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5일장,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본격 착수

대형 할인마트의 공세에 밀려 재래시장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홍성에도 지난달 21일 지역내 첫 번째 대형할인마트인 롯데마트가 개점을 했고, 홍성군민 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주민들까지도 빨아들이는 대형 마트의 기세에 홍성상권에 때아닌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 와중에 정기적으로 5일마다 한번 씩 열리고 있는 ‘홍성5일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침체된 전통시장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고, 시장을 문화체험의 공간이자 일상의 관광지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대 소비문화의 부산물인 대형마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근대화의 역사’, ‘전통시장의 문화적 가치’를 통해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2008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시작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이하 문전성시사업)’에 홍성전통시장이 서울시 금천구의 남문시장, 전주시의 남부시장과 더불어 사업에 선정되면서 5일시장 활성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홍성5일시장 문전성시사업은 올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에 걸쳐 국비 2억원, 군비 2억원이 투입되어 문화연구소 ‘길(소장 최철)’이 맡아 추진한다.
순 생산 파급효과 지원액과 비교 약 3.4배
문전성시사업은 홍성의 5일장을 재조명해 6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장터문화와 부보상이라는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홍성5일장을 중심으로 지역민들과 함께 공유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체부의 조사에 따르면 문전성시사업 이후 해당 시장의 평균 순 매출액 비율이 1.8배로 향상되었고, 문전성시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유발된 순 생산 파급효과는 지원액과 비교할때 약 3.4배의 효과로 나타났다. 최철 소장은 “문전성시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상인과 소비자의 소통이다. 우리는 이를 ‘관계형성’이라고 표현 하는데, 관계형성을 기반으로 문화라는 컨텐츠를 통해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며 사업의 취지에 대해 언급했다.
홍성5일시장 문전성시사업은 상인, 운영위원, 지역민의 관계형성을 위한 장터소식지발간, 상인명함제작, 선진시장탐방, 상인워크샵 등의 관계형성사업, 장터관광투어, 장터문화공간조성, 장터놀이터, 장터난장마당 등의 핵심사업, 장터쿠폰제작, 스마트폰어플제작 등의 부가사업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장터소식지 ‘장날’ 1호가 지난 1일에 발간되었고, 시장상인과 운영위원들은 선진시장(청주가경터미널)을 탐방한 바 있으며, 지난 12일에는 홍성5일장 개설 6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문전성시 사업 한마당잔치’가 열렸다.
시장현대화 사업과 맞물려
현재 홍성5일시장은 어물전구역에 현대화사업이 한창이다.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어물전의 노점상과 장옥상인간에 수 차례 마찰이 있었고, 홍성정기시장상인회 회장선거를 두고 불협화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 소장은 “시장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인건 사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문전성시사업은 전통시장현대화사업과는 별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 소장은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공연이나 행사는 부보상 공연과 같은 퍼레이드, 소규모로 진행하는 체험행사이다. 현대화사업때문에 어물전 공간을 활용할 수 없어 아쉽지만 그 외의 공간에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소장은 “상인단체를 중심으로 이견이 있지만 문전성시사업이 상인들 간의 중간자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성5일장의 주차장, 화장실, 유아돌봄시설 등 부족한 편의시설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문전성시 사업팀은 일차적으로 각 상점의 대표상품과 가격이 기입된 쿠폰전단지를 제작해 주민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최 소장은 “청주가경터미널시장의 쿠폰은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홍성5일시장에도 엽전쿠폰을 적용해 상인들의 참여를 높이고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상인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사업홍보가 필수적이기에, ‘상인명함만들기’와 같은 관계형성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군청 문화관광과 안기억 계장은 “무엇보다 문전성시 사업이 진행됐던 모든 시장의 선진사례를 섭렵해 집행부에서 사전 정리 작업과 분석이 일차원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그리워서 시골장은 서더라”
문전성시사업은 바로 지난 12일, 홍성5일장 개설 68주년 기념축하 ‘문전성시 사업 한마당 잔치’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을 위한 첫 닻을 올렸다. 미륵제, 장터지신밟기, 국악협회 홍성지부와 한빛무용단 등의 공연, 상인노래자랑 등의 친근한 장터 잔치로 펼쳐진 한마당 잔치는 롯데마트 개장과 상인회장선거의 불협화음으로 다소 얼어붙었던 5일장의 분위기를 신바람으로 물들였다.
최 철 소장은 “문전성시 사업은 지금까지 멈춰있었던 전통5일시장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소중한 사업”이라며, “5일장이 살아야 홍성경제가 살아난다는 믿음으로, 결국은 홍성의 경제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내고 그 내발적 문화 활동으로 5일장의 재활을 이끌어 감을 목표로 하는 문전성시사업을 통해 그야말로 북적북적한 문전성시를 이루는 홍성5일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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