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헤어질 땐 상처 주는 것 같아 마음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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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헤어질 땐 상처 주는 것 같아 마음 아파요”
  • 최선경 논설위원
  • 승인 2019.10.0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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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스타트 독서지도사 한혜영

선경C가 만난사람<22>

‘어린이 책을 읽는 모임’ 통해 치유와 소통
체계적인 예산 지원으로 지속성 답보 되길 


그녀와는 SNS 친구다.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일상뿐만 아니라 유머와 재치가 곁들인 생활 속 에피소드까지 개성 넘치는 SNS를 들여다보면서 그녀가 궁금했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그녀는 예상대로 솔직담백함 그 자체였다. 현재 홍성군드림스타트 교육지원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독서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한혜영(49·홍성읍) 씨와의 유쾌한 수다를 소개한다.

혜영씨는 홍성 토박이다. 광천에서 태어나 자랐고, 학교를 졸업하고 2년 정도 도시로 나가 생활했지만 결국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 조금 느리지만 그래도 나고 자라온 곳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느리고 행복하게 사는 삶을 택했다.

드림스타트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지원사업 독서프로그램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독서기회가  적거나 교육적 자극이 부족한 환경 때문에 언어·인지 능력이 낮은 아동들을 돕고자 마련됐다. 책을 읽어주고 함께 놀이를 함으로써 책과 친해지는 계기를 주고 아동들의 지적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혜영씨는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을 ‘갑(甲)님’이라고 지칭한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아이들은 저를 새롭게 살게 하는 원천이에요. 잊고 지냈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으로 깜짝깜짝 놀라게 하곤 하는데 스스로 ‘을’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아이들을 ‘갑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독서지도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보람도 있지만 한편으론 아쉬움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부족한 예산 때문에 4월에 시작한 사업이 10월이면 마무리 된단다. 낯을 가리는 아이들과 어렵게 친해졌지만 이내 헤어져야만 하니 늘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지속성 있는 사업이 되도록 체계적인 예산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책을 매개로 아이들을 만나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놀이와 새로운 교구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 일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배우는 것들도 참 많아졌어요. 최근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땄고, 현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다양한 재능을 갖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우쿨렐레 연주다. 가끔 서툰 듯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013년부터 우쿨렐레를 배웠어요. 누구나 악기 하나쯤은 연주하고 싶은 로망을 갖고 있지요? 우쿨렐레는 작은 악기이지만 배우기도 쉽고 어떤 곡이든 쉽게 연주할 수 있어 매력적이에요.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가장 적합한 악기라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착한 오지랖이 넓다는 혜영씨. 친환경으로 재배한 건강한 지역먹거리를 SNS에 올려 홍보도 한다.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바느질도 하고, 해마다 ‘어린이 책을 읽는 모임’에서는 연말에 바자회를 열어 모은 기금을 장애인복지관에 후원한다. 또 지난해에는 해외 유명한 인형극을 두 번이나 유치해 문화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농어촌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올해는 광천청년회의소와 함께 체코 인형극을 광천문예회관에서 공연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일이에요. 한 해 사업을 마치고, 다음 해에는 사업에 선정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데 한 아이가 일곱 살이 되면 온다더니 왜 안 오냐며 전화를 걸어왔어요. 새로 사업이 시작돼야 만나지는 일이라 아이가 많이 기다렸던 모양이에요. 말도 안 걸어주던 아이로부터 색종이로 만든 물고기를 선물 받고,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도 들으니 이것이 바로 보람이며 삶의 의미겠죠?”

늘 만나기는 쉽고 헤어질 때는 상처를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는 그녀. 겉으로는 당차 보여도 천상 여린 모습을 지닌 것 같아 더 매력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혜영씨의 착한 오지랖이 지역사회 곳곳에 스며들길 바라며 오늘도 SNS에서 ‘좋아요’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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