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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변 개복숭아 희망의 열매로 대박 터뜨릴 날은…희망을 일구는 색깔있는 농촌마을 사람들<8>
농촌마을 희망스토리-은하면 금국리 상하국마을
  •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8.05.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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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로 양쪽에 심은 개복숭아나무 숲은 멋진 풍경화를 선사하지만 노동력에 비해 수확한 열매가 돈이 안 된다. 사진 왼쪽에서 문이식 노인회 총무, 신복난 부녀회장, 이재창 노인회장, 김선구 은하면 새마을지도자 협의회장, 윤재석 이장.

은하면 금국리 상하국은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마을로 비옥한 농토와 함께 교통도 좋다. 왕복 2차선 8번 지방도가 통과함으로써 외부 세계로 드나들기 쉬워 특히 자가용이 없거나 운전할 줄 모르는 어르신들은 대중교통으로 읍내에 나가기가 편리하다. 군내버스가 바로 마을 앞으로 1시간에 1대꼴로 다니기 때문이다.

■ 결성과 구항 이어주는 길목
상하국은 76가구에 120~130명의 주민이 산다. 이 정도면 은하면에서 큰 마을에 속한다. “우리 마을이 은하면에서는 두 번째 규모로 큰 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화합도 잘 되고 모범적인 청정마을이죠.”

상하국마을 윤재석 이장의 말이다. 은하면에서는 제일 북쪽 끝에 결성면과 구항면을 이어주는 길목이어서 양 지역은 물론 홍성읍내로 나가는 것도 쉬운 편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교통이 좋다보니 1990년대부터 양로원과 산업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덴소, 의료법인 장수원, 사조사료공장 등이 지금까지 상하국마을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주민들은 장수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특별한 행사를 하는 날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봉사도 한다.

상하국마을 주민들 가운데 수도작을 위주로 하면서 특용작물로 딸기를 택해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많다. 지하수가 풍부해 가물어도 딸기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없다. “12가구가 딸기를 합니다.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고설재배 방식으로 많이 합니다. 고설재배는 소출이 많고 작업하기가 수월합니다. 고령의 노인 인력이 하기 좋습니다.”

윤재석 이장과 이재창 노인회장도 딸기를 대규모 재배한다. 그 밖에 밭작물로는 비교적 품이 적게 드는 감자를 많이 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남아도는 쌀 때문에 정부가 장려금까지 지원하면서 다른 작물로 전환할 것을 권장하는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다른 작물은 인건비가 많이 들어 수지가 맞지 않아요. 다른 작목으로 유도해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하는데 장려금을 받아도 별 이득이 되는 게 없어요. 그래도 벼농사가 일은 가장 수월한 편입니다.”

노인회 문이식 총무는 인천에서 정년은퇴를 하고 6년 전 부인과 함께 귀농했다. 두 부부가 경상도 출신이라 상하국은 전혀 연고가 없는 낯선 동네였으나 이제는 완전히 충청도 사람이 됐다. 크게 욕심내지는 못하고 가족들을 위해 자급자족할 정도의 농사만 짓는다고 했다. 문 총무의 부인은 부녀회장을 맡아 마을에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상하국마을에는 문 총무처럼 정년은퇴 후 노후를 보내기 위해 귀촌하는 도시인들이 많은 편이다. “전원주택 10여 호 이상 단지를 형성해서 귀촌한 분들이 살고 있습니다. 영농보다는 전원생활을 하며 여가를 즐기러 오신 분들이죠.”

은하면 새마을회 지도자 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선구 회장도 이 마을에 귀농한 이력이 길지 않다. 김 회장은 원래 상하국마을 출신으로 24세에 떠났다가 5년 전에 귀향했다.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하다가 퇴직하고 고향에 귀촌했습니다. 밭농사만 하는데 다른 사람들 따라가지 못하고 이것저것 조금씩 합니다.”

그는 서울에서 살았을 때도 한 달에 2~3회는 내려와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마을사람들과 소통했기 때문에 귀촌 후 적응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저는 전혀 모르는 외지 사람이 귀농한 것과는 달라요. 마을에 젊은이는 별로 없으니까 어르신들은 제가 다 알고 지내는 사이였죠.”

그 역시 부인과 같이 돌아와 공직에서 얻은 노하우와 리더십으로 뒤늦게 새마을 지도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가 떠나기 전 1970년대에는 너무나 가난했던 농촌이 그 동안 너무 발전해 새마을 운동의 방향도 달라져 있었다. 초가지붕을 없애고 마을길을 넓히는 대신 마을청소, 환경정화, 사랑의 집짓기 등으로 바뀐 것이다. “새마을운동은 정신적인 운동입니다. 은하면이 한참 동안 침체됐다가 요즘 다시 올라가는 중입니다. 주로 쓰레기 줍고 청소합니다.”

김 회장은 은하면이 작년에 군내 11개 읍·면 중 3등, 재작년에 1등을 했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마을별로 대청소를 할 때는 재활용되지 않는 쓰레기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라고 했다. “봄가을 대청소를 하는데 수거한 쓰레기를 전부 분리해서 처리합니다. 올해도 각 가정에 산재된 쓰레기와 하천에서 건진 쓰레기를 큰 화물차에 한 차로 실어서 버렸습니다. 그러나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 처리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마을에서만 35만 원의 비용이 나갔습니다. 군에서 재활용 안 되는 쓰레기 처리비용을 지원해 줬으면 합니다.”

김선구 회장은 옛날에 쓰던 각종 플라스틱 그릇이나 용기들이 쓰레기 포대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너무 커 각 가정에서 처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마을 대청소 때 엄청난 양이 수거된다고 했다. “각 개인들은 돈 주고 버릴 의사가 없고 그런 쓰레기는 불에 태워서도 안 돼죠. 그런데 비용 부담이 너무 많아서 깨끗한 환경을 만들려면 군에서 처리비용을 지원해 줬으면 합니다. 그렇게 해야 쓰레기가 잘 나옵니다.”

■ 출향인도 하나 되는 한마음축제
마을 공동체 문화로는 100년 이상 전통을 이어가는 산제와 한마음축제다. “음력 정월 열나흘 날에는 산제를 지냅니다. 규모를 크게 하기 위해 새마을 지도자님이 앞장서서 하십니다. 또 2월 초하루에 한마음 축제를 합니다. 출향인들과 지역의 업체들이 협찬도 하고 함께 참여하는 축제 한마당으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풀 겸 노래자랑도 하며 전체가 어울려 화합하는 잔치입니다.”

상하국마을 노인회는 65세 이상 회원이 50명 쯤 된다. 그 중 10여 명의 어르신들은 매일 회관에 나와서 같이 점심을 해 드신다. “지금 마을 사람들 중 70% 정도가 65세 이상 노인들입니다. 저는 올해부터 회장을 맡았어요. 사물놀이 교실이 올해 끝났죠. 한글교실도 2년 과정이 끝났어요.” 이재창 노인회장은 계속 이어서 보건소와 적십자봉사회 등에서 지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 심심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달에는 원래 계획된 효도잔치를 못 하고 있다. 회원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잔치를 벌이는 사람이 많아서라고 했다. “5월달에 노인회에서 하려고 했으나 7순·8순잔치가 많아 계속 못하고 있어요. 동네 집하장에서 뷔페를 불러 잔치하는 집에서 대접합니다.” 그 밖에 노인회는 자체 행사로 1년에 2회 관광을 간다.

새마을부녀회는 가장 젊은 회원이 40대다. 그래도 여느 시골마을보다는 젊고 활력이 있다. 그러나 시골도 도회지 문화가 유입되면서 부녀회의 할 일도 줄어들었다. 이재창 노인회장은 마을 여성들의 손길이 덜어져 좋기도 하지만 관혼상제를 온 동네 사람이 나서서 치르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사라져 가는 것이 내심 아쉽다. “상을 당할 때마다 느끼는데 상조회에서 와서 다 하니까 부락 사람은 할 일이 없어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어요. 과거에는 부녀회가 다했는데….”

■ 개복숭아 희망의 열매 될까?
희망마을 사업으로서 마을 청년회가 하천변에 심은 400주의 개복숭아나무가 기대만큼 돈이 되지 않아 주민들은 지금 고민하고 있다. 봄에는 하천 양쪽 뚝방길을 빨갛게 수놓으며 장관을 연출할 뿐 열매를 거둬 판매하는 것은 전혀 수지가 맞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김선구 회장의 말이다.

“6년 전 소득 창출을 위해 심었습니다. 개복숭아가 건강에 좋다고 큰 기대를 했지만 실제 과실을 딸 때가 되니 가격이 안 맞이 품값이 안 나왔습니다. 공을 들인 것에 비해 들어오는 돈이 얼마 안 되니 너무 허무했죠.” 지난해 수익금이 100여만 원에 불과하다며 온 마을사람들이 나와서 과실수 주변에 풀을 깎고 비료 주면 가꿔야 하고 직접 열매를 따는 일까지 노력에 비하면 엄청난 적자라고 했다.

꽃은 이미 지고 파란색 열매가 알알이 달린 채 농수로 양쪽으로 길게 도열한 개복숭아숲의 모습은 모내기를 위해 물을 잡아놓은 들판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베어버릴 수도 없고 그냥 방치할 수도 없는 개복숭아, 언제쯤 최고의 건강음료 재료로 입증되어 값이 폭등할 날이 올까?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허성수/사진=김경미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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