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여라 존게 좋소, 흥겨운 가락이 흐르는 덕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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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기여라 존게 좋소, 흥겨운 가락이 흐르는 덕우마을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9.02.22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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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있는 농촌마을 사람들

농촌마을 희망스토리-결성면 용호리 덕우마을
마을주민들이 회관에 모여 점심식사 후 기념촬영을 했다.
양지터라 부르는 덕우마을 전경.
장터라 부르는 덕우마을 전경.

결성면 용호리는 조선시대 결성군 용천면 지역으로 와룡천이 용의 허리처럼 됐다해 용허리 또는 용호리라 했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평산리, 두지동과 와리, 덕우리, 압곡리의 각 일부와 현내면의 박철리 일부를 병합해 용호리라 해 홍성군에 편입됐다. 덕우마을은 용호리의 북서쪽 끝에 위치하며 결성면에서 가장 큰 들판인 용호들에 접해있다. 용호들은 서산 AB지구 방조제가 건설되기 전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던 곳으로 그보다 더 이전에는 바다였던 지역이다.
덕우마을은 조선시대 결성의 큰 장이었던 용호장이 열렸던 곳이다. 용호장은 광천장과 함께 홍성의 3대 시장으로 꼽혔었다. 특히 용호장의 소전은 장항선 내 가장 큰 시장이었다고 한다. 바닷길이 막히면서 용호장의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 폐장됐다. 덕우마을 조광성 이장은 “어른들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용호장이 폐장된 가장 큰 이유가 와룡천이 범람하면서 몇 번이나 큰물이 침범하면서 폐장됐다고 한다”고 말한다.

영당의 북쪽을 ‘장도로’라 부르기도 하는데 장이 설 때 주막거리였던 곳이다. 장이 흥하던 시절 덕우 사람들은 장터 주인에게 텃세를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서부 사람들이 편히 지나가지 못한다는 말도 전해진다. 한편 용호장에 대한 전 결성초등학교 장현철 교장의 시 ‘용호장 날’이 전해지기도 한다.

제멋대로 모이네 무엇을 하려/나뭇가지 곱게곱게 단정시켜 업고가네/깎으려 대드는 사람을 물리치고/하루종일 떨고 파는 것이 삶의 길인가/제멋대로 모이네 무엇을 하려/우는 아기 떼우고 닭 울기 무섭게/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사람을 찾아/우는 아기 생각하며 하는 것이 삶의 길인가.

 

조광성 이장(왼쪽). 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마을주민.

조광성 이장은 1993년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부쇠로 활동하기 시작해 현재는 결성농요 상쇠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으며 충남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이기도 하다. 덕우마을에는 김창룡이라는 판소리 대가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만큼 조 이장의 소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현재 소리에 대한 예능보유자가 없어 걱정이다. 예능보유자가 지정되어 결성농요가 잘 보존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 또 작년에 결성면에 태어난 아기가 단 한 명도 없다”며 걱정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한 조 이장은 지난 2001년에 이장직을 맡아 지금에 이른다. “처음 이장직을 맡은 것이 스물일곱 살이었다. 군대 갔다 와서 이장을 맡았는데 그때만 해도 참 힘들었었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에 갈산과 홍성금융조합에 내 개인 돈을 들여 공제를 들어야 비료를 받아 배분할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리 단위 이장들이 파산한 일도 많았다.” 현재 덕우마을 가구수는 25가구이며 공가가 3~4가구에 이른다. 양지말 샘이 있는 곳을 양지터, 마을회관이 있는 곳을 장터라 부른다.

양지말 샘은 예전부터 마을주민들의 샘원이었다. 한 마을주민은 “양지말 샘이 물이 좋아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고 추운 겨울에도 얼은 빨래를 그 물에 빨면 노곤노곤해졌다. 지금은 각 가정마다 수돗물이 보급되면서 허드레 물로만 사용한다”고 말한다.

서산 AB지구 방조제 건설 이전까지 덕우마을은 홍수 피해가 심각한 지역이었다. 덕우 마을주민들은 주로 자은동 앞, 미나골, 방죽들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하천이 범람하면 이 일대 농지를 휩쓸어버렸다. 이후 방조제 건설과 경지정리를 했는데 덕우마을 농경지가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농사는 안정화됐다. 조 이장은 “마을에서 거의 대부분 벼농사를 많이 짓고 돼지 집이 4가구, 소를 키우는 집이 1가구인데 우리 마을 대부분의 가구들이 노후여건을 거의 다 마련해놓아서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한다. 현재 덕우마을 주민들은 주로 홍성장과 광천장을 많이 이용하지만 거리가 가장 가까운 갈산장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덕우마을회관.
덕우마을 표지석(왼쪽). 지난해 새롭게 단장한 버스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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