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위기의 작은학교 특성화로 되살리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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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위기의 작은학교 특성화로 되살리자<4>
  • 취재=한기원/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8.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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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특성화 학교로 폐교 위기 넘긴 좌삼초등학교
좌삼초등학교는 소규모학교 맞춤형 특성화교육에 일환으로 체계적인 골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체육특성화 학교로 골프인재 육성·학교체육 활성화 축 담당
시골의 작은 학교 ‘좌삼초등학교 골프교육’에 관심이 쏠린다
개교 70주년, ‘폐교 위기 극복은 스포츠에 있다’는 철학 실천
학부모가 학교에 힘을 쏟는 만큼, 학교도 학부모 위해 최선



경남 양산시 상북면 석계리에 있는 좌삼초등학교(교장 김진숙)는 학생이 적은 대부분의 시골학교가 그렇듯 오래전부터 ‘폐교’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2000년만 해도 150명을 훌쩍 넘긴 학생이 매년 줄기 시작해 2008년에는 장애아동을 포함해 67명이었던 학생이 양산희망학교 개교로 인해 현재는 34명(1학년 12명, 2학년 6명, 3학년 4명, 4학년 3명, 5학년 3명, 6학년 6명)으로 줄어들었다. 상북면에만 학교 3개가 있었고 그중 학년마다 한 학급씩만 있던 작은 학교가 폐교될지 모른다는 소식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충격적인 일도 아니었다.

물론 아직도 좌삼초등학교는 폐교 위기의 학교다. 지금도 전교생이 34명에 불과하며, 일부 학년은 ‘합반 수업’을 할 정도로 ‘미니학교’가 됐다. 경남도교육청이 정한 폐교 기준인 20명보다는 많지만 언제 폐교 이야기가 다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좌삼초등학교 공동체는 이곳이, 이 지역에 꼭 필요한 학교임을 의심치 않고 좌삼초등학교 살리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까스로 지난해 9월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좌삼초등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을 수 있었던 데는 ‘폐교 위기 극복은 스포츠에 있다’는 철학을 실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교생이 34명에 불과한 이 학교는 폐교 위기를 맞았으나 골프 덕에 살아났기 때문이다. 양산시가 교육청과 협의해 이 학교를 살리려고 골프 종목 체육특성화학교로 육성하기로 했던 것이다. 양산시는 지난해 5000만원을 확보해 전문 프로코치를 영입하고 방과 후 수업에 골프과정을 개설했다. 이 학교 인근 골프장인 다이아몬드 컨트리클럽도 팔을 걷고 나섰다. 이 골프장은 학교와 상생협력 교육공동체 업무협약을 체결했던 것이다. 협약을 통해 △다이아몬드CC는 좌삼초교 학생의 골프교육 운영지원을 위해 최신설비 골프연습장 설치 기부 △골프교육을 위한 전문강사 주 2회 파견과 골프교육 지원 △골프선수로 선발된 학생들 골프장 무료이용과 기타 상호 협조 등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수업연구교수 수업광경.


■학교의 다양한 특색사업, 학생 수 늘어나
경남 양산의 좌삼초등학교는 전교생이 34명인 농촌의 작은 6학급 학교이다. 좌삼초등학교는 지리적으로 양산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는 교육 소외지역이라는 한계와 학구 내 취학아동의 감소로 인해 학생이 점점 줄어드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의 다양한 특색사업으로 2016학년도부터는 학생 수가 점점 늘어나 현재 1학년은 12명이나 되었다.

이러한 이면에는 좌삼초등학교 학생들이다양한 체험과 자기 주도적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며, 학부모가 지식 위주의 학습보다는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활동을 선호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학교 참여 사업으로 전국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학교교육에 관심과 참여가 높다는 평가에 주목할 일이다. 2015년도에는 교육부 공모 학부모 학교 참여사업 전국 최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좌삼초 학부모회가 ‘同go同樂으로 행복교육 함께 더하기’의 주제로 응모한 결과 전국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던 것이다.

좌삼행복교육 더하기 학부모회는 학부모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학교교육 모니터링, 기부와 봉사, 학부모교육(좌삼 학부모 아카데미) 프로그램 운영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수업참관, ‘학부모와 함께하는 한 끼 밥상’ 운영으로 급식·영양교육 참관 등 학교교육과 학교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며, 학교 행사 통합실시, 학생 평가방법에 대한 홍보 강화, 방과후학교 운영방법을 전환해 학교교육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특히 ‘아빠와 손잡고 가는 꿈길’ 진로체험학습 등 아버지의 학교교육 참여 프로그램을 강화해 아이들 교육에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강점을 활용해 좌삼초등학교는 구성원의 응집력을 키웠다. 그리고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지역사회 공공기관과 지역 인사의 협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교사들은 교내외 여러 체험장 마련과 활용으로 교육과정 내용을 체험중심으로 재구성해 오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양산시의 소규모학교 체육특성화 사업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좌삼초등학교는 특성화 사업의 주제를 골프교육으로 정하고 다이아몬드CC의 협조로 야외골프연습장을 개설했다. 2017년에는 특성화 사업 예산으로 실내 골프체험실을 마련하는 등 골프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좌삼초등학교 김장하는 날 모습.


■소규모학교 체육특성화 사업 진행
좌삼초등학교는 소규모학교 맞춤형 특성화 교육의 일환으로 체계적인 골프교육 기회를 제공해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계발하고 골프의 생활체육화와 동시에 재능 있는 골프 인재를 육성하며, 소규모학교의 장점을 살린 특성화 학교로의 전환에 의한 소외지역의 교육을 살리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특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2016년)에는 인근 다이아몬드CC와 MOU를 체결하고 실외골프연습장을 건립했다.

이와 관련해 좌삼초등학교 김남용 연구부장은 “다이아몬드CC 골프 프로의 교육기부로 무료 방과후학교를 운영(2016년)했으며, 2017학년도 방과후 골프교육 운영, 교기 운영 (2016학년도 하반기에 교기지정), 2017학년도 토요스포츠 골프교실 운영, 시청 소규모학교 체육특성화사업 지정 및 예산 지원 (2017~), 골프운영을 위한 물품 구입과 실내연습장 설치, 4~6학년 필드체험 (다이아몬드CC 협조, 2017년 7월 24일), 2017년 여름방학 골프캠프를 운영하고 있다”며 “좌삼초등학교는 학교 교기인 골프교육과 연계해 소규모학교 체육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요일 아침활동으로 오전 8시 40분부터 9시 20분까지 40분간 교내 스포츠클럽활동을 실시하고, 토요일에는 토요스포츠데이를 9시 20분부터 11시 40분까지 운영한다. 또한 방학 중에는 골프아카데미 캠프와 연계해 8월 1일부터 4일까지 오전 9시 2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여름방학 골프 캠프를 운영하고, 8월 7일부터 28일까지 다이아몬드CC에서 여름방학 골프 캠프 필드체험을 할 예정이며, 겨울방학 기간인 내년(2018년)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오전 9시 20분에서 12시 30분까지 겨울방학 골프캠프가 예정돼 있다. 한편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에 골프 강사를 개설해 전문적인 강사(다이아몬드CC 프로)를 통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학교여건과 프로그램 운영의 효율성(강좌 참여 인원)을 고려하기 위해 학년을 저, 중, 고학년으로 구분하고 반을 A, B반으로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과후학습 광경.


■학부모도 학교·학생들 위해 봉사 앞장
좌삼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은 학교 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며 학교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시골학교라서 학교 활동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데, 이를 채워주고 있는 것이 바로 학부모들이다. 학부모들은 ‘좌삼초 학부모봉사회’를 구성해 주말이면 학교 시설물 관리부터 학교에 필요한 지원을 앞장서고 있다. 학부모들이 나서서 아이들 통학에도 도움을 주고 있으며, 학교가 외진 곳에 있기에 통학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편의를 주기 위해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차량 운행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학부모회장을 비롯해 학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아무래도 좌삼초에 오기 꺼리는 부분 중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게 외진 곳에 있어 통학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학교라는 걸 저희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이런 단점을 해소해서 학교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힘을 모으게 됐다”고 말한다.

또한 학부모회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별밤도서관’을 운영하면서 1박 2일 캠프도 함께 진행해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게 돕고 있다. 그밖에도 학부모회는 분기별 봉사활동과 등교하는 아이를 맞이하는 ‘사랑한데이’, 가족 캠핑 등을 진행해 농촌학교 한계를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학부모가 학교에 힘을 쏟는 만큼, 학교도 학부모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학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부모가 더 학교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학교 운영에서도 학부모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학교와 학부모가 서로 소통하며 또 하나의 좌삼초 가족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열정과 후원 속에 좌삼초등학교는 교육청의 지원금과 학교예산을 별도 편성해 모든 학생이 무료로 방과후학교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영어, 컴퓨터, 스포츠부터 미술, 풍물, 가야금, 연극, 바이올린 등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기 위해 과목도 다양하다. 시골의 작은학교 좌삼초등학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취재는 2017년도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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