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 결성향교 새 생명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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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역사 결성향교 새 생명 불어넣다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5.11.0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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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궁금하다 (2) 문화in장꾼 이현조 씨

 

▲ 이현조 씨.

결성면 면소재지인 읍내리에 위치한 결성향교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향교다. 찾는 이가 없어 굳게 문을 잠근 여느 향교와 달리 이곳은 일 년 내내 문을 열어두고 있다. 결성향교를 찾으면 늘 도포나 전통의상을 입은 이가 반갑게 맞이하는데 문화in장꾼의 이현조 씨다. 이 씨는 지난해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살아 숨쉬는 서원·향교 활용사업’을 통해 본래 기능을 잃고 멈춰있던 결성향교의 기능을 되살려 향교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결성향교를 찾은 이는 1500여 명이 넘는다. 이전까지 한해 방문객이 100여 명을 넘기 어려웠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는 메르스의 영향으로 상반기 관광객이 급감했음에도 지난달 기준 방문객이 1500여 명에 육박해 올해 말까지는 무난히 2000여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씨는 “향교 활용사업 첫해인 지난해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제는 홍성에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면 결성향교가 나올 정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결성지역에 있는 문화유산만으로 체류하며 즐길 수 있는 관광상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광천읍 벽계리 출신으로 어린 시절에는 시인을 꿈꾸는 문학소년이었다. 이 씨는 “등단은 2005년에 했지만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니 꽤 오래 됐죠”라고 말했다. 이어 “시만 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싶어 서울에서 사업을 했는데 당시에는 시를 별로 쓰지 못하고 망한 이후에나 시에 전념할 수 있었죠”라고 말했다.

사업을 정리하고 2006년 홍성으로 돌아온 이 씨는 한동안 시를 쓰는데 전념했다. 그러던 중 2011년 당시 홍성문인협회 신소대 전 회장의 권유에 홍성예총에서 활동하며 지역에서 문화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비영리 문화예술 단체인 문화in장꾼을 설립하고 문체부 지역특성화문화예술사업 공모를 통해 홍성전통시장에서 장터시인학교, 홍주청소년 디카 시에 담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충남도 우리문화 즐기기 사업의 일환으로 김성달 가문의 문학사를 통해 홍주의 정신문화를 연구한 ‘홍주의 얼’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신청한 ‘살아 숨쉬는 서원·향교 활용사업’에 선정되며 결성향교에 생기를 불어 넣어 활성화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친구야, 향교가자!’라는 주제로 향토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 체험교육과 인문교양강좌 등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조선시대 그림을 통해 그 시대 사정을 옅보는 미술인문강좌 인 ‘조선을 엿보다’, 1박2일 일정으로 결성의 문화재탐방과 인문강좌, 유생체험 등 다각적인 문화체험을 통한 인문학강좌인 ‘인문학 스꼴레’ 등을 추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씨는 “저만 하더라도 인문학 강좌를 열성적으로 들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죠. 인문학을 즐겁게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풍성한 체험프로그램으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끌게 했고 강사와 청강자가 편하게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인문학 스꼴레는 마니아층을 형성해 수강 인원의 절반은 다시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올해부터는 결성향교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 씨 부부는 향교에 상주하고 있다. 향교활용사업을 추진하며 2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새벽 2~3시 행사가 있는 날에는 새벽 5시를 훌쩍 넘겨 잠자리에 드는 강행군 속에서도 방문객들의 좋았다는 말 한마디에 피로가 풀린다고…. 이 씨는 “향교활용사업을 하며 가장 감동적일 때는 다녀가신 분이 행복했다고 할 때입니다”라며 “우리는 먼지 쌓인 문화재의 먼지를 털어 문화재를 즐길 수 있는 판만 깔아 놓은 것인데 이것이 문화재가 갖는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늘까지의 성과에 이 씨는 결성향교 유림어르신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 씨는 “유림 어르신들이 향교활용사업을 전폭적으로 믿고 지원해주시기 때문에 향교가 활성화 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 결성향교와 함께 결성유림도 함께 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씨는 정부보조가 아닌 자립기반을 갖추고 결성지역의 문화 자원만으로 관광객들이 며칠씩 체류하며 즐길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씨는 “눈앞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지원이 이어지는 기간 동안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결성향교와 동헌, 만해 생가, 결성농요를 비롯해 옹암의 보부상 관련 유적까지 아우를 수 있는 문화자원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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