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주요관문, 480년 요로 역 구실했던 역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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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의 주요관문, 480년 요로 역 구실했던 역촌마을
  •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12.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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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 <39>
농촌마을의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를 만나다 - 결성면 무량리 역촌마을
▲ 청룡산과 마을전경.

역촌마을 개관

결성면 무량리는 결성면 소재지에서 북쪽으로 1.8km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로 원무량과 역촌마을로 나뉜다. 역촌마을 지명의 유래는 금정도(金井道)와 연관된다. 금정도는 조선시대 충청도 서부지역으로 연결된 역도로 중심역은 청양의 금정역이다. 금정역을 중심으로 대흥과 결성, 홍주, 보령, 해미, 서산, 태안으로 연결되는 역로를 관장했다. 결성에는 해문역이 있었다. 중국이나 서울, 남해에서 오는 통로는 천수만을 통해 성호리 해문을 지나야만 했다. 해문역은 바다로 통하는 문이라는 뜻으로 서해안의 중요관문이었다. 결성현지에 의하면 1416년(태종 16)에 개설되었다고 기록돼 있으며 480년간 해륙으로 왕래하는 요로의 역 구실을 하다가 근대화의 영향으로 1896년 폐철되었다.

▲ 결성면 역촌마을 주민들이 머리 위에 하트를 만들고 있다.

역촌마을에는 이와 관련된 흔적들이 남아있다. 마을의 청룡산과 마을회관 사이 언덕이 말을 매어두던 곳이라고 하며 마을회관 앞쪽이 관리들이 살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역터 주변에 약간의 기와파편과 자기편이 나왔으나 역터의 범위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지명도 해문역과 관련되어 전해진다. 말무덤은 해문역이 있었을 때 말들을 묻었던 무덤으로 무척이나 큰 무덤이 있었다고 한다. 역말은 마을회관 주변의 마을중심지이며 역샘은 큰샘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관앞들 초입에 있는 샘으로 한겨울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고 여름에는 시원한 물이 나온다고 전해진다.
김일환 마을고문은 “결성현이었을 때 암행어사가 현감을 잡으러와 현감이 도망가려고 해도  역촌마을의 역장이 말을 내주지 않으면 갈 수가 없었다”며 역촌마을의 역사적 자부심을 이야기 했다.

▲ 마을회관 앞 300년 된 마을의 보호수인 팽나무

 청룡산과 고산사

마을입구에 들어서면 평온한 청룡산 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입구 쪽에 용의 머리로 보이는 작은 봉우리가 있고 등선을 타고 올라가 정면으로 보이는 두 개의 봉우리는 용의 등이며 매끄럽게 빠지는 산줄기는 용의 꼬리로 보인다. 청룡산의 꼭대기에는 적이 쳐들어오거나 위급한 일이 있을 때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을 피워 소식을 알리는 봉화가 있었다. 서해안의 중심지였던 만큼 청룡산 꼭대기에 오르면 서해안 일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말이 물을 먹었다는 역샘에 대해서 김성태 노인회장은 “청룡산의 용이 맑은 물을 마시고 오줌을 누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샘”이라며 “용의 오줌이라서 물이 마르지 않고 솟는다”고 전했다.
청룡산 중턱에는 천년고찰 고산사가 있다. 고산사는 창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자료가 남아있지 않지만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이후 1627년(인조 5)과 1671년(현종 12)에 중수되었다. 고산사는 대웅전과 요사채 2동으로 이루어진 작은 사찰이다. 대웅전은 보물 제399호로 지정되었다. 고산사의 석조여래입상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221호로 높이 220.9cm에 최대 폭 113.5cm이다. 온화한 인상의 입상은 얼굴이 갸름한 타원형이며 눈은 가늘게 뜨고 있고 큰 코에 작은 입 윤곽이 남아있다.
역사가 깊은 사찰인 고산사는 마을사람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주는 듯하다. 마을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사찰에서 좋은 답을 듣기도 하며 정신적으로 큰 힘을 받고 있다. 고산사에 많은 사람들이 불공을 드리다 보니 불공쌀이 넘쳐 마을로 내려오기도 한다.

▲ 청룡산 용이 오줌을 누었다는 샘.

마을의 농사

1980년대 이전까지 역촌마을 주민들 90%가 특수작물로 담배농사를 지었다. 벼농사 보다 수익이 좋아 담배농사를 지어 자식들을 모두 가르쳤다. 마을의 생계를 책임졌던 담배농사는 현재 장기홍 이장만이 유일하게 짓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부지런하여 농사일을 손에 놓지 않아 365일 높은 소득을 유지한다. 봄에는 쑥과 달래, 여름에는 고추, 가을에는 벼, 겨울에는 냉이 등 주요농사와 소작물 농사를 함께 짓는다.
착한농부 양여사네 양수미 대표는 10년 전부터 친환경 미니파프리카와 미니단호박을 키워 구매자들에게 인기다. 양 대표가 친환경 농사를 시작한 이유는 아이들과 국민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선사하기 위해서다. 초4, 중1, 중3 아이들을 키우는 양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먹을 건데 몸에 좋게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도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 대표의 농산물은 ‘착한농부 양여사네’ 사이트와 로컬푸드 매장, 충청남도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양 대표는 KBS 6시 내고향 등 여러차례 친환경 농산물로 방송을 타기도 했다. 양 대표는 친환경 농산물로 연 8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일반농사로는 고추, 벼, 한우농사도 짓고 있다.
김준규 노인회 총무는 배추, 파, 무, 벼, 고구마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김 총무는 서울의 장위시장에 판로를 열고 직거래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장의 마을소개
 

역촌마을은 40가구 71명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40가구 중 5가구가 우리마을에 귀농귀촌한 것처럼 역촌마을은 청룡산이 있고 물이 맑아 농사짓기 좋고, 마을 사람들도 돈독해서 귀농하시는 분들도 어려움 없이 마을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점심에는 35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함께 식사도 하시고 말벗도 하시며 주민들간 우애를 다지고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노인회 회원들이 단체로 덕산온천으로 관광을 가서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온천도 즐기고 오십니다.
마을회관 자리는 역촌마을의 중심지로 삼거리가 모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을회관 옆의 팽나무는 300년이 넘은 보호수로 가지가 무성해 기둥을 타고 올라가 회관 앞으로 늘어진 줄기를 타고 내려오기도 했었습니다. 단오날이면 팽나무에 그네를 매달아 타기도 했었죠. 또한 마을회관 앞쪽 삼거리 도로에는 수량이 풍부했던 대동샘이 있었습니다. 마을주민들의 식수였던 대동샘은 물이 맑고 맛이 좋아 멀리서도 샘을 찾아오기도 했었습니다. 이 대동샘은 1970년대 마을회관이 지어지고 후에 마을버스가 다니기 쉽게 콘크리트로 묻게 되어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눈이 올 때면 대동샘 자리에서 물이 솟아나 그 부분만 눈이 녹아 있지요.
역사가 깊고 서해안의 중심지 였던 역촌마을, 앞으로 주민들과 더욱 가꿔 나가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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