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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에세이] 광천을 떠날 수 없는 이유창간 11주년 기념 특집

2005년 광천에서 오라는 초청을 받고 저는 한국 친구들에게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광천이 어디 있는지 말해 줄 수 있습니까?”
“들어본 적이 없는 곳인데, 어디 있는지 몰라요.”
그 친구들의 대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찾아와보니 광천이 농촌에 있어서 유쾌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저는 하루나 이틀 정도 광천읍을 방문하고 떠날 생각이었습니다. 일주일 이상 한 도시에서 살기를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저도 촌놈입니다. 영어로 우리끼리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시골 소년을 데려갈 수는 있어도 그 소년에게서 시골을 빼앗아 갈 수는 없다(You can take the boy out of the country, but can’t take the country out of the boy).”
그 후 저는 지금까지 13년 동안 광천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단 한 번도 저를 향해 나쁘게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주민들은 항상 저를 잘 대해 주셨고 친절했습니다. 삶이 어려울 때는 몇몇 다정한 이웃들이 저에게 따뜻한 말로 용기와 위로를 주곤 했습니다. 비록 제가 다르게 생겼지만 주민들은 저한테 존경심을 표하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처음 광천에 왔을 때는 음식이 너무 생소하고 입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음식에 익숙해지자 주민들은 곧잘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 정말 한국사람 다 됐네요.”
2010년 제가 마지막으로 호주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평안하지가 않아 얼른 저의 집이 있는 광천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광천 주민들은 저에게 수도 없이 반복해서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광천을 떠나세요. 서울에 가서 영어교사 자리를 얻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두고, 제 어린 딸들 곁을 어떻게 떠나라는 말입니까. 그 아이들은 저에게 너무나 소중한 보물이고 ‘아버지 하나님’께는 더할 나위 없이 값진 보화입니다. 그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저의 딸이고 아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대학교 학위, 최신 스마트폰이나 큰 집을 갖는 것, 얼마나 많은 나라들을 유람하느냐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으십니다. 단지 그 분은 가장 작은 자들과 가장 가난한 자들을 어떻게 돌아보며 하나님의 사랑을 베푸는지 우리의 중심을 보십니다. 특별히 고아가 된 어린이들, 어려운 이웃들과 홀로 남은 분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은 더 가까이 있습니다.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태복음 25:40).
제가 고아들과 버림받고 거부당한 사람들, 술에 찌든 사람들, 매 맞은 사람들을 보고 하나님께 “왜 하나님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나요?”라고 여쭈면 이렇게 대답하십니다.“데이빗, 네가 하지 그래…” 그래서 저는 그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으로 변화시키고 보다 가치있는 존재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우며 헌신하는 것입니다. 그 아이들도 꼭 필요한 존재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합니다. 제 소유의 집이 있다는 것은 제가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존중, 자비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아이들의 집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손으로 집을 지을 수는 있지만 오직 마음으로만 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영어와 요리, 예술을 가르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아이들이 꼭 필요한 존재로서 너무나 값지고 귀중한 보물이라는 것입니다. 저의 교수법은 홈스테이와 비슷합니다. 요리하고, 먹고, 놀고, 이야기하고, 종종 웃기도 하고, 때로는 TV를 보기도 하는데 거의 공부는 하지 않습니다. 보통 가정과 똑같은 아버지와 자녀들의 모습입니다. 주민들은 저한테 언제 이 일을 그만두고 은퇴하느냐고 묻곤 합니다. 그러나 내 아버지 하나님의 일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아들이 아들 자리에서 은퇴할 수 없고, 아버지가 아버지 자리에서 은퇴할 수 없듯이 저는 제가 죽기 전까지 우리 아이들에게 돌봄 사역을 하며 자비와 존중과 사랑을 베풀려고 합니다.

저에게 소원이 있다면 한국 아이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더 큰 집을 얻어 제 생명 다하는 날까지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언제가 저에게 큰 집을 하나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죽으면 저의 집은 어린 딸에게 줘서 계속 유지할 수도 있고 팔아서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돈에 대해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한 목적 외에는 관심이 없으며, 세상적인 물질이나 상도 바라지 않습니다. 저의 꿈은 땅을 마련해서 아이들을 위해 다섯 채의 집을 짓고 한 채마다 2~4명의 아이들이 입주해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저는 여러분이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나타내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원합니다.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눈매, 미소, 주고받는 인사를 통해, 심지어 작별을 고하는 인사를 할 때도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나타내시기를 바랍니다.

데이빗 송 <선교사>

데이빗 송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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