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정신적 공황에 빠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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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정신적 공황에 빠지는 이유
  • 홍주일보
  • 승인 2016.11.07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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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집어삼킨 ‘최순실 게이트’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인물과 관련 의혹에 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최순실 사건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역대 정권 후반기마다 반복됐던 친인척이나 핵심측근의 비리나 국정개입 수준을 넘어선다는 면에서 특이점이 있다. 그 때문에 더더욱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깊게 연루된 비선의 최순실이라는 일개 민간인으로서 국정농단을 부린 것만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정말로 민주공화국의 개념 자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건이다. 어떠한 공적 조직에도 없는 비선 실세와 대통령의 야합이 주무르는 대한민국에 대해 한 현역 국회의원은 “최순실 씨를 보면 고려를 멸망하게 한 공민왕 때 신돈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려 말 공민왕의 절대 신임 속에 권력을 휘두른 신돈과 최순실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영도첨의사사 신돈은 조정의 공식 직함을 갖고 움직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돈의 전횡을 탄핵하는 관료들의 건강한 항명도 있었다. 오늘날 민주공화국에서 상명하복, 그것도 공식시스템에 없는 사람이 시켜도 눈치만 보며 이의제기조차 하지 못하는 공직사회가 참으로 위험천만한 시대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불행하다.

우리 역사상 신돈은 그 누구도 하지 못한 개혁을 실천했고 더 진전시키려다 기득권세력의 반격에 의해 실패하고 비참한 죽음을 당한다. 신돈의 집권 기간은 6년 정도에 불과하고 정치적 지위도 전적으로 왕권의 비호 아래 얻어진 비정상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집권기간 중에 권문세가의 유력자들을 제거하면서 전민변정도감을 통해 개혁적인 시책을 전개했다. 특히 승려신분이었으나 성균관을 중건하고 학생들을 중용해 신진 문신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든다. 1364년(공민왕 13) 신돈은 두타승(頭陀僧)이 돼 공민왕을 찾아 비로소 궁 안으로 들어와 권세를 부리게 됐다. 이때 왕으로부터 청한거사라는 호를 받고 사부(師傅)가 되어 국정을 자문해 왕이 따르지 않는 일이 없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추종자가 생기게 됐다. 여기까지는 최순실과 비슷하다. 하지만 122년 전 동학농민운동 당시 동학군의 폐정계혁안 12개조라는 것이 있었다. 조선의 양반 관리들의 탐학과 부패, 사회혼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어난 동학농민군들이 탐관오리의 횡포, 부패한 정부, 양반 귀족의 억압에 맞서 조정에 제시한 개혁안이다. 첫째 ‘동학도는 정부와의 원한을 씻고 행정에 협력한다. 탐관오리는 그 죄상을 조사하여 엄징한다. 횡포한 부호를 엄징한다. 불량한 유림과 양반의 무리를 징벌한다’는 등 12개 조목이다. 122년 전 농민들이 외쳤던 공직자들과 사회에 던진 올곧은 민심의 전언이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일진대, 정치권과 지방자치 현장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권력의 전횡과 결탁한 부패와 비리의 고리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홍성에서도 휘두르는 권력과 십상시, 그 앞잡이는 없는가를 되돌아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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