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指鹿爲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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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록위마(指鹿爲馬)
  • 김종대<내포문화숲길 사무처장
  • 승인 2016.08.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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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총생산은 한 국가의 경제력이나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대표적인 경제 지표로 GDP(국내총생산)라는 지표를 사용한다. GDP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의해 일정 기간 동안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시장 가치의 총액을 말한다. 보통 GDP를 통해 한 국가의 생활수준이나 경제 활동 수준을 알아볼 수 있지만 GDP만으로 국민 경제의 삶의 질을 평가하기에는 몇 가지 한계를 갖는다. GDP에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상품의 가치가 포함되지 않고 국민 경제 내 소득 분배 상황을 나타내지 못한다. 또한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없는 주부의 가사 노동이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봉사 활동, 비공식적인 시장에서 거래된 품목, 빈부격차의 정도, 쾌적한 자연환경, 낮은 범죄율 등은 고려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국제적으로 비교 평가를 할 때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GDP를 인용하자면 우리나라의 2015년도 GDP규모는 총 1조 3778억 US달러로 세계 11위의 규모를 달성했다. 1953년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서던 1960년의 GDP규모가 39억달러인 것을 감안했을 때 엄청난 양적변화와 발전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전후 세대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뤄낸 결과로 전후 경제발전에 기여한 세대의 노고에 감사를 느낀다.

독재정권이 역사의 뒤 안으로 사라지고 12·12 군사 반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무력 진압을 거쳐 집권한 제5공화국 정부는 국민들의 관심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돌려 반정부적인 움직임이나 정치·사회적 이슈 제기를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우민화 정책인 이른바 ‘3S정책’을 시행하였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이미 일본에서 시행된 것으로 SPORTS(스포츠), SCREEN(영화), SEX(성풍속)를 활용한 컨텐츠들을 국민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열광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한층 더 나아가 Sake(이익, 이기주의), Speed(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변화하는 문화), Service(여러 향락서비스 사업) 등이 추가된 6S정책의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정부정책이나 현실정치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거나 정치혐오를 불러 일으켜 정치는 정치인들만이 하는 것 인양 국가를 관리해 왔다. 그렇다고 스포츠가 저급하다거나 영화산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는 공정한 룰을 바탕으로 서로를 인정·존중하는 속에서 경쟁을 통한 인류애의 발현이라는 ‘정신’ 그 자체로 신성하다. 특히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최초의 ‘난민팀’ 참가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 종교, 인종적 차별을 극복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올림픽의 큰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경제적 발전을 배경으로 생긴 물질적 풍요는 삶의 질을 높여 가기 위한 여가문화 또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저마다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 금융상품에도 선진화 기법이란 명목으로 거대자본들이 만들어 낸 비도덕적 파생금융상품이 나오듯이 스포츠분야에서도 화상경마장, 경륜, 경정 등의 스포츠란 이름으로 합법의 틀을 갖춘 도박과 다름없는 상품들이 등장했다. 보는 이들의 즐거움을 배가 시키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이유로 지자체간 유치경쟁을 하며 이익과 쾌락을 쫒는 모습은 결코 건전한 사회를 지향할 수 없다. 도박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만들어 가는 게임이다. 지자체가 눈앞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지자체안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것은 비도덕적인 행위이며, 경제적 수탈을 통해 파산한 가족공동체는 지역공동체의 붕괴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초래하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해당지자체가 다시 떠안아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경마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화상경마장’을 찾는 이가 얼마나 될까? 화상경마장이 도박장이 아니라 ‘복합문화시설’이며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훌륭한’ 사업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중국 진나라 때 호해왕에게 ‘사슴(鹿)’을 ‘말(馬)’이라 속였던 조고의 일화인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를 떠오르게 한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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