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입시에 시달리는 홍성의 중3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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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입시에 시달리는 홍성의 중3학생들
  • 전용식 기자
  • 승인 2007.11.2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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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서는공부못하는아이들외지로나가야하나?"

홍성지역의 중학교 3학년 학부모들의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

홍성고등학교가 농어촌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기 때문에 외지에서 지원하는 학생 수만큼 관내 중학생들이 밀려나기 때문이다.

올해 홍성의 중학교 졸업 예정자는 모두 1212명으로 고교 입학 정원인 1180명보다 32명이 더 많다. 32명의 학생들이 홍성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예산, 보령 등)의 학교로 가야 하는 이른바 '타향살이'를 하거나 진학을 포기해야 한다.

실제 자신이 희망해서 홍성지역 이외의 고등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타 지역에서 홍성고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많아지면 그 숫자만큼 홍성지역 중학생들은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타 지역으로 이동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실제 지난 19일 홍성고가 타지역 학생의 원서를 접수한 결과 62명인 것으로 알려져 약 100여명의 홍성지역 중3 학생들은 타 지역으로의 입학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홍성지역의 2008년도 고등학교별 정원은 홍성고가 8개 학급에 224명, 홍성여고 7개 학급 196명, 광천제일고 5개 학급 125명, 갈산고 3개 학급 84명, 홍성공고 3개 학급 75명, 홍주고 8개 학급 224명, 광천고 5개 학급 140명, 서해삼육고 3개 학급 84명, 풀무고 1개 학급 28명으로 총 1180명이며 2007년도와 동일하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청 관계자는 “인근지역의 장학사들과 통화해 본 결과 학교에서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을 보니까 해당 학부모님들이 선호한다”며 “작년과 올해만 학생 수가 많은 것으로 그전에는 고입정원이 많았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광천제일고등학교가 인문반을 증설할 것이라 내년부터는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중3 담임교사와 학부모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홍성의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는 "이미 교육청에서는 학기초부터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진학 희망 조사를 했고, 원서접수기간 중에도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지원 현황을 조사했다"면서 "결국 교육청은 사태가 이렇게 될 줄 진작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부모들 역시 이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학부모 신모(42)씨는 "아직 어린 아이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서 자취를 시킬 수도 없고, 생활 터전을 두고 온 가족이 이사를 갈 수도 없다"며 "교육청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 박모(35)씨는 “아들이 공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이런 고생을 시키게 되었다”며 “앞으로 성적순으로 아이들이 진학을 하게 되면 홍주고등학교는 여자고등학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기자가 그 이유를 묻자 여자중학생 아이들이 남자아이들 보다 공부를 잘해, 현재 1학년 8개 학급에 5개 학급이 여자반이니 이런 식으로 나가면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최모(38)씨는 “작년에 홍성여중이 10개 학급에서 12개 학급으로 증설했고, 홍주중학교도 작년에 4개 학급에서 지금은 6개 학급으로 운영중이다”며 “왜 고등학교는 안되는 거냐”고 말했다.

한편 현행 교육제도는 농촌고교생의 대도시 집중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고교진학을 시·도단위내로 제한하고 있는데. 도시에서 농촌고교로의 역진출에도 이 규제가 적용돼 농촌의 명문고교 육성과 발전에 큰 걸림돌이 돼 왔다.

홍성고는 명문화에 장애가 되는 이 제도의 탈피를 위해 농어촌 자율고교를 신청, 지정을 받아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자율학교의 특징은 일반계 고교와 달리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저명인사를 교장으로 임용할 수가 있으며. 교육과정을 자체편성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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