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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취나물 노동력 고령화로 재배규모 줄여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16> 홍성읍 학계1구마을
  •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9.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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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1구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화합을 다짐하고 있다.

홍성읍 학계1구 마을 가운데 장항선 간이역이 있다. 신성역이라고 간판이 붙은 역은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역사 건물과 주차장이 구비돼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는 폐역이었다. 2008년 장항선을 직선화하면서 신축한 역사인데, 실제 여객 승하차 역으로서의 구실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코레일이 수요예측을 잘못 해서 혈세를 낭비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마을 가운데 장항선 철도로 열차가 달리고 있다.


■마을 가르는 철도 신성역은 폐역
학계1구는 장항선 철도 때문에 갈라진 마을로 신성역이 제 역할만 하면 일종의 역세권 마을로 날개를 달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장에 가서 직접 살펴보니 주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코레일이 행여나 기대하며 지었던 역사는 부활할 길이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이었다. 혜전대학과 청운대학교가 바로 이웃마을에 있어서 학계1구까지도 원룸촌이 형성된 대학촌이지만 대학 측의 수도권 분 캠퍼스 설립과 대학생 수의 자연 감소로 말미암아 최근 5~6년 사이 젊은 학생들의 유입도 눈에 띄게 줄어 쇠퇴일로라고 주민들이 말했다.

“지금 56살의 시동생이 혜전대 1회 졸업생이에요. 1982년 혜전대가 개교하면서 농촌마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어요. 그 후 10여 년이 지나서 같은 재단의 청운대가 들어오면서 이 동네 인구도 갑자기 늘기 시작했고, 학계1구는 활기를 되찾았죠.”

학계1구 김정애 부녀회장의 말이다. 청운대학교는 1994년 대학 설립인가가 나고 1995년 신입생을 받기 시작했다. 고등교육기관 불모지였던 홍성에 2년제와 4년제 대학이 같이 들어오면서 지역사회에 경제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와 학령인구의 감소로 입학생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국가적 문제지만 청운대가 자구책으로 4~5년 전부터 학생모집이 쉬운 인천시에 분 캠퍼스를 설립하면서 홍성 본 캠퍼스의 모집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학계1구 마을도 어려워졌다.


■벌써 빈집 3개나 생겨
“학생들이 많을 때는 마을의 빈집도 수리해서 세를 줬는데 지금은 텅텅 비는 형편이고 심지어 원룸도 다 안 나갑니다.” 학계1구 강준규 이장의 말이다.

“우리 마을은 한때 취나물 재배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취나물을 재배한지는 35년 됐습니다. 작목반을 조직해 운영한지도 28년 됩니다. 초창기였던 1990년대는 취나물로 연 4억을 벌 정도였어요. 그때 벼를 수매해서 얻은 소득이 20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취나물은 소득증대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강준규 이장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아쉽게도 현재진행형이 아니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취나물로 큰 소득을 얻었지만 그 후 날로 재배규모가 줄어들어 지금은 재배농가가 10가구도 안 될 것 같습니다. 취나물은 노동집약적인 농업이라 쪼그려 앉아 작업하는 시간이 많고 고령화된 노동력으로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지금 취나물로 얻은 소득이 연 4000만원에 불과하죠.”

김정애 부녀회장은 강 이장이 오래 전 일을 회상하는 말에 기억이 좋다고 맞장구를 치면서 자신이 마을에서 가장 막내라고 소개했다. 그녀의 나이는 현재 59살, 곧 60고개를 맞는데도 그 이하의 젊은이가 없다며 모두들 학계1구 마을의 앞날을 걱정했다. 벌써 3가구의 빈집이 생겼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노인회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머물다 떠나더라도 대학생 줄면 안돼
학계1구는 원래 진주 강 씨 집성촌이었지만 외지 인구의 유입으로 최근에는 20%의 비중에 불과하다고 했다. 외지 인구란 주로 홍성에 유학을 온 타지 출신 대학생들을 말한다. 홍성군의 인구증가 정책에 협조하며 주민등록을 잠시 옮긴 대학생들이 대부분인데 학업이 끝나면 홍성을 떠나기 마련이다. 학계1구는 그들을 포함해 240가구가 사는데 실제 원주민은 64~65가구에 불과하다고 했다. 대학생들이 주민등록을 홍성에 이전하면 군청으로부터 6개월마다 10만원씩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학계1구마을에도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하지만 잠시 머물다 가는 학생들이 엄밀한 의미에서 동네 사람으로 보기는 힘들다.

“예전에는 외지에서 전입을 오면 이장한테 와서 신고했으나 지금은 그런 것이 없어졌어요.” 그래도 대학생들은 지역경제에 보탬을 주는 활력소이기에 대학마저 떠나거나 규모가 자꾸만 줄어들지도 모른다며 주민들은 몹시 걱정했다. 학계1구는 행정구역이 홍성읍이지만 시내가 아니고 남부순환도로 밖으로 밀려난 농촌마을이어서 오히려 군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라는 말도 주민들 사이에서 들렸다. 어중간한 읍내 시골마을이라 촌면지역보다 더 무관심한 채 발전대상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학계1구마을 원주민들은 대부분 농사짓습니다, 일부 젊은이들은 읍내 직장에 다니거나 자영업을 하는 정도입니다. 2가구의 귀농인도 일부 있으나 원주민과 잘 소통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한 가구는 혼자 와서 농사를 짓고 다른 가족은 서울이나 외지에 있어 완전한 귀농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 한 가구는 귀농이라기 보다는 노후를 농촌에서 보내려고 귀촌하신 분이죠.”


■노인층 절반 넘지만 화목한 분위기
학계1구는 원주민 130명중 65세 이상 노인층이 절반 넘게 차지한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매주 월·수·금 사흘은 노인정에 나와서 함께 식사를 하며 보건소와 군청의 지원을 받아 건강체조도 하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으로 유익한 시간을 보낸다.

“건강체조를 할 때는 30~40명 정도 모입니다. 실제 어르신은 70명 쯤 되는데 그중 노인회에 가입한 회원은 58명입니다. 학계1구노인회는 회장님과 총무님이 잘 하기 때문에 홍성군에서 가장 모범적인 노인회입니다.” 학계1구노인회 김용기 부회장이 말했다. 어르신들끼리 서로 세워주고 칭찬하는 모습에서 마을공동체의 아름다운 전통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을 진입로 인도개설 해야

강준규 학계1구 이장
“학계1구는 4개 반으로 마을이 나눠져 있습니다. 옛날에 학계초교도 있었으나 20여 전 폐교됐죠. 초교생 자녀들은 10명도 안 되는데 버스로 읍내 학교에 다닙니다. 10년이 지나면 마을이 소멸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강 이장은 마을 현안으로서 남부순환로에서 마을 입구까지 약 200m의 왕복 2차선 도로에 인도가 없어 위험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마을에 대학생과 주민들이 걸어 다니다가 사고가 날까 위험합니다. 인도를 확장 해줬으면 합니다.”



칭찬받도록 노력합시다

김용신 학계1구노인회장
“부녀회에서 노인회를 위해 항상 대접합니다. 노인들도 항상 젊은이들로부터 칭찬받을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항상 주변을 깨끗이 하고 건강한 생활을 당부 드립니다. 이장님과 부녀회장님이 솔선수범으로 봉사하시니 노인회가 잘 발전하고 잘 모이고 잘 됩니다.”


멧돼지 피해 방지대책을…

김정애 부녀회장
“마을에 젊은이가 별로 없어요. 부녀회도 다들 노인들로 제가 막내입니다. 85살 할머니가 부녀회와 노인회에서 최고령 회원이죠. 작년에 90살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김정애 부녀회장은 또 민원사항으로 멧돼지가 종종 내려와 농사를 다 망쳐 놓는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군에 요구했다.


사각지대 없이 관심 요망

김용기 노인회부회장
노인회 김용기 부회장도 멧돼지와 고라니의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군에 연락해도 포수가 오는데 못 잡으면 그만입니다. 고라니도 집 마당까지 들어옵니다. 아직 사람이 공격을 당해 피해를 입은 적은 없으나 위험합니다. 또 촌면은 도로포장이 잘 돼 있는데 홍성읍의 시골마을은 잘 안 해주는 것 같습니다. 높은 사람들이 사각지대 없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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