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최대 홍양(빼뽀)저수지가 있는 와야마을
상태바
홍성 최대 홍양(빼뽀)저수지가 있는 와야마을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6.06.24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15>
농촌마을의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를 만나다 -금마면 송암리 와야마을

전국에서 모여들던 낚시명소 빼뽀저수지
매주 수요일 흥겨운 풍물놀이로 주민 단합
희망마을 사업과 도랑 살리기 사업 활발
나누고 누리며 정이 넘쳐흐르는 와야마을  

▲ 홍양(빼뽀)저수지.

■ 홍양(빼뽀)저수지
홍양저수지라는 정식 명칭이 있으나 홍성사람들에게 빼뽀저수지가 더 익숙한 명칭이다. 빼뽀저수지는 물을 빼었다 가뒀다 하는 보가 있었다고 해서 ‘빼뽀’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지어졌다. 홍성읍 구룡리, 금마면 장성리·송암리·용흥리, 홍동면 신기리 일대에 조성된 빼뽀저수지는 85.7ha로 홍성에서 가장 큰 저수면적을 자랑한다. 

30년 전 빼뽀저수지는 홍성지역 학생들의 소풍 1순위였던 지역이다. 물이 맑아 마을 사람들은 여름이면 저수지 근처에서 멱을 감고 우렁과 조개를 잡기도 했으며 삽교천을 막기 전까지는 뱀장어도 올라왔었다. 겨울에 저수지 물이 꽁꽁 얼어 겨울철이면 그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낚시를 즐기기도 했다. 

그 옛날, 도로가 포장이 안돼있던 좁은 흙길로 전국에서 모인 낚시꾼들이 버스 4~50대로 줄지어 들어왔던 빼뽀저수지는 낚시터로 아주 유명했었다. 그러나 생활하수, 축산폐수, 제초제 등으로 저수지 물이 오염되면서 낚시꾼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마을사람들은 저수지의 물이 오염돼 무척 안타까워하며 맑은 물로 되돌리는 작업이 가장 큰 염원이며 급선무라고 말했다. 물이 맑아지면 홍성군의 경제적 가치도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 퇴뫼산과 마을전경.

■ 와야마을
와야마을은 지형적으로 역사 깊은 퇴뫼산과 빼뽀저수지가 있고 너른들이 펼쳐있다. ‘와야’라는 명칭은 이곳에서 기와를 구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와야마을은 퇴뫼산 동쪽 산비탈에 산직말, 돌자시가 있고 정남향 쪽으로 왜말과 왜아랫말이, 동쪽평야지대에는 윗새모시와 아랫새모시인 다섯 반으로 이뤄졌다. 

▲ 와야마을의 300년 된 느티나무.

마을의 퇴뫼산은 왜구가 쳐들어 왔을 때 마을사람들이 합심해 돌로 성을 쌓고 왜구를 무찔렀다고 전해진다. 테뫼산성으로 불리기도 하는 산성의 이름은 태봉산성이다. 140m의 퇴뫼산에는 산정을 돌과 흙을 올려 팽이처럼 둘러있었다. 현재는 아랫부분 터만 남아있다. 마을사람들에 의하면 빼뽀저수지를 완공하면서 퇴뫼산성의 돌을 가져다 썼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퇴뫼산성은 홍주성과 임준성의 중간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이었다며 산성복원의 바람을 내비쳤다. 

와야마을의 윗새모시에는 300년 이상으로 추정하는 느티나무가 있다. 느티나무 아래에 위치한 정자를 덮을 정도로 크고 무성한 나무는 높이 약 11m, 둘레 6m로 성인남성 3명이 주변을 둘러도 모자른 크기다. 마을 사람들은 느티나무 아래 모여 친목을 다지고 화합을 하며 쉬어간다. 

 

■ 마을 사업
와야마을은 2016년 희망마을 사업에 선정돼 ‘나누고 누리고 미치도록 오고 싶은 와야 나누미 마을’이라는 테마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마을을 둘러보면 집집마다 나무로 된 정감있는 문패가 가장 먼에 눈에 들어온다. 집집마다 붙어있는 나무 문패는 통일감을 이루며 눈에 띄고 나무소재가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아기자기한 그림과 전화번호, 주요작물까지 표기하고 있어 마을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매주 수요일 마을주민들이 회관에서 풍물을 배우고 있다.

또한 지난 8일부터 매주 수요일 강사를 초청해 41주간 마을회관에서 풍물놀이를 배우고 있다. 장구, 북 등 총 26종을 구비해 마을주민들이 직접 배우면서 소통과 화합을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윤찬헌 이장은 “풍물놀이를 시작하고 주민들간 단합이 잘 되고 관계가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와야마을은 마을경관 가꾸기로 마을 안쪽길을 따라 감나무와 매실나무 320주를 지난 4월에 심었다. 마을 청년회를 주축으로 마을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데 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희망마을 사업 외에 도랑살리기 사업에도 선정 된 와야마을은 이달 18일 마을주민 30명 이상 선진지 견학을 갈 예정이다. 

와야마을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윤찬헌 이장의 열정 덕이다. 이기옥 노인회장은 “윤 이장이 마을에서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 와야마을 청년들이 마을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 정이 넘치는 마을주민들
네비게이션이 가르키는대로 와야마을회관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서자 할머니 한 분이 계시길래 마을취재를 하러왔다고 밝히니 어서 들어오라고 반갑게 맞이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오늘 읍내에 나간 이야기, 다리가 아픈 이야기 등을 한 보따리 풀어 놓으신다. 기자가 마을회관 옆집으로 잘 못 들어갔던 것이다. 이장님이 회관에서 기다리신다고 일어나려고 하자 앵두가 맛있게 익었다며 손목을 잡고 앵두 먹으러 가자고 하신다. 기자가 미안해하며 나오자 회관까지 바래다주시며 “끝나걸랑 꼭 앵두먹으러 와”라고 덧붙였다. 

윤 이장님의 안내로 부녀회장 집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 부녀회장님은 화장도 안 했는데 사진을 찍는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러지 말고 더운데 음료수 한잔 하고 가라고 잡아 끈다. 이장님이 갈 곳이 많아 다음에 먹겠다고 차에 오르자 부엌에서 알로에 음료수를 급하게 내와 혹여 차가 떠날까 뛰어오셨다. 이장님은 큰 소리로 잘 먹었다 인사하고 부녀회장님은 더 좋은 걸 못 줬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노인회장님 사진을 찍고 나오는데 어느 주민의 집앞 시멘트 바닥에 마을주민 3명이 둘러 앉아 라면을 끓여먹고 있다. 이장님과 기자를 보자 “라면 실컷 먹으니 얼릉와서 한 그릇하고 가슈. 그러지 말러 얼릉 오유”하고 부른다. 분명 3개를 사람 수에 맞게 끓였음에도 하나라도 나누려고 하는 푸짐한 인심들이 눈에 띄었다. 나누려고 하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 와야마을회관.

■ 이장의 마을소개
우리마을은 59가구 116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저는 올해 이장을 맡 은지 7년차로 마을사람들이 화합해 한마음이 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기쁩니다. 올해 청년회에서는 자체적으로 벚나무를 마을안길에 심기도 했지요. 우리마을의 부녀회와 노인회 활동도 자랑할만 합니다. 매월 14일은 노인의 날로 부녀회에서 주관해 마을어르신들을 모시고 덕산 온천에 가서 목욕을 하십니다. 

작년 겨울에는 저희 마을주민들이 김장을 담가 10kg, 150박스를 마을의 혼자 사시는 어른들께도 나누고 금마면에도 기탁해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농한기 때는 부녀회에서 어르신들 점심식사 준비도 하고 있지요. 마을사람들과 합심해 아름다운 마을을 가꿔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장나현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