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제단편영화제에 거는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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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제단편영화제에 거는 기대와 우려
  • 이병희 칼럼위원
  • 승인 2018.11.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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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지역 최초의 국제단편영화제가 홍성에서 열린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주최하는 제1회 홍성국제단편영화제가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홍주문화체육센터를 비롯한 CGV, 메가박스 극장에서 펼쳐진다. 우리 지역이 수도권이나 지방 대도시에 비해 대중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기에 이번 영화제가 참으로 반갑다. 개막일부터 유명배우와 가수들의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축하공연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개막작인 ‘더 로얄리스트’를 필두로 47편의 출품작을 무료로 볼 수 있는 행운과 버스킹 공연, 다양한 농특산품 홍보 부스 운영 등으로 즐겁고 신나는 홍성의 멋과 맛에 흠뻑 젖어들게 한다.

이번 영화제는 지역 문화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만들겠다는 홍성군의 야심찬 포부와 헌신적 노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도청 이전 이후 우리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전에 없던 유명 대중예술인들의 공연 무대는 물론이고 수시로 마련되는 다양한 문화예술의 장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행복해진다. 그렇기에 이번 국제 단편영화제에 대해 거는 기대는 말할 것도 없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인의 한마당이 될 이번 영화제는 많은 우려 속에서 출발됐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예산수립 과정의 고단함과 재원의 확보를 제대로 완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저예산 고품격영화제의 이름으로 본질의 문제를 비껴간 것은 향후에 깊이 따져봐야 하는 대목이다. 매끄럽지 못했던 영화제 추진을 보며 대종상 영화제의 파행을 떠올리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애초의 예산 계획에 턱없이 못 미치는 재원 확보로 내실 있는 영화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영화인총연합회와 홍성군의 역할 분담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못하고 행사 유치와 성사에만 몰두하다보니 군이 주도적 추진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가 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향후 부족한 부분이 결정적 하자로 드러날 경우 칼날 같은 평가에 대한 모든 책임이 고스란히 군에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물론 영화제는 영화인들이 주관하고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추진 과정에서 군의 역할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아쉬움은 이제 뒤로 물리고 앞으로의 기준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만의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횟수를 쌓아갈수록 전국적으로 각광받는 영화제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주도적이고 면밀한 준비와 실행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예산편성과 재원확보 역시 안 되면 말구 식의 주먹구구로 통하는 시대는 과감히 마무리해야 한다. 예술계의 관행적 속성으로 어물쩍 이해하고 넘겨서도 안 된다. 국내 최고의 대종상영화제 파행을 반면교사로 삼아 모범적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배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더욱 강화된 기준을 설정해 투명하고 계획성 있는 예산편성과 집행으로 영화제의 내실을 다져야만 다수의 호응을 이끌 수 있다. 또한 지역 영화인들의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을 통해 지역영화제가 선행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지역의 대중예술에 대한 스스로의 폄훼를 뛰어넘어 세심한 지원과 활성화로 그 기초를 단단히 한다면 어떤 대중예술제도 군민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준비 과정을 뛰어넘어 ‘야단법석 홍성국제단편영화제’로 홍성군이 들썩이는 축제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병희<홍성군의회 의원·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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