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33살에 3번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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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33살에 3번째 개인전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11.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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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선 작가 서예개인전

나는 서(書) 안에서 산다
이상은(李商隱)-화하취(花下醉) 35x135.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 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가사 중 일부다. 30대는 뭔가 충만한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기보다는 뭔가 이 길이 맞나 하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좀 더 많이 드는 나이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래도 20대보다는 좀 더 안정된 느낌이고 좀 더 성장했다는 기분이 든다면 그저 멀어져만 가는 청춘은 아닐 것이다. 30대 33살에 3번째 개인전을 하게 된 박혜선 작가는 지역에서 활동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은 너무 많은 것이 집약돼 있다. 작가들도, 전시도 말이다. 그 안에서 과연 내가 살아남아 이렇게 전시회를 할 수 있었을까 싶다. 그곳은 너무 치열한 나머지 그것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공예가 돼버린다. 욕심을 내려놓고 삶에 대해 생각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없는, 작가가 없는 그저 작업을 생산할 뿐인 작업보다 삶에 대해 성찰하고 이를 작업에 반영하는 예술 작업이 필요한 시대다. 그 작업의 과정을 충실하게 밟아가고 있는 박혜선 작가가 개인전으로는 세 번째, 홍성에서는 두 번째로 개인전을 가진다. 이번 전시회는 ‘충남 차세대 예술가 지원사업 start’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삶이다. ‘서(書)는 내 안에서 태어나고 나는 서(書) 안에서 산다’는 주제로 진행되는 전시회에는 박 작가의 정통 서예작품과 캘리그라피 20여 점이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그 크기와 재질도 다양하다. 도자기, 돌(전각), 나무, 천연염색 등에 크기 역시 가로 34cm에서 1200cm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특히 정 철의 관동별곡은 박 작가가 가장 애장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가로 1200cm·세로 70cm의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끈기와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폭염 내내 작업했다고 말하는 박 작가는 “지역에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외부에 알려지는 기회가 적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가르치고 내 작업을 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좋은 발판이 된다”고 말한다. 조금 더 성장해 나 스스로 글을 직접 쓰고 그저 글씨만 잘 쓰는 것이 아닌 글과 글씨를 잘 써서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해보는 것이 박 작가의 작은 소망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홍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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