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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부리지 않은 정겨운 맛, 경애네칼국수홍성읍 경애네칼국수
주인장의 손맛이 들어간 육수에 고춧가루와 바지락을 넣어 끓여낸 얼큰칼국수.

흔히 찬바람 부는 겨울에 주로 찾게 되는 음식이라고 하지만 칼국수는 호박과 감자가 제철인 여름에 더 많이 즐겨 먹었다. 밭에서 금방 따온 호박을 송송 썰어 넣고, 포실한 감자를 넣어 시원한 멸치육수에 끓여내면 입맛 없는 한여름에 점심 한 끼가 후딱 해결되고는 한다. 요즈음은 어디서나 쉽게 칼국수를 먹을 수 있으니 대표적 서민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물가에 칼국수 한 그릇 값도 이제 만만치가 않다. 가게 문 닫는 날까지 5000원 가격동결을 외치는 칼국수 집이 있다. 홍성읍 조양로에 위치한 경애네 칼국수다.

올해로 11년이 되어가는 경애네 칼국수를 운영하는 인경애 대표는 “난 욕심 없어요. 그저 사람들과 정겹게, 그리고 맛있게 음식 만들어내면 그걸로 족해요”라고 말한다. 겨울에는 칼국수와 얼큰 칼국수, 떡국이 주 메뉴고, 여름에는 비빔밥과 콩국수를 판매한다. 멸치, 황태, 양파, 무, 대파, 파뿌리, 월계수 잎 등을 넣고 푹 우려낸 육수에 고춧가루와 바지락을 넣어 끓여낸 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운다. 칼국수 한 젓가락에 김치 한 점이면 충분하다.

“육수에 들어가는 재료가 똑같아도 직접 맛을 보면 조금씩 그 맛이 달라요. 그게 바로 손맛이죠.” 또한 떡국 한 그릇을 내기 위해 하루 종일 사골을 우려내는 수고로운 노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이 집 육수는 갈비마구리를 함께 넣어 진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여름 메뉴인 콩국수는 청태를 직접 맷돌에 갈아 넣고, 비빔밥은 제철나물 등의 고명을 쓱쓱 비벼먹는 맛에 단골손님들의 숟가락이 바빠진다.

“예전 나 어릴 적에 도림장 근처 고모네 칼국수가 아주 맛있었어요. 그런데 한 어르신이 우리 집 칼국수를 먹고 그 집 칼국수 맛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 뒤부터 그 분이 단골이 됐죠.” 옆 테이블에 앉은 대전에서 온 두 손님은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칼국수 한 그릇을 말끔하게 비워낸다. “대전이 인구 대비 칼국수 집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이 집 칼국수 진짜 맛있네요. 2주 뒤에 또 오려구요.” 그 옆 테이블에는 건장한 남자 성인이 땀을 뻘뻘 흘리며 칼국수를 먹고 있다.

“아, 사장님 오늘 왜 이렇게 많아?”
“배고프다며? 남기면 다음에 못 올 줄 알어.”
국수배는 금방 꺼진다고 하지 않았나. 오후 4시경이면 출출해진 배를 쓰다듬으며 아까 먹던 칼국수 국물이 그리워질 것이다.
“내가 장사 그만 둘 때까지 칼국수 가격은 5000원만 받을 거에요.”
줄 서서 먹던 칼국수가 지난해 초부터 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주인장은 조바심내지 않는다. 정겨운 서민 음식 칼국수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멀리서도 오는 단골손님들에 대한 배려다.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있는 칼국수는 점심시간에만 먹을 수 있다. 그러니 오늘 점심은 다른 메뉴 고민하지 말고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것이다.
메뉴: 칼국수 5000원, 떡국 6000원, 두부 5000원 문의: 631-7244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2시

김옥선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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