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장, 대목은 없고 인심은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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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장, 대목은 없고 인심은 가득···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5.09.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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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
추석물가, 과일 값 내리고 육류·어류는 올라
▲ 대목장을 맞은 홍성5일장, 사려는 사람은 없고 장사꾼은 한가롭다.

지난 21일,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일주일 남겨놓고 홍성 5일장에 대목장이 열렸다.
그 옛날 명절 대목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붐비고 좋은 물건을 조금이라도 더 싸게 구입하려는 사람들과 손님 한명이라도 더 잡으려는 상인들의 흥정소리가 시장 안을 활기로 가득 채웠다. 하지만 기자가 찾은 5일장은 마지막 대목장이 남아서인지 발 디딜 틈 없이 붐비지는 않았다. 상인들은 한결같이 이제 대목장은 옛말이라며 울상을 짓는다.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대형마트에 밀려 갈수록 손님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새벽 찬 이슬 맞으며 집 앞 작은 텃밭에서 손수 기른 호박잎, 오이 등 야채를 들고 나와 장터 한켠에 앉아 오가는 이를 연신 부르는 최동정 (90) 할머니.
최 할머니는 “9년 전 할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혼자 살면서 생활비라도 벌려고 나왔지만 하루 종일 만원도 못 팔았다”며 ”나이 90넘어 이게 할 노릇인지, 3만원만 가지고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서도 어쩌다 오는 손님을 반기며 덤을 듬뿍 얹어준다.

그래도 어물전만은 약간씩 붐비는 모습이다. 부친의 뒤를 이어 2대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봉규(32)씨는 “추석이 일주일정도 남았지만 사실상 추석 대목장인데 손님들이 거의 없어 명절 대목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며 “작년에 비해 올해는 손님이 더 줄어 든 것 같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대목장이 남아있긴 하지만 추석 바로 전날이라 반나절만 장사가 될 것”이라며 “장가 갈 밑천 마련하기 어렵다”며 씁쓸해 한다.
제수를 장만하려고 생선가게에 들렸던 주부 강선자(52)씨는 “마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재래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라며 “많이 붐빌 줄 알았는데 평일 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올해 태풍 등 자연재해가 없어 작황이 좋아 작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과일가게도 한숨 쉬기는 마찬가지. 상인 신 모 씨는 “가격이 저렴한데도 차례 상에 올릴 만큼만 구입 한다”며 “내일이나 모레는 좀 나아지겠지”라며 기대해본다.
상인들의 긴 한숨소리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이제 옛말인 듯 하다.

같은 시각, 지역 내 H마트에는 제수용품과 추석선물세트를 구입하려는 손님들이 많았다.
H 마트 관계자는 “명절 전까지 판매해봐야 알겠지만 판매량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주로 제수용품과 추석선물용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추석차례상차림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은 19만 4000원~19만 6000원이고 대형유통업체는 27만 6천원~28만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추석물가는 과일은 다소 하락한 반면 어류와 육류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군이 조사한 추석물가동향에 따르면 배(500g, 1개)와 사과(400g, 1개)의 경우 지난 해 4000원인데 반해 올 해는 2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육류는 쇠고기(한우 1등급 등심 600g)이 지난 해 15000원에 판매된데 비해 올해는 3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어획량 감소로 인해 조기(부서 생선길이 20cm 1마리)는 지난해 5000원에서 7000원으로 상승했다.
물가 상승폭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서민들이 체감물가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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