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밴드 ‘선착순 두 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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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밴드 ‘선착순 두 명’을 소개합니다!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01.10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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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영, 박효신 씨가 만들어가는 우쿨렐레 밴드
동네밴드 ‘선착순 두 명’의 박효신(왼쪽) 씨와 한혜영 씨.

기분이 안 좋은 날이 있다. 날이 안 좋아서, 날이 좋아서, 갱년기가 와서,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서 등등 조금이라도 울적한 기분이 드는 날, 보고 듣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악기와 사람이 있다. 한혜영, 박효신 씨가 만든 동네밴드 ‘선착순 두 명’이다.

유치원 학부모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흥과 끼를 골고루 갖추며 처음부터 잘 맞았다. ‘손 놓으면 죽는다’는 생각에 우쿨렐레를 배웠다. 2003년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거의 붙어 살다시피 했다. 우쿨렐레를 처음 배운 날, 설거지와 청소를 하면서도 어깨에는 우쿨렐레를 매고 있었다. 배우자마자 인연이 되어 방과 후 강사도 바로 시작했다.

“처음에 강사를 갔는데 저희보다 더 기타를 잘 치시는 분이 계시는 거에요. 피크 잡는 법도 가르쳐주시고 오히려 전세역전이었죠. 하지만 우쿨렐레는 우리가 더 잘 쳤어요.”
그렇게 시작된 강사 활동은 나름 의미 있는 시간들이 되어 갔다.

“제가 간 한 학교에 다운증후군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이 우쿨렐레 배우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하더라고요. 비록 코드 한 번 제대로 치지는 못하지만 그 아이가 너무 즐겁게 그 시간을 즐기는 걸 보니 저도 좋고, 그 아이가 안 오면 나도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두 사람은 계절별로 워크샵을 열어 우쿨렐레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를 꾸준히 만들어가기도 한다.

박효신 씨는 우쿨렐레 이외에도 피아노, 플롯, 첼로, 오카리나 등 음악적 감수성이 뛰어나며 특히 카혼 1급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에스파냐어로 상자, 서랍이라는 뜻의 카혼(Cajon)은 16세기부터 19세기 말 사이에 남아메리카에 노예로 끌려간 아프리카 사람들이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나무 상자를 악기 삼아 두드려 연주한 것이 그 기원이 된 타악기로, 외형은 보통 육면체에 사운드 홀이 뚫려 있는 형태다.

페루 리마를 중심으로 발생한 직육면체 모양의 페루 카혼과 쿠바의 아바나를 중심으로 발생한 쿠바 카혼이 있다. 쿠바 카혼이 여전히 쿠바 내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반면, 페루 카혼은 플라멩코 뮤지션 파코 데 루시아의 밴드에서 페루 카혼을 사용하면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경쾌하고 발랄한 우쿨렐레에 카혼의 장단이 곁들여지면 음악을 그저 감상하는 입장이 아니라 저절로 손뼉을 치고 나도 모르게 발로 장단을 맞추며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된다.

한혜영 씨 또한 우쿨렐레 이외에 어린이 책을 읽는 모임을 이끌어오고 있다. 방학 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금요일마다 홍성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도 하고 있다. 두 사람의 앞으로 꿈은 소박하다.

“큰 행사나 공연 등은 바라지도 않아요. 사실 하면 좋죠? 그건 아니고요, 좀 의미가 있는 자리에서 작지만 서로가 음악으로 즐겁고 이야기도 나누는 토크쇼 같은 형태의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하얀 얼굴에 연신 빨개지는 볼을 두드리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조분조분 말하는 한혜영 씨와 가수 박효신이 아닌 우쿨 강사 박효신을 강조하는 두 사람에게서 친자매보다 더 끈끈한 애정과 우정을 느낀다. 지난달 2일 중증장애인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기적의 새싹토크쇼에서 성공적 데뷔무대를 마친 동네밴드 ‘선착순 두 명’의 앞으로 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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