항 등지에까지 토사 퇴적이 가속화 되어 그 준설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끝>
                                          <이 기획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 사업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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