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교감 통해 폭넓은 인성 배우는 농촌학교가 희망
상태바
자연과 교감 통해 폭넓은 인성 배우는 농촌학교가 희망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4.26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은 학교가 농촌의 희망이다 <6>

금당초등학교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2012년까지 학생 수 5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역 내에서도 소규모학교 8개교가 통폐합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위주의 농촌교육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 전환과 함께 농촌 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가 살아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고, 꿈을 잃어버렸던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에 작은 학교를 농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교들의 우수사례를 통해 그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금당초 전경. 피아노 수업. 원어민 영어수업(왼쪽부터).


위기를 기회 삼아 통폐합대상교에서 명문학교로의 전환에 성공한 금당초

금당초등학교 연혁지에 따르면 1941년 노재혁 씨가 사재를 들여 금당강습소를 설립하면서 금당초등학교의 역사는 시작됐다. 이후 금당초등학교는 1944년 4월 1일 홍동초등학교 금당분교장으로 설립 인가를 받아 1954년 6월 28일 금당국민학교로 개교한 이후 현재 55회 39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해낸 7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학교이다. 하지만 이러한 금당초에 2007년 통폐합의 위기가 닥쳤다. 당시 폐교 대상학교 조건인 50명에도 못 미치는 전교생 40명으로 5학급에 2학년과 3학년이 복식수업을 진행해왔던 것. 설상가상으로 학부모들은 통폐합 대상이 된 작은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기 꺼려해 읍 지역 학교로 전학을 보내면서 20여명이 감소하며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게 됐다. 이러한 상황 속 2007년 9월 심재능 교장이 부임하면서 금당초에는 새로운 희망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심 교장은 학교에 부임한 후 일주일도 채 못돼 학부모 3명이 찾아와 학교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녀들을 전학시키고 싶다는 말에 두달 여 정도의 여유를 주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간곡히 부탁했다. 이후 심 교장은 학교를 살리겠다는 의지 하나 만으로 총동창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심 교장은 "학부모들의 불안감으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학생수가 줄어 폐교가 된다면 동창회에서 체육대회를 치를 운동장 조차 남지 않을 것"이라며 동창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했다. 또한, 한번 유치한 학생에 대해서는 다양한 교육과정 등으로 머물고 싶은 학교로 만들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에 동창회는 모교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비추며 장학금 조성을 위해 체육대회 경비를 줄이고 모금운동, 1인 1구좌 갖기 등을 추진해 급식비․우유값 지원을 비롯해 현장체험학습비, 방과후 교실 프로그램 진행비, 원어민 강사 등 교육비 지원과 읍지역 학생들을 위한 통학버스 운행 지원, 전입생에 대한 컴퓨터·입학 장학금 지원 등 모교 살리기의 밑거름이 됐다.

 

 

 

 

 

 

동창회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심 교장은 전학 한 학생들의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며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가정은 10회 이상 방문하며 설득하고 귀농자를 위해 빈집을 활용해 학생을 유치하기도 했다. 또한, 산골 오지마을의 학생 가정에 전화선을 연결해 전화와 컴퓨터를 설치해주고 일자리가 없는 학부모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며 학생유치에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이러한 심 교장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에 부임한 지 5개월 후, 학부모는 물론 동창회, 지역사회가 학교로 시선을 돌리며 학교에 대한 관심도가 나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심 교장은 머물고 싶은 학교, 돌아오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특히, 정규수업이후 이뤄지는 방과 후 교실과 늦은 밤 공부방, 방학 중에도 이어지는 방과후 학교는 금당초 만의 특색있는 수업이 되었다. 방과후 교실은 면단위에 위치한 학교로 학생들이 읍 지역에 위치한 학원을 접할 기회부족과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으로 배움의 기회가 적은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심 교장의 배려이다. 해서 금당초는 현재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육청과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지원으로 논술, 영어, 미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인회, 생활체육진흥회, 문화원, 학부모, 퇴직교원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외래강사를 초빙, 테니스, 한자, 논술, 중국어, 피아노, 원어민 영어, 엄마품 멘토링 등 총 16개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방과후 교실에서 필요한 교재와 준비물 등을 지원해줘 사교육비를 줄이는 동시에 학부모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학교 안으로 교육 수요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대산해운항만청, 보훈지청, 농촌공사, 문화원, 검찰청, 농업기술센터 등 지역 내 각 기관단체의 지원을 받아 농촌 소규모 학교에서 부족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심 교장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과정은 단순히 교과목 위주가 아닌 인성교육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며 "아이들이 싫증 내지 않고 수업에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할 때 비로소 참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 승선체험. 돌봄교실. 통학버스 운행(왼쪽부터).

학교의 존폐여부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져… 통폐합 만이 농촌학교의 대안은 아니다

심 교장의 열정과 동창회, 지역사회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현재 금당초는 발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명성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읍지역 학생은 물론 서울, 경기, 청주, 충북 음성, 경남 함양, 경주, 순천 등 외지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어 현재 초등학생 89명, 병설 유치원 생 19명 총 108명으로 군내 6번째로 큰 학교에 속하게 됐다. 2년 전 40여명에 불과했던 학교가 이제는 1학년에 전입하겠다는 학생이 대기하고 있으며 내년도 신입생이 입학신청을 미리 해놓는 등 다니고 싶은 학교, 찾아오는 학교로 변모했다. 더불어 홍동지역의 인구는 증가하고 마을 주민들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이다.

심 교장은 "학교로 아이들이 돌아오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인구 증가로 인해 자연스레 지역이 되살아나게 됐다"며 "학교의 존폐여부가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이니 통폐합 만이 농촌학교의 대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부모들의 인식 또한 읍지역의 큰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과정과 교사가 더 우수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어차피 읍 지역 교사들이 지역 내 학교를 순환하며 재직하고 있으며 농촌 시골학교는 단순히 학력증진위주가 아닌 자연과의 자연스런 교감을 통해 폭넓은 인성을 배울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해 훗날 큰 인물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는 만큼 학부모들의 인식전환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