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 빛나는 예술에 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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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 빛나는 예술에 미치다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12.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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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치우미르 노수경 대표
극단 치우미르 노수경 대표(사진 왼쪽)와 지난 만향 공연 모습.

연극에 미쳐 다니던 대학도 그만두고 혜화동에서 연극 생활을 시작한 여자가 있다. 연극 생활은 배고프고 힘들었다. 불안하고 어두운 자신의 이십대를 혜화동에 묻었다. 서울을 떠나 살 수 없을 것 같았던 여자는 한 선배와의 인연으로 홍성에 왔다. 적막한 시골, 깜깜한 암흑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숙면을 취했다. 그리고 촌스러운 시골 여자가 됐다.

극단 치우미르 노수경 대표가 홍성에 내려온 것은 지난 2007년이다. 막막했던 시골살이에서 노 대표가 택한 것은 청운대학교 연기학과 입학이었다. 중단했던 학업을 다시 배우면서 천천히 지역사회에 물들어갔다. 그리고 요가, 필라테스, 건강체조 등의 자격증 20여개를 취득하고 중·고등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연극 등을 가르쳤다. 현재는 전라북도 도립국악원에서 가야금, 가야금병창, 소리와 전통 춤 또한 연마하고 있다. 이 또한 모든 것이 연극을 위한 것이다. 이후 2013년 극단 치우미르를 창립했다. 치우미르는 싸움의 신 치우천왕이 용을 타고 승천하듯 극단 치우미르가 연극으로 예술의 꽃을 피워낸다는 의미다.

치우미르는 지난달 14일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에 올린 ‘만향, 꽃잎 바람에 흩날려 옷깃 여미네’ 공연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찬사를 받았다. 만향 공연은 홍성의 대표 여성인물인 예기 만향의 일대기를 연극퍼포먼스와 우리의 춤과 음악으로 조화시킨 작품이다. 예기 만향은 조선시대 숙종 때 함경도 함흥에서 태어났다. 병든 홀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함흥감영의 예기로 살던 중 함흥감사 황규하와 사랑에 빠진다. 황규하가 한양으로 가면서 만향은 함흥에서 한양으로 다시 황규하의 고향인 홍주로 떠나게 된다. 홍동 원천마을에 도착한 만향은 황규하가 사망한 것을 알고 실의에 빠져 황규하 산소 옆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특히 극단 치우미르와 청운대학교 무대예술학과가 업무협약을 맺고 문화콘텐츠를 발굴, 의미 있는 예술작업을 이뤄냈다. 이번 공연에서 연출에 청운대학교 김원석 교수와 무대디자인 임창주 교수, 영상지도 윤민철 교수 등이 직접 지도하고 무대예술학과 재학생들이 스태프로 참여했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홍성의 여성인물인 이옥재, 김호연재와 나혜석 등 여성인물 시리즈를 연극으로 제작, 발표하기로 했다.

노수경 대표는 “정작 충남이 여성친환경도시를 내세우지만 여성을 주제로 이야기가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충남의 여성문제에 대해 지자체가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연극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극단 치우미르는 앞으로도 홍성지역 여성인물 발굴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개인적인 생계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극단을 운영하고 연극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산이 필요하다. 이번 만향 공연을 브랜드화해 홍성의 이미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것이 목표다. 우선 내년 홍성역사인물 축제 때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만향을 혜화동 무대에 올릴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노수경 대표의 1인극이 아닌 장사익 선생과 연극계 신화인 남명렬 선생과 합동 공연을 하는 것이다. 극단 치우미르의 공연은 지역의 주민과 지역 내 대학이 상생협력하는 첫 번째 모델이 되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공연을 마치고 뒤풀이 자리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건 나에게 최고의 찬사였다. 그 가능성이 혜화동 무대에 올라 홍성의 이미지를 알리는 밑바탕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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