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홍콩·태국 등 아시아 곳곳 방문해 석면사용 금지 촉구
일본 석면 피해자·가족협회 추모 메시지 남기며 애도 표해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공동대표이자 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대표,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의회석면광산위원회 위원장이였던 정지열 선생이 지난달 28일 새벽 향년 8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1943년 생인 정지열 위원장은 은하면 출신으로 지난 1957년 초등학교 졸업 후 인근 석면광산에서 1년간 일하며 발파된 석면을 옮기는 일을 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후부터 석면으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해 2008년 석면폐, 2009년 위암, 2019년 석면폐암으로 악화됐다. 정 대표는 사망 직전까지 3년 동안 홍성과 수원을 수차례 오가며 항암 투병 생활을 해왔다.
석면피해구제법 제정에 앞장섰던 정 위원장은 특히 대한민국에서 석면질환자가 가장 많은 충남 지역에서 석면피해자 구제와 지원 활동을 위해 헌신하며 국내외 석면피해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일본, 홍콩,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방글라데시, 베트남, 네팔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해 아시아와 지구촌의 석면사용금지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의 별세 소식에 전 세계에서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피종·석면질환 환자와가족모임(회장 코스게 치에코)과 중피종 서포트 캐러밴대(이사장 미기타 타카오), 석면대책일본연락회의(BANJAN, 사무국장 후루야 수기오) 등 일본 석면피해자단체는 그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회상하며 “지난 2009년 1월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BANKO)에 의한 충청남도 구 석면광산지역 현지조사에 동행해 일본제국주의 치하 속에 가동됐던 광산지역의 피해 실태를 알려주셨던 순간, 큰 충격을 받았었다”고 말하며 “한일 피해자 간 교류와 협력의 큰 기둥이었고, 결코 잊지 않겠다”는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이 외에도 영국, 벨기에, 미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홍콩,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나라에서도 추모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 석면피해자들의 큰 기둥 역할을 했던 정 위원장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는 석면피해자이자 석면추방운동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정지열 위원장의 삶을 담아낸 ‘석면추방운동가 정지열 선생의 삶’이라는 제목의 보고서(388호 2022년-4호)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