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충남교육1번지 홍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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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충남교육1번지 홍성고등학교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7.12.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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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교장, 창의력 신장 위한 교육 필요 모두가 행복한 학교
홍성고등학교 이승우 교장.

‘충남교육의 1번지’, 76년 전통의 명문 홍성고등학교(교장 이승우)가 올해 발표한 비전이다. 홍성고는 1941년 개교 후 홍성군을 대표하는 공립고로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으나 이제는 충남도를 대표하는 일반계 인문고로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충청남도의 수도요, 도청소재지에 위치한 학교로서 거기에 걸맞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실제로 자타가 인정할 만큼 입시결과를 비롯해 여러 분야의 평가에서 입증됐다. 2014 학교평가 최우수학교, 2015 학교청렴도 1등급 학교, 2015 교육부 대한민국 행복학교 선정, 2016 교육감 표창 5회, 올해도 선진형 교과교실 실제 학교(교육부), 충남 창의수학 선도학교 등으로 주목받아 왔다.

홍성고가 지난해 2월 23일 홍성읍을 떠나 내포신도시에 신축한 교사로 이전하면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것도 놀라운 변화다. 과거의 고답적인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급변하는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변화를 추구하는 홍성고의 모습이 궁금했다. 기자는 지난 12일 교장실에서 이승우 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신광덕 교감도 함께 했다. 이승우 교장은 지난 9월 1일 부임했는데, 홍성고(31회) 출신으로 고향의 모교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2년간 봉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EBS의 장학퀴즈에 참여한 홍성고 학생들 모습.

■내신성적 향상 도움되는 동아리 활동 활발
-홍성고가 오랫동안 요람으로 삼았던 홍성읍을 떠나기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충남도청이 있는 신도시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그때는 내가 이 자리에 있지 않아 학교를 옮기는데 관여하지 않았다. 다만 동창회에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학교가 계속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닦기 위해 학교 이전 이야기가 나와서 옮기게 된 것으로 안다. 다른 지역의 예를 든다면, 대전에 대전고가 구 도심에 있으니, 충남고는 둔산으로 옮기면서 두 학교의 모습이 극명하게 달라졌다. 서울에도 강북의 명문고가 강남으로 많이 이전하면서 명문고로 발전했지만 일부는 강북에 머물면서 답보 상태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홍성고도 옮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홍성고는 우수생들이 경쟁적으로 몰려와 학생수 감소로 위기의식을 느끼는 지역의 다른 공사립고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홍성고 나름대로 내부적으로 느끼는 위기의식이 있다면?
“지금 홍성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농어촌 고등학교들이 중학생 수가 줄면서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학교는 ‘보내고 싶은 학교 가고 싶은 학교’로서 그런 염려는 없지만 다만 내신성적과 학생부 관리 등의 종합전형으로 입시제도가 많이 바뀌다보니 내신성적이 떨어진다고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교육과정을 탄탄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일례로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동아리만 해도 200개가 넘고 교내에서 선생님들이 계획하고 진행하는 상이 많다. 외부에서 주는 상은 기록할 수 없지만 교내에서 주는 상은 인정된다. 그런 대회가 100개가 훨씬 넘는다. 단순히 감상문을 쓰는 데서 끝나지 않고 1회성 대회도 아니다. 꾸준히 시간을 두고 연구하고 보고서를 써야 하는 대회가 115개가 있는데 대학들도 인정해주고 있다. 이런 대회를 통해 입학사정관들로부터 다른 학교에 없는 내신등급을 받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다.

우리 학교는 2006년부터 교육부가 지정한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받아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한다. 2010년부터는 교육부로부터 기숙형 고등학교로 지정받았다. 지금 276명을 수용하는데 외부의 우수생을 더 유치하기 위해 증축하고 있다. 우리가 다른 지역의 우수생들을 많이 모집하면 할수록 홍성지역의 나머지 학교들에게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외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홈페이지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 입시상담 전화가 많이 온다.”

-홍성고가 이전하면서 그 동안 남녀 공립고로서 균형을 이뤘던 홍성여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남고의 전통을 포기한 이유는?
“남고의 전통을 포기했다고 하기 보다는 요즘 신설 학교나 교정을 이전하는 학교의 전제조건이 남녀공학이다. 우리가 남고의 전통을 포기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다. 요즘 남녀평등시대라 남학교의 전통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또 내포신도시의 교육 수요자를 위해서 여학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었다.”

학생들이 홍주신문을 이용해 NIE교육을 하고 있다.

■문·이과 균형 이뤄 남녀공학 효과 나타나
-남녀공학이 되면서 남고시절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남고 때와의 차이라면, 우선 입시적인 면에서 앞으로 더 다양한 대학에 보낼 수 있게 됐다. 여학생이 졸업하면 이화여대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예전에는 이과 성향이 많았으나 지금은 문과적 성향을 가진 여학생이 많아 이과와 문과의 균형을 이뤘다. EBS가 지난 9월 25일 녹화한 장학퀴즈에서 파이널 문제까지 가지 않고 100개의 별을 획득했다. 그런 학교가 올해 세종과학고에 이어 우리 학교가 두 번째라고 하는데, 충남에서는 유일한 학교가 됐다. 이런 결과를 얻은 것도 남녀공학의 효과라고 생각하며 내년에 더욱 기대가 된다.” 

-내포신도시의 신축교사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교육환경을 제공하리라고 생각되는데 학생들의 만족도는?
“만족도는 매우 높다. 다만 부지 자체가 협소한 것이 단점이다. 5층짜리 건물 하나로 이뤄진 교사에 1000명 가까운 학생이 이 안에서만 움직여여 한다. 복도를 가운데 놓고 양쪽으로 교실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건강에 좋지 않다. 안에 있는 먼지가 빠져 나가지 않고 환기 시설도 부족하다. 문을 열어놓고 수업하면 이쪽 반의 먼지가 다른 반으로 가고, 여름철에는 더워서 냉방하면 환기가 잘 안 된다. 겨울철에 난방하다 보면 공기가 안 좋아진다. 운동장도 좁다.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불만이 없다.”

-홍성고가 인재를 기르는 목표나 교장으로서 교육철학이 있다면?
“홍성고가 무조건 공부만 시키는 학교는 아니다. 다양한 동아리와 체험활동을 통해 가고 싶은 학교 선생님들도 출근하고 싶어 하는 학교가 돼야 한다. 그래서 나는 서로 소통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부임 후 학생들의 이름을 다 외웠다. 선생님들의 양해를 구하고 학급마다 들어가서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니 상당히 좋아하더라. 교장과 학생들 사이의 거리를 없앴다. 선생님들과 교장과의 거리도 없애면서 학교의 발전을 위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고 있다. 미래에 현재의 직업은 대부분 없어지고 새로운 직업이 많이 생긴다고 하는데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창의력 신장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창의력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생기지 않는다. 기본기가 갖춰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본이 충실한 학교를 지향하고 있다. 홍성고가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집단이라고 하지만 상하위권 학생간에 격차가 가장 큰 학교이기도 하다. 밑바닥에 있는 학생들이 좌절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도 끌고 갈 수 있는 학교,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이끌어 가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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