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축제와 라디오
상태바
마을축제와 라디오
  • 정수연 주민기자
  • 승인 2019.07.23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을미디어’는 ‘마을 만들기’와 함께 요즘 언론이나 지자체의 공고, 공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이다. ‘마을미디어’란 신문, 라디오 등 기존의 언론과 형식은 유사하지만 기자,PD 가 아닌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미디어다. 서울시에서 처음 시작된 개념으로 전국의 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서울시에는 ‘마을만들기 지원센터’와는 별개로 ‘마을미디어’만 지원하는 중간조직인 <서울시마을미디어지원센터>도 있다.

지난 6월 8일과 9일 인구 8,000명이 조금 안 되는 작은 마을 공주시 유구읍에서 <2019 유구섬유축제>가 열렸다. 이 날 축제장의 풍경은 여느 시골축제와 다르지 않았지만 유독 한 곳, 눈길을 끈 곳이 있다. 바로 미디어소토리(길익균, 정수연 미디어활동가)와 유구읍의 청소년들이 함께 진행하는 라디오부스(이하 유구FM) 였다.

정해진 시간 테이블에 따라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노래도 틀고, 유구에서 살면서 좋은 점, 유구에 있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마이크 앞에서 라디오로 축제에 온 사람들에게 전했다. 이 날 아이들이 보여준 즐거운 모습은 앞으로 유구FM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희망 같았다. 이렇게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기간 동안 라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활동을 미니FM 이라 한다. 주파수를 할당받지 못해 이번 유구축제 때의 유구FM은 정식적인 미니FM은 아니지만 보통의 미니FM들이 대부분 이렇게 지역의 축제와 결합하여 함께 진행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미니FM에 대한 설명은 이러하다.
미니FM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작은 라디오 방송이다. 안테나를 통해 나가는 출력과 이로 인한 가청권이 작다. 출력1W 이하로 송출, 반경 5Km 안에서만 라디오를 통해 들을 수가 있다. 시민들이 방송 프로그램 기획부터 원고작성, 방송진행까지 직접 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PD나 엔지니어 역할도 하게 된다. 미니FM의 첫 출발과 그 의의가 기존 거대 미디어에서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민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게 한 점에서 보면 미니FM은 시민의, 시민들에 의한, 시민들을 위한 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미디어스코프 고영준 활동가의 글 중에서>
 

상상해보자. 지역에서 보통 하루나 이틀 길게는 4~5일 진행되는 축제기간 동안 미니FM이 진행되고 그 축제를 찾는 사람들의 자동차 라디오 안에서, 거리 음식점의 라디오에서 해당 지역의 사람들이 전하는 축제 이야기와 음악이 들리면 얼마나 멋있을까? 실제로 이런 일들이 전주에서는 매년 일어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전주 미니FM 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기획사가 진행하여 지역민들의 주체적인 역할이 흐려져 있는 것이 현재 대부분의 지역축제의 모습이다. 지역민들이 축제를 앞두고 미디어를 활용하여 해당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해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미니FM도 그 중에 하나이다.

예전에는 미니FM 진행이 좀 더 어려웠지만 요즘은 스마트 환경에서 ‘보이는 라디오’ 나 SNS 라이브방송 등을 통해 더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구친구들과 이번 축제 라디오부스를 하면서 한 가지 약속 한 것이 있다. 내년에도 섬유축제 때 이렇게 라디오를 하자고 말이다. 이번엔 주파수 없이 현장 라디오로만 진행했지만 내년엔 꼭 미니FM을 해보고 싶다. 그래서 축제장에 오지 못했지만 집에서 라디오로 듣고 있는 유구 주민의 신청곡을 꼭 틀어드리고 싶다.

 




정수연 주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