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역사기록은 삶의 나침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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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역사기록은 삶의 나침반이다
  • 홍주일보
  • 승인 2018.07.1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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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이 주관하고 홍성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주최하는 ‘홍성군 청년마을조사단’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한다. 군은 지역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청년 8명을 모집해 청년마을조사단을 구성했다. 청년마을조사단은 마을의 자원 발굴을 통해 주민 주도의 마을활성화를 유도하고 농촌고령화로 잊혀져가는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기록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청년마을조사단은 마을자원조사와 지역 이해에 필요한 기본교육과정을 이수하고 7월부터 갈산면의 4개 마을(원와, 압곡, 목과, 내갈) 조사를 시작으로 올해 12월까지 60여 개 마을을 돌며 마을의 역사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사회의 변화 속에서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일은 사진의 기록뿐만 아니라 마을의 역사적 사건이나 각각의 공간에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심도 있게 조사·기록하는 일은 의미가 크다. 현재 모습뿐만 아니라 과거의 모습과 기억까지 불러오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람은 역사를 통해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배운다”고 했다. 나라에는 국사가 있고, 세계는 세계사가 있다. 어찌 사람이 사는 마을에 역사가 없겠는가. 기록하면 역사가 되고, 기억하면 추억이 된다고 한다. 역사는 공유될 수 있지만 추억은 단절될 수 있다. 역사는 오늘에 교훈이 되고 내일의 삶에 나침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있어 태어나서 자라는 곳이야 말로 삶의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의 행동이나 성격 형성의 주요 인자가 되고, 자라면서 반복되는 체험은 학습이 돼 인성으로 재구성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사람이 태어나 자란 마을에는 보존 가치가 높고 기록할 소재가 많을 수밖에 없다. 마을주민의 동향이나 지형지물, 사라져 가는 갖가지 이름들, 마을의 전설과 설화, 마을의 변천사, 온갖 문화와 삶이 깃들어 있는 문화재와 유물, 삶의 노래 등이 있다. 이 같은 자료와 흔적은 흩으면 관심이 없어져 폐품이고 모으면 마을의 역사로 태어난다. 과거 대가족 제도에서는 가족사가 구전되고 족보로 전래될 수 있어 어느 정도 마을의 역사를 계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단출한 핵가족관계가 대세를 이루는 시대다. 핵가족은 수평·수직적으로 범위가 좁아 이웃과 단절되는 특성이 있다. 또 요즘은 물질적으로는 풍족할지라도 나이가 들수록 마을과 이웃의 빈곤으로 외롭게 되는 시대다.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을’은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들로 치부되곤 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마을의 본질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태생적·자발적이다. 따라서 현대사회의 대안적 공동체는 여전히 ‘마을’이기 때문에 마을의 변천사나 마을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기록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청년들의 마을기록 동참은 애향심을 배우고 마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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