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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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조승만<홍성도서관 문예아카데미 회원>
  • 승인 2017.08.2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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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니 웅크렸던 생명들이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고 어둠 속 두꺼운 땅거죽을 뚫고 나온다. 아름다운 온갖 꽃들이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자기만을 보아 달라고 피어난다. 꽃의 향연에 초대되는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환호를 지른다. 오늘은 힘들고 어려워도 꿋꿋이 참으면서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며 사는 것이 우리 인생일 것이다. 염라대왕에게 불려가기 전까지는 죽음을 너무 의식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죽음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사람이 사는 동안 누구나 인간답게 행복하고 편안하게 사는 것을 희망할 것이며 막상 죽음이 앞에 닥치면 두렵고 무섭게 느껴질 것이다. 나도 몇 년 전인가 화장장 책임자로 근무하던 시절, 농촌의 어느 마을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아이가 자기 집의 농기계에서 놀다가 떨어져서 사망하여 화장하러 왔다. 아이의 부모는 “엄마 아빠 남겨두고 네가 먼저 떠날 수가 있느냐” 며 부모들이 화장로에 들어 갈듯이 절규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내가 본 다른 어느 죽음보다도 자식들이 먼저 가서 섧게 우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던 일도 있었다.

하지만 요즈음의 문제는 부모님이 아니 조상 대대로 이어 내려주신 목숨을 자기 스스로 끊어 버리는 일이다. 얼마나 대단한 일이기에 얼마나 심란하고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자살을 택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람이 태어나 언젠가는 나이가 들면서 모두가 죽게 되어 있고 죽음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주위에 100살을 살다가는 분들도 있고, 세계적으로 120살 정도 사시는 분들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면 각종 병마가 찾아들게 되고 솔직히 100살도 살기가 힘든 것이 우리네 인생일 것이다.

힘든 세상을 꿋꿋하게 버티면서 자기가 타고 난 명대로 사는 것이 부모님으로 부터 내려 받은 소중한 생명을 노인이 되어 자연사 할 때까지 잘 관리하고 지켜야 할 것이 아닌가? 어느 신문을 보니 충청도는 전국 자살률이 1위라고 하는 보도를 보았는데 충청도 사람들은 순하고 나약해서 자살율이 높은 것일까? 지금도 서울의 한강다리에는 자살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한강에 투신하는 사람들을 구출하는 배까지 있다는 내용을 본 경우도 있지만 그들 역시 이 풍진 세상 얼마나 괴롭고 살기가 힘들었으면 아까운 목숨을 헌 신짝 내버리듯 하는 걸까?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지 자기 스스로는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중대한 일이 발생하게 되면 죽음을 택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죽음을 택하는 유형도 억울함을 호소하여 자신의 결백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 질병이나 우울증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으며 공부 잘하던 학생이 성적이 떨어지면 옥상으로 올라가서 투신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였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 인데 왜 사람들은 그것을 모를까? 조금만 참으면 더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을 터인데, 한순간에 모든 것을 버리는 극단적인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인생 산다는 것은 멀고도 긴 여행을 떠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자살을 계기로 자신만 면책하고 끝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보지만 자신의 죽음으로 인하여 제 3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물귀신 작전이라면 더욱 안타까움을 주는 것이기에 더 이상은 할 말이 없어진다. 죽을 각오로 우리 인생을 살아간다면 죽음의 고통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조물주가 부와 명예 두 가지를 다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정치를 해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어린 아이들이 어떤 격투기 운동을 배우면서 실력을 키우게 되면 근질근질 발길질을 해 보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을까?

한 이십 여 년 전에 대기업 회장이 당을 창당하여 대통령 후보로 나온 적이 있었지만 대통령이 되지는 못했다. 어찌 됐던 사람으로 태어나 정치판에 나가서 정치인으로서 활동하는 것만이 꼭 멋진 모습일까?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영국속담에 Man is mortal(즉 사람은 죽는다) 이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는 태어나면 반드시 죽게 되어있다. 죽는 날 죽더라도 헛된 욕망으로 삶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것은 사랑을 하기 위함이며 결국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닐까? 자기 주어진 능력에 따라 자기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인정받는 부끄럽지 않은 그런 사회는 언제나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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