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보는 세상… 그리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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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보는 세상… 그리고 사람들
  • 김현선 기자
  • 승인 2014.10.0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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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홍성사진동우회

지난 1월 용봉산으로 떠난 정기 출사 당시 찍은 단체사진.

높고 푸른 하늘 아래 한 장, 한 장의 사진이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지난달 28일 막 내린 홍성역사인물축제 기간 동안 여하정에서 홍성사진동우회의 정기회원전이 열렸다. 탁 트인 공간에서 전시회를 하다 보니 누구나 오가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역동적으로 흐르는 계곡의 모습을 담은 풍경사진부터, 곱게 피어난 꽃 사진, 인물사진까지. 회원들의 취향 따라 작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한쪽에는 매년 열린 내포축제의 풍경을 찍은 사진도 있다. 사진을 보던 한 관람객은 “딸이 대학생인데 초등학교 때 축제에서 사물놀이 하던 사진이 있어 깜짝 놀랐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사진은 사람들의 시선뿐 아니라 마음도 끌어 모으고 있다

. “퇴임하고 귀농한 지 얼마 안 된 부부신데, 전시회 사진을 보곤 함께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홍성사진동우회의 역사는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성에서 사진을 좋아하는 3040청년들이 모여 함께 출사를 나가고 사진에 관해 토론하던 게 시작이었다. 그 시절 함께 했던 사람까지 이제는 30대부터 60대까지 사진동우회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차가 없어 버스를 타거나 승용차 1대에 5~6명이 끼어타고 출사를 다녔다. 카메라가 없으면 빌려서라도 사진을 찍었다. 그해 겨울부터 지금은 사라진 명동골목의 마당다방에서 정기전시회를 열었다. 당시 다방은 문화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전시회가 홍성문화원을 거쳐 이제는 축제기간 여하정에서 열리고 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사진동우회에 함께 하고 싶다면 매월 떠나는 정기출사에 한 번 이상 나와야 한다. 정기출사는 한 달에 한 번, 마지막주 일요일에 떠난다. 주로 보령, 부여 등 홍성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출사를 나간다. 연 초가 되면 일 년 계획을 세우고, 출사지를 정하는데, 계절에 맞는 출사지를 정한다. 봄에는 꽃을 찾아, 여름에는 바다와 연꽃을 찍으러,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 대상에 오른다.

10월의 출사는 통영으로 떠난다. 일 년에 한번, 정기회원전이 끝나고 나면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장거리 출사를 간다. 평소 함께 출사를 나가지 못한 가족들에 대한 배려다. “출사를 일요일에 가는데, 주말엔 가족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 크잖아요. 그런데 새벽같이 나간다고 하면 아쉬워하는 가족들이 많았어요. 가족, 아이들과 함께 출사를 나가 서로 사진도 찍고 하면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출사를 나가면 사진동우회 회원들간의 끈끈한 멤버십은 더욱 빛을 발한다.

회원들 간의 멤버십은 오래도록 사진동우회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사진에 대한 열정만큼 서로를 챙기는 마음도 크다. “사진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멘토가 되어 가르쳐주고, 피드백을 줍니다. 10년이상 하신분들도 많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홍성사진동우회에는 86년 창단때부터 함께한 강태훈 혜전대 교수가 지도위원으로 있어 회원들을 돕고 있다.

강 교수는 “예술은 혼자 시작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며 “누군가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사진의 질도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돕고 이끌어주는 분위기 때문인지 회원들 중에는 5년 이상,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회원도 많다. 점점 사진에 열정이 생기고, 욕심이 생기다보니 똑딱이 카메라로 시작해 이제는 작가 반열에 오른 회원도 여럿이다.

김주연, 산수유
한현정, 유채꽃

한상철, 안개

전국 각종 사진공모전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한 실적도 화려하다. 사진동우회 한현정 부회장은 사진을 찍는데는 사진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엇을 찍었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찍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사물은 사진가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됩니다” 사진의 매력이 회원들을 사진예술에 빠지게 만들었다. 사진동우회 김주연 회장은 사진의 매력을 순간의 찰나를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사진으로 순간의 희로애락이나 가슴뭉클한 경험의 순간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습니다. 언제든 당시의 사진을 꺼내보며 그 순간을 추억하고 되돌아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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