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은 익혀먹어도 식중독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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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은 익혀먹어도 식중독에 걸린다
  • 한혜원 전문기자
  • 승인 2017.06.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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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상식365 <4>

“여름의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을 찾을 수 있다”고들 한다. 흔히 여름에 썩은 고기를 먹거나, 부패한 음식물을 먹고 곧잘 식중독을 앓는다. 그러나 썩은 음식을 먹었거나 발효 음식을 먹어서만 식중독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식중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버섯이나 복어알과 같이 자연적으로 유독 물질을 가지고 있는 것을 먹었을 때 생기는 것이 있고, 메틸알코올이나 파라티온 같은 농약을 먹고 일으키는 화학성 식중독과 세균에 의해서 발생하는 식중독이 있다. 이 중에서 자연독과 화학 물질에 의해 발생되는 식중독은 끓이거나 방부제를 넣는다고 해서 식중독이 방지되지는 않는다. 식중독 걸린 환자 중 가장 많은 것은 역시 세균성 식중독이다. 

여러 가지 살모넬라균에 의해서 발생되는 식품 감염은, 음식물을 끓이면 균이 죽으므로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포도상구균이나 보툴리누스균과 같이 세균에서 배출되는 독소 때문에 발생하는 식중독은, 끓인다고 해서 쉽사리 파괴되지 않는다. 종래에는 더운 계절에 흔한 이러한 식중독은 식품, 특히 고기가 썩을 때 생겨나는 프토마인이라는 물질에 의해 나타나는 중독 현상이라 생각했다.

썩은 고기나 생선은 두드러기나 발진 같은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식중독은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었다. 여름철에 상한 생선이나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생각은 그릇된 것이다. 또한 끓이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그릇된 상식이다. 따라서 여름철에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주부나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의 손이 깨끗해야 할 것이다.

수년 전에 서울 대학교 보건 대학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서울 시내 중류 이상의 가정과 음식점의 행주 중, 80% 이상이 대장균에 의해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 낸 일이 있다. 행주에서 대장균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음식을 다루는 사람이 대개의 경우에, 뒤를 본 후 손을 깨끗이 닦지 않고 행주를 쓰기 때문에 대변이 묻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부엌에 들어가면 우선 비누로 손을 씻고 조리해야 한다. 손에 부스럼이나 상처가 있을 때는, 완전히 붕대로 감거나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고 조리하거나, 나을 때까지 음식을 다루지 말아야 한다. 쉰밥이나 고기를, 끓이고 데워서 먹더라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세균 감염의 의심이 갈 때는 먹지 않는 게 좋다.

여름에는 오히려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다. 더운 계절이 되었다고 식중독이 무서워서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지 않거나, 돼지고기를 안 먹는다는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 단순하게 부패된 식품은 식중독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 기사와 삽화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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