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한 만큼 소리가 나요”, 달빛 색소폰 합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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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한 만큼 소리가 나요”, 달빛 색소폰 합주단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9.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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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벗어나기 힘든 합주의 매력,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음색

연습실 있어 집에서 할 수 없는 큰 소리로 마음껏 연주 가능
알토와 베이스 색소폰들이 모여 웅장한 화음을 연출하고 있는 ‘달빛 색소폰 합주단’의 연습 장면.

재즈가수 루이 암스트롱의 걸쭉한 목소리가 ‘What a Wonderful World’ 노래에 실려 카페공간을 가득 채울 때 쯤, 베이스 기타의 묵직한 음색 사이로 들리는 색소폰의 현란한 멜로디는 귀를 즐겁게 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손에 색소폰을 들고 볼록한 양 볼의 진지한 표정으로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뒤로 젖히는 동작의 연주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눈을 즐겁게 해준다.

1846년 앙투안 조제프 삭스가 발명해 파리에서 특허를 받은 악기 색소폰은 태생부터 군악대와 관현악단에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관악기다. 그래서일까, 색소폰의 음량은 여느 악기와 비교해 단연 도드라진다. 실내악보다는 트럼펫처럼 야외 연주용으로 적합해 보인다. 물론 지금은 대중음악이나 재즈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악기다.

악기 특성상 소리가 너무 커 집에서 연습하기 힘든 색소폰, 마음껏 연습할 수 있는 곳이 홍성에 있다. 홍성읍 충절로 소룡식당 지하실에 마련된 ‘달빛 색소폰 합주단’의 연습실이 그곳이다.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금빛 찬란한 악기 색소폰을 들고 삼삼오오 이곳에 모이는 합주단 단원들에게 이 시간은 일상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소리 때문에 혼자 연습하는 것도 부담인데, 예닐곱 명이 함께 연주하는 소리는 웅장하다. 합주단이 마련한 방음시설이 구비된 연습실이 아니면 꿈도 꿀 수 없을 것이다. 색소폰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단원들 마다 다양했다.

“음치라 노래를 잘못하는 사람인데, 그렇다면 악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우연히 지인이 색소폰을 배워보라 해서 지금 합주단 일원이 됐어요.(단원 A씨)”, “남동생이 권유해서 배우게 됐습니다. 3년 됐는데, 열심히 했죠. 누가 만들어준 행복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행복이라 뿌듯합니다. 독주보다는 합주에 매력이 있어 합주 위주로 연주하고 있어요.(단원 B씨)”, “퇴직하고 취미로 음악이나 미술 중 뭘 할까 고민하던 중, 미술은 정적인데 비해 색소폰은 대중성이 있고 배우면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죠. 봉사도 할 수 있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좋습니다.(단원 C씨)”

홍성문화원 유환동 원장도 합주단의 일원이다. 활동한 지 햇수로 10년된 초창기 멤버로 현재 합주단의 고참이 됐다. 유 원장은 생활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군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 동아리 16개를 선정해 동아리별 활동장소와 강사료 등을 지원하는 일을 주도하고 있다. ‘달빛 색소폰 합주단’도 그 중 하나다.

유 원장은 “중장년층들이 색소폰 음색을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노력한 만큼의 소리를 내는 악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중에 합류한 사람이 나머지 기존 멤버들에게 누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시작하자마자 포기할 생각도 했다는 단원 조인복 씨는 좀 더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에 연습을 거듭하다보니 요즘엔 옆의 악기소리가 들리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역재방죽 공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음악회, 결성농요의 날 행사, 만해 추모제 등에 참여해 연습했던 실력을 지역민들과 나누고 있는 ‘달빛 색소폰 합주단’은 다음달 2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홍성문화원 주관 ‘생활문화예술축제’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독주는 잘해도 합주를 잘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유 원장은 “합주단으로 무대에 올라가 본 경험은 합주의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요”라며 합주단에 함께 할 것을 적극 권한다. 관심있는 이들에게 연습실은 늘 열려 있다. 장익성 회장(632-3613)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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