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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1급 발암물질, 당신을 노리는 침묵의 살인자일제시대 아시아 최대 석면광산 충남, 안전지대일까? <1>
  • 취재=한기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8.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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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읍 상정리 덕정마을의 옛 광천석면광산의 흔적.


광천지역, 일제강점기 아시아 최대 석면광산 ‘광천광산’ 존재
1급 발암물질, 호흡 시 가루 폐암·폐증, 흉막·악성종양 유발해
장항선개량 2단계 철도건설사업 광천구간노선 두고 갈등 빚어
석면광산 광부 근무한 이력 일가족 전원 석면피해로 고통 받아


환경부는 ‘석면피해구제법’을 2011년 1월 1일부터 석면질병 인정자에 대한 의료비와 생활비 등의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석면피해구제법’은 원발성 악성중피종, 원발성 폐암, 석면폐증 등을 구제대상 질병으로 하고 있다.

석면은 크게 6가지 종류로 나뉜다. 독성이 강해 1996년 이후 사용이 금지된 청석면과 갈석면, 상품성이 적어 상업적으로 사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2003년에야 사용이 금지된 트레몰라이트, 액티노라이트, 안쏘필라이트, 그리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석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2009년부터 전면금지 항목에 포함되는 백석면이 있다.

호흡을 통해 석면가루를 마시면 폐암이나 진폐의 일종인 석면폐증, 늑막이나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밝혀져 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특히 석면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배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현재까지 보고된 국내·외 피해 사례 등을 살펴볼 때 석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나아가 ‘자연 발생 석면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제시대 아시아 최대의 석면광산인 광천광산의 노동자들 모습.


■일제강점기 최대 석면광산 ‘광천광산’
홍성군 광천읍 지역에는 일제강점기 아시아 최대의 석면광산인 ‘광천광산’이 존재했다. 광천읍 주민들을 비롯한 홍성 사람들은 광산 노동자로 근무했고, 일본인들은 석면 광산을 관리하며 돈을 벌어들였다. 석면은 1970년대 이후 인체에 치명적인 나쁜 영향을 일으키는 물질임이 드러났으나, 그 위험성을 알지 못하던 과거에는 무분별하게 채취됐고, 사용됐다. 이로 인해 일제강점기 석면 광산에서 일했던 노동자와 관계자, 광산 주변 지역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석면은 섬유상으로 마그네슘이 많은 함수규산염 광물이다. 크리소타일을 주성분으로 하는 온석면과 각섬석질 석면으로 나뉘며 건축자재, 방화재, 전기절연재 등으로 사용된다. 석면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서, 호흡을 통해 가루를 마시면 폐암이나 폐증, 늑막이나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밝혀졌다.

현재 한국에서는 청석면 등 5개 석면과 이를 1% 이상 함유한 혼합물질을 취급금지물질로 관리해 모든 용도로 제조, 수입, 판매, 보관, 저장, 운반,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백석면과 이를 1% 이상 함유한 혼합물질을 취급제한물질로 관리해 석면 시멘트제품과 석면마찰 제품 용도로 제조, 수입, 판매, 보관, 저장, 운반, 사용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장항선 철도개량 광천구간 노선 갈등
아시아 최대의 석면광산이 자리한 홍성군 광천읍은 현재 장항선 개량 2단계 철도건설사업 광천구간 노선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광천 구간 노선 선정문제는 지난 2012년 말 철도시설공단 측이 공개한 기본설계노선에서 실시설계노선으로 변경되면서 주민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촉발됐다.

특히 지난 2013년 말 실시설계노선의 경우 폐석면 광산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수년간 1안과 2안으로 주민 여론이 나뉘며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왔다. 원안인 기본설계노선 추진을 주장하는 일부 주민들은 철도사업이 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할지라도 지역주민들은 물론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실시설계노선에 절대 찬성할 수 없다며 강하게 입장을 밝히면서 주민토론회, 주민투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석면을 둘러싸고 지속되는 갈등 속에서 석면광산의 뼈아픈 역사를 재조명하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어본다. 특히 현재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광천읍에 거주하고 있는 정지열<사진> 위원장의 가족은 직접 피해 당사자로서 우리가 직면한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정 위원장은 할아버지 대부터 석면 광산 주변에서 거주했으며 할아버지가 석면광산 광부로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등 일가족 전원이 석면피해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가족의 대를 이은 안타까운 석면 피해사례를 집중적으로 탐사 보도해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는 동시에 피해대책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정지열 위원장은 석면피해자들을 위한 구제제도 개선을 주장하며 전 세계 석면 네트워크와 연합활동을 벌이는 동시에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앞으로 자연발생 석면 피해자가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우리 농촌에 아직까지도 철거되지 않은 슬레이트 지붕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석면의 현황을 파악해본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석면피해 구제제도에 대한 개선 문제를 단순히 광산에서 피해를 입은 광부와 주민들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석면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상 내 가족, 내 이웃이 자연발생 석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석면 위험 경각심, 일본 구보타쇼크 교훈
광천지역에서는 일부 논 지역에 석면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원래의 흙을 파내고 새로운 흙을 채우는 복토사업을 했다. 그런데 석면이 발생한 위험지역임에도 지역주민들이 산책을 할 수 있는 산책로 바로 옆에서 복토사업이 이뤄지는 등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러한 석면 관리의 위험성 등 상황 전반에 대해 분석해 우리나라의 석면 관리 및 감독 실태와 실질적인 관리 체계의 허점은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쳐야 한다. 12년 전인 지난 2005년, 일본에서는 석면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구보타 쇼크’가 발생했다. 오사카 인근 석면생산 공장인 구보타 공장의 노동자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중피종이라는 암이 발생한 사건으로 당시에는 개인질병이나 산업재해로만 생각해 크게 이슈화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중피종의 90%이상이 석면에 의해 발생되고, 직접 공장에서 일하지 않았더라도 비산된 석면에 의해 암이 발생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일본 사회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이는 석면의 위험성을 알림과 동시에 ‘석면신법’이라는 피해노동자와 피해주민 구제 법 제정까지 연결되게 한 사건이며, 쇼크 발생 2년 후인 2007년에는 중피종 암에 걸린 사망자가 1000여 명, 석면 신법에 의해 인정된 피해 사례만 7000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피해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구보타 쇼크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영향을 끼쳤으며 이를 계기로 석면 추방 국제 연대가 더욱 굳건하게 이뤄지게 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이 사건 이후 일본 석면 방직공장 노동자들의 피해도 속속 드러났는데 대표적인 곳이 오사카 지역의 센난과 한난이다. 강제 징용 등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 동포들과 2세들이 이곳에서 석면 방직공장을 운영하거나 노동자로 일하다가 대거 석면 재앙의 희생자가 됐다.

현재 광천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항선 개량 2단계 철도건설사업 광천구간 노선을 두고 발생한 갈등도 석면의 위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민들은 광천광산을 경유하는 노선이 통과될 경우 석면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반면 시설 공단은 노선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 최대의 관건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한기원/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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