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연맹 희생된 원혼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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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연맹 희생된 원혼 잠들다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6.05.2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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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최종보고회, 용봉산 유해 안치
▲ <사진출처=주용성 다큐사진작가>.

한국전쟁 당시 군경에 의해 목숨을 잃고 광천읍의 한 폐광산에 버려졌던 민간인희생자들의 안식처가 용봉산자락에 마련됐다. 유해발굴공동조사단홍성대책위원회(이하 홍성대책위)는 지난 21일 홍북면 국민보도연맹 용봉산 추모공원(이하 용봉산 추모공원)에서 희생자 유가족과 유해발굴단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3차 유해발굴 안치식’을 갖고, 광천읍 담산리 폐광에서 발굴한 유해 21구와 유품을 안치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유해 안치식은 광천읍 유해발굴 현장에서 용봉산 추모공원까지 유해를 운구하며 희생자들이 살았을 광천읍과 홍성읍 일대에서 거리제를 벌였다. 이후 용봉산 추모공원에 도착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와 진혼제, 제례 등을 갖고 유해를 안치했다.
 

▲ <사진출처=주용성 다큐사진작가>.

유족 최홍이 씨는 “아버님들이시여, 원혼들을 위로 드리고자 발굴지 바로 위에 솟대 하나 세웠습니다”라며 “그 평화의 새와 함께 오서산을 나닐며, 이제 밝은 세상에서 길이 평안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용봉산 추모공원 인근에 마련된 유해 안치시설은 발굴된 유해와 유품을 유족이 찾을 때까지 보관하기 위한 임시시설로 홍성군이 군비 1000만원을 지원해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들었다. 이번에 안치된 유해와 유품은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이하 공동조사단)의 3차 발굴을 통해 발굴된 것이다. 공동조사단은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8일까지 광천읍 담산리 산 92번지 폐광산에서 유해 21구와 학살에 사용된 M1소총 탄두를 비롯해 단추, 고무줄, 고무신 등의 유품을 발굴했다. 공동조사단은 안치식 하루 전날인 20일 홍성군청 회의실에서 유가족과 발굴단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3차 유해발굴 최종 보고회를 갖기도 했다.

공동조사단은 발굴한 유해를 통해 20대가 6명, 30대가 8명, 40대가 2명, 어른 2명, 판단불가 1명 등 20~30대가 대부분일 것으로 분석했으며, M1소총 탄두와 사지뼈에 남은 총상 흔적 등으로 보아 군인과 경찰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에 조사된 내용에 대한 재검토 및 새로운 증언 등을 통해 희생자들은 보도연맹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박선주 단장은 “담산리 유해발굴지점은 굴의 상태가 매우 좋아 보존할 가치가 높아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추모공원이나 역사 교육 현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군은 이번 유해발굴과 안치에 3500만원을 지원했으며, 김석환 군수와 이상근 군의장, 최선경 군의원 등도 유해발굴에 적극 협력해 공동조사단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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