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의 원류… 도랑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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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의 원류… 도랑이 살아난다
  • 김현선 기자·취재동행·최선경 홍성군의원
  • 승인 2014.08.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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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녹색도시의 시작 자연형 하천복원 ① 아산시

 


최근 들어 ‘생태하천’ 조성이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전국 곳곳의 크고 작은 하천에서 중앙정부, 지자체 등이 ‘자연형 하천’, 또는 ‘생태하천’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생태하천 및 생태복원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제도적·정책적 뒷받침은 열악하다. 오히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인공하천, 혐오하천, 또는 공원하천으로 변질되기 십상이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본보는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환경부가 추진하는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충남도의 도랑살리기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홍성군의 상황을 바탕으로 국내외 선진지 사례보도를 통해 이상적인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충남도가 ‘주민과 함께하는 도랑살리기 운동’을 중점 추진 중인 가운데, 도내 각 시․군에 추진협의회가 잇따라 구성되며 도랑살리기 운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시․군 도랑살리기 추진협의회는 행정팀과 실천팀, 교육팀, 사업팀, 협력팀 등 5개 팀으로 구성되는데 시․군과 읍․면사무소 공무원으로 구성된 행정팀은 사업 추진 및 행정지원, 견학 안내 및 홍보, 주민 참여 독려, 유지관리 모니터링 등을 진행한다.

 

 

 

 

 


마을주민들이 참여하는 실천팀은 정화활동, 수변식물 식재 참여, 교육 프로그램 참여, 도랑 사후 관리, 녹색마을 조성 등 도랑살리기 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한다. 환경․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교육팀은 실개천 관리나 친환경 세제 만들기, 유용미생물(EM) 이용 친환경 농업 살충제 만들기 교육 등을, 조경업체 등으로 구성된 사업팀은 물길과 생태공간 조성 등을, 지역 기업체와 인근 학교 등 협력팀은 행사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게 된다.

도랑살리기 운동은 지난해부터 5년간 90억원을 투입, 도내 300개 도량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아산시 시책사업인 ‘실개천 살리기 운동’은 지역하천 살리기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아산시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녹색도시 건설을 목표로 민․관․기업체가 공동 협력해 연차적으로 실개천(도랑)살리기 운동을 추진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아산시 주민참여형 실개천 살리기 사업은 매년 각종 대회 등에서 수상했다. 2011년 낙동강유역 환경청이 주최한 도랑살리기 경진대회에서 배방 창터마을이 수상했으며, 2012년 환경부가 주최한 수생태복원 우수사례 콘테스트에서 송악 적지미 마을이 격려상을, 아산시가 기관표창을 수상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주민참여형 실개천 살리기 사업이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개천 살리기 사업이란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마을주민, 기업체, 민간단체, 유관기관 등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실개천(도랑) 살리기 사업이다. 2011년 아산시는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실개천 실태조사를 통해 최초 사업 대상지 3곳(배방 창터마을, 송악 적지미마을, 영인 배두살마을)을 선정했고 이후 마을주민, 공무원, 인근 학교 학생, 환경단체, 인근 기업체 직원 등 350여 명이 모여 실개천 살리기를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실개천 살리기에 동참했다.

참여 주체별 협력적 거버넌스의 역할 분담을 보면 먼저 지자체에서는 마을 실개천(도랑) 살리기 운동의 예산과 행정적 지원 및 홍보를 도왔고, 환경단체에서는 민․관 협력의 연결자 역할 및 주민교육․계도 활동을 도왔다. 이어서 마을주민들은 실개천 살리기 운동의 자발적 참여 및 오염저감관리를 실천했다. 거버넌스 활동 과정에서 주민들의 자율적 참여로 실개천은 물론 주민공동체까지 회복되는 성과를 거뒀다.

마을별 노인회, 부녀회, 청년회 등이 중심이 된 ‘실개천 지킴이’ 활동이 전개됐고 지킴이들은 주기적인 하천정화활동과 생태계 교란 식물 제거, 각종 오염행위 예방․감시, 친환경 세제 사용 및 쓰레기 분리 배출 홍보 활동을 자발적으로 실시했다. 아산시청 환경보전과 김영진 팀장은 “주민과 함께하는 실개천 살리기 운동을 통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실개천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공감대와 희망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홍성군에서도 지난해 도랑살리기 대상지로 금마면 월암리 봉암마을 도랑 250m, 구항면 황곡리 황곡마을 도랑 250m 등 2곳을 선정하고 마을 도랑의 원형복원, 환경보전․교육 등을 추진했다. 홍성군은 이를 위해 마을주민, 청정홍성21협의회, 군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상대적으로 관심과 투자가 미흡한 하천 상류지역을 맑고 깨끗한 환경으로 가꾸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도 도랑살리기 사업 대상지로 장곡면 월계1리 310m 구간을 선정하고 30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9일 마을주민과 관계자들은 대전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선진지 도랑 (우명동 새골마을, 평촌동 증촌꽃마을, 흑석동 등골마을) 3개소를 견학했다. 대전 서구는 민․관․기업체 참여협약으로 거버넌스 추진단체를 구축하고 체계적인 도랑살리기 사업을 추진했으며, 갑천 상류지역 도랑수질 개선과 수생태계 복원에 전념해 왔다.

특히 마을별 특성과 여건을 고려해 만든 도랑을 활용한 주민휴식 공간과 마을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처리하기 위한 6단계 정화구역으로 조성된 생태습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성군 환경과 이민규 주무관은 “주민들이 선진지를 방문하고 난 후 마을별 테마가 있는 맞춤형 도랑살리기 사업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며 “친수공간 조성에 힘쓰기 보다는 근원적인 오염원을 철저히 제거하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살려 농촌마을에 활기가 넘치는 친환경 청정마을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생태하천복원사업은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토건사업이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하천’으로 되돌리기 위한 본래 목적을 먼저 살려야 한다. 마을마다 도랑이 살아난다면,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동식물의 서식지를 찾아줌으로써 우리의 삶도 한결 윤택해질 전망이다.
<이 기획취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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