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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세상을 바꿀 용기를 내보자

지난 연말 가족과 함께 영화 ‘1987’을 관람했다. ‘1987’은 6월 항쟁을 다룬 영화로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가 숨진 과정 등을 담았다. 영화는 보여주고 말한다. 힘차게 움직이는 사람들에 의해서 세상은 바뀐다고….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프고 불안했던 국민들이 ‘스스로’ 바꾸고 일궈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난해 겨울, 광장을 밝혔던 수 천 만개의 ‘촛불’이 떠올라 가슴 한 구석이 뜨거웠다. 6월 항쟁과 30년이 흐른 광장의 촛불혁명은 피와 땀, 평화의 울림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3·1운동과 임시정부를 거쳐 4·19 혁명과 5·18 민주화 항쟁을 지나 6월 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역사적 사건을 통해 역사는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다만 총검과 최루탄, 물대포에 맞서 노력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예정자마다 말한다.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저마다 홍성군을 바꿀 가장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맞다. 이제 독립운동과 충절, 정의의 고장 천년 홍주의 역사를 다시 계승해 평화와 인권, 미래 비전이 살아 있는 그런 홍성군으로 바꿔야 한다. 따라서 새해엔 누가, 어떻게, 어떤 세상으로 바꿀 수 있는 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정말로 필요한 때다.

학연·혈연·지연에 얽매여 대충 아는 사람에게 지역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냉정한 선택의 잣대가 요구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누구나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거쳐 정당한 대가를 받는 그런 사회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간 바꿔내지 못한 홍성군 지방권력의 구도를 이제는 바꿔야 할 때란 흐름에 공감한다. 국민의 손으로 국가와 사회의 운명을 바꿨으니, 이제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의 운명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선심성 공약보다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각종 정책과 지속가능한 공동체 회복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일할 기회를 줬으면 한다.

요즘 의정보고서를 만들어 일부는 우편 발송하고 나머지는 일일이 주민들 찾아다니며 배포하는 중이다. 그런데 하루에 대여섯 군데씩 마을총회를 다니다보면 ‘내가 정말 의정활동을 제대로 한 것이 맞나?’ 싶은 의구심이 든다.

현장에서 만난 일부 주민들은 성실하게 회의에 출석해 주민들 삶의 질과 연관된 조례를 몇 개나 만들었는지, 예산안심의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를 잘 견제했는지, 토론회나 간담회를 얼마나 주도적으로 이끌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저 우리 마을회관에 냉장고나 TV를 누가 바꿔주고 마을 안길 포장과 배수로 공사를 얼마나 해줬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인다.

아무리 주민숙원사업들이 우리 의원들이 해 드린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세금으로 한 것이라 말씀드려 보지만 소용없다.

사실 주민들 평가 기준이 이렇다보면 우리 의원들은 제대로 된 의정활동보다는 마을 행사 쫓아다니기 바쁘고, 자잘한 지역구 예산이나 확보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6월 항쟁 당시 시민들의 구호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낫다’였다.
한 두 명의 영웅이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 그저 상식적인 몇 명, 직업윤리에 충실한 몇 명,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 몇 명이 세상을 바꿀 용기를 내었고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각자 힘닿는 데까지 연대하면서 고귀한 희생으로 얻어낸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가수는 노래로, 학자는 책과 글로, 정치인은 올곧은 정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유권자들은 선거를 통해 현명하게 옥석을 가려 사회를 바꿔내야 한다.

새해에는 국민의 뜻을 섬기는 정치, 연대하는 사회, 불의를 외면하지 않는 국민이 가득하길 소망해 본다.

최선경 칼럼위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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