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가득한 농촌박물관 꿈꾸는 대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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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가득한 농촌박물관 꿈꾸는 대천마을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6.04.15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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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5>-은하면 대천리 대천마을
▲ 대천마을 전경.

작년 10월 제1회 은하봉들돌축체 성공 개최 
젊은 김지세 이장을 주축으로 화합하는 마을 
41개 품목 85개 기증유물 감정금액 980만원 
추억·역사 되살리는 농촌박물관 건립하고파

◇희망을 만드는 대천마을
은하면 소재지인 대천마을에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 면소재지가 변하지 않아 마을을 찾는 출향인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한다는 면도 있지만 주민들은 편의시절이 부족해 불편을 겪기도 한다. 대천마을은 2014년 희망마을 사업에 선정돼 작년 10월 ‘제1회 은하봉들돌축제’를 개최했다. 과거 마을 주민들이 무거운 돌을 들어 장사를 가린 옛 풍습에서 착안해 축제를 열어 고무신 멀리 벗어던지기, 새총으로 참새잡기, 동전치기 등 추억을 되살려 성공적으로 마쳤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주민들이 8차례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고 나서 주민들의 의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화합이 더 잘 된다고 한다. 마을에 새 바람이 부는 데는 젊은 김지세(51) 이장의 역할이 크다. 이장을 맡은 지 올해로 3년 차인 김 이장은 마을 발전을 위해 열성을 다하고 있다. 김 이장은 면소재지 마을에 책임감을 느끼고 마을과 은하면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들돌축제가 끝나고 작년 11월에는 야외에서 ‘국제시장’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다. 마을 어르신들이 유년시절을 그리워하고 마을에 옛 자료들이 많은 점에 착안해 김 이장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바로 농촌박물관을 짓는 일이다.

김 이장은 “마을에 있는 귀중한 옛 사진과 유물을 토대로 농촌박물관을 만들면 어르신들이 옛 시절을 추억할 수 있고 젊은 세대에게는 역사를 알리는 귀중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지대 새마을지도자는 “젊은 이장이 아주 의욕적이어서 몸살 날 정도로 열심히 합니다. 이장이 열심히 하니 마을 어르신들이 고생한다고, 미안해서라도 도와주려고 하죠”라고 말했다.

◇마을에서 나온 고서
대천식당을 운영하는 황옥경 부녀회장은 작년 10월 이사하면서 책장 가득한 고서를 처분하려고 고물장수를 불렀다. 고물장수는 물품을 살펴보더니 모두 10만원에 가져간다고 했다. 귀중한 자료라고 생각한 황 부녀회장은 이흥종 은하면장과 상의해 군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군에서 나와 책자에 일일이 소독을 하고 기증유물을 모두 가져가고 며칠 후 감정평가금액을 알려왔다. 기증유물은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고서와 장롱 등이었다.

▲ 김정덕 선생.

조선시대 중용 50만원, 1917년 금전출납부 20만원, 일제강점기 달력 10만원, 1930년대 토지매매문서 30만원, 1930년 기본재산조성맥분수납원부 20만원, 일제강점기 장롱 두 짝 150만원 등 41개 품목 85개 수량의 감정평가금액은 980만원이었다. 황 부녀회장은 “하마터면 10만원에 고물장수에게 팔려갈 뻔 할 귀한 유물을 군에 기증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기증유물은 홍주성역사관에서 만날수 있다.

황 부녀회장의 집에 고서들이 많았던 연유는 시아버지 김정덕 선생 덕분이다. 김 선생은 1900년대 태어난 지역 유지로 은하면의 초대 경방(소방)대장을 지냈다. 은하의용소방대에 가면 정자관을 쓰고 도포를 입은 김 선생의 흑백 사진을 볼 수 있다. 김 선생은 은하초등학교의 사택부지와 학교에 풍금을 기증하는 등 지역사회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마을회관에 남아 있는 사진
마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여러 장의 흑백사진이 마을회관에 남아있어 은하면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홍성경찰서 은하지서 간판이 오른쪽에 보이고 지서장이 뒷짐을 지고 정문에 서있는 사진은 은하파출소의 초창기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을주민들이 밤에 횃불을 밝히고 삽질을 하고 있는 공사사진도 있다. 1960년대 마을상수도가 처음 마을에 들어올 때 산 중턱에 물탱크를 설치하는 모습이다. 다른 사진에서는 구덩이 위에 나무 지지대를 설치하고 사람이 올라가 있는 모습도 있다.

▲ 1960년대 홍성경찰서 은하지서.
▲ 1960년대 마을상수도공사.
▲ 열차안 모습.

‘자조 자립 협동 개혁하는 대천마을’이라고 써 있는 70년대 마을회관과 초가집사진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중절모에 한복을 입고 고무신을 신은 어르신들이 앉아 있고 아이들은 중앙에 서 있으면서 카메라를 보고 있는 사진에서는 경로우대 사상과 의복과 열차 변천사 등 사진 한 장에서도 많은 시대상을 볼 수 있다.

▲ 1980년대 상여 나가는 모습.

지금은 거의 사라진 전통 장례문화를 알 수 있는 사진도 있다. 상여가 나가는데 마을 사람들의 표정은 전혀 슬퍼 보이지 않는다. 상여를 멘 상여꾼과 뒤편의 마을주민들이 모두 웃고 있다. 또 다른 상여 사진을 보면 상여 뒤에 동네 꼬마들이 따라가는 모습도 담겨 있다. 이 사진으로 죽음을 슬프게만 받아들이지 않는 선조들의 장례문화를 볼 수 있다.

▲ 대천마을 일꾼들.

◇이장의 마을 소개
우리 마을은 면소재지에 위치한 마을로 45가구 100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신라 경순왕의 후손들로 마을주민의 80%가 경주 김씨인 집성촌을 이루고 있습니다. 마을 회관에는 매일 40명 이상의 주민들이 모여 점심을 해드시고 윷놀이를 즐기십니다. 면소재지마을의 회관이라 타동네 어르신들도 마을회관에 오셔서 쉬시다 가는 것이 우리마을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2014년 희망마을 사업에 선정돼 작년10월 제1회 은하봉들돌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화합 할 수 있어서 뜻 깊은 축제였는데 준비과정에서 어르신들의 추억을 되살리고 마을의 역사를 간직할 수 있는 농촌박물관을 건립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우리 마을에 다시 한번 활력을 불어 넣고 싶습니다. 이발소나 편의시설이 하나 없는 은하면이 ‘면소재지 가꾸기 사업’에 선정된다면 대천리 마을인 대천, 합천, 월실주민들이 합심해 은하면을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흑백사진과 농기구, 절구, 고서 등을 모아 추억을 되살리고 역사를 배울 수있는 농촌박물관을 만들겠습니다.

▲ 대천마을회관.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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